상호의존… 종교간의 화합과 협력
올바른 사회적 가치 수호와 진정한 종교성의 회복
사회적 약자 보호와 교회가 짊어진 사회적 책임 환기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와 종교의 사회적 역할’ 주제의 3대 종교 토론회가 22일 오후 1시 서울 명동 카톨릭회관에서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원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이 ‘코로나19 이후의 정세와 요청’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불교 지몽스님, 카톨릭 이주형 신부, 개신교 최형묵 목사가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와 종교의 역할’에 대해 함께 모색했다.
먼저 김 위원은 ▲불안정해지는 경제상황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자들의 피해 ▲정부의 코로나19로 대응책 ▲자유로운 해고를 보장하라는 경총 ▲코로나19 이후는 다른 세상이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함께해주셨던 종교인들께 라는 소제목을 통해 발제를 이어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지몽스님은 현 불교계의 사회적 대응방안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간의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불교의 입장을 전했다.
지몽스님은 “초기 경전에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불교계의 사회적 역할은 고통받는 그 자리에서 자비와 이타심으로 심리적 불안을 가라앉히고 감염의 직접적인 차단을 위해 방역을 했었다”며, 자비와 이타의 정신으로 종단적 차원의 기도회 및 경제적 기부와 봉사 등으로 취약계층들과 함께하는 현재 불교계의 대응에 대해 나눴다.
그러면서 “작금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통은 우리 모두의 고통이고, 상호의존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에 지금의 경제적인 고통은 나와 우리만 변화한다고 해소될 수 없고, 나와 우리, 그리고 정부의 정책이 함께 올바르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때 분명히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정책에 무관심할 수 없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목소리를 한군데 모을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 종교간의 화합과 협력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많은 분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이별과 애도의 시간도 없이 떠나보내야만 했던 희생자분과 유가족분들 대한 기도회 등의 실질적 활동을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코로나 사태는 수 천년 그리스도교의 역사에서 십계명을 근간으로 주일의 절대적 의무를 강조해 온 그리스도교의 교의적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중대환 전환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일의 의무는 첫째 신자·신도들에 대한 신앙심 고취와 공동체적 결속, 둘째 교회 조직의 재정 유지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그런데 불가피하게도 세계적 감염사태로 인해 교회의 위치가 매우 위태해질 것”이라 고 분석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될 시 신자와 신도들의 결속력이 약해질 것이며 재정적 타격은 더 심각하다며, 향후 이 사태의 영향이 장기화할 시, 소수 종단의 영세한 교회들 역시 재정구조에 따라 재·개편될 것이며, 대형교회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그리스도교를 시작으로 종교의 사회적 구조조정이 예측되며 매우 즉각적으로 종교가 향후 어떻게 어떤 모습과 기능으로 재편되어야 하는지 기성 종교인의 변화된 모습과 역할, 쇄신을 시급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주형 신부는 “인간과 세상을 향한 성숙하고 올바른 사회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이 종교의 본질이며,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 사회와 실재 속에 존재하는 불의함과 어려움을 개선해나가는 노력이고, 둘째는 갈등과 분쟁을 넘어 마음을 한데 모으고 평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진실로 종교인은 투쟁 속에서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를 증거해야 하며, 진정한 종교성의 회복이 건강한 사회를 위한 귀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종교는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는 올바른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돌봐야 하며, 사회적 어려움에 대해 예언자적 소명에 충실하며, 통합적 영성으로서 평화로써 평화를 증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재난의 상황에서 위험부담과 고통이 가중되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일은 중요한 과제“라며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이 추세를 이루고 있지만 인간 삶의 안전과 사회적 약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3월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제안은 결코 사회적으로 용인도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취약한 조건 가운데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치들이 강화되어야 한다”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대비책을 세워야 하고, 취약한 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한 권리를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 등 종교에 부여되는 과제로,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을 보장하는 경제,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경제에 대한 비전을 환기하는 과제가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며 “특별히 기본적인 인권과 노동권의 보장은 시민권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가치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다른 한편, ‘신천지’에 대해서도 단지 잘못된 신앙의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잘못된 신앙에 빠지게 하는 사회적 조건을 주목하고, 교회가 짊어진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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