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교수(울산대 법철학, 엘정책연구원 원장)가 총선 이후 기독교 역할에 대해 "확증편향을 깨고 성경적 세계관 바탕의 제대로 된 시민운동으로 우리의 가치가 정치와 법에 실현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16일 ‘총선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보수 전체가 현실감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끼리 모여서 얘기하니 다 맞는 얘기고, 확증편향 되니까 우리가 대세인 것 같은가. 한 발짝만 물러나서 대다수 국민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고 지금 우리 얘기가 먹히는지 체크하는 감각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는 "지난 탄핵 이후 대세는 강력한 지적·도덕적·정치적 영향력을 누가 갖고 있느냐는 헤게모니의 문제로, 전교조, 민주노총, 언론노조 등 사회 전반에서 어떤 목소리가 힘을 갖고 있느냐를 봐야 한다. 저들이 20~30년 밑바닥에서부터 투쟁해서 형성한 거대한 네트워크에 대항해 우리는 어떤 헤게모니 전쟁을 벌였는가. 정권은 바뀔 수 있지만 헤게모니 구조를 바꾸는 건 쉽지 않다. 헤게모니를 갖고 있으면 저들이 막말해도 상쇄시켜 버리고, 프레임을 치려고 하면 시민사회 역량이 그걸 상쇄시킨다. 반대로 우파는 프레임에 걸리면 그걸 상쇄시킬 능력이 없고 일방적으로 당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말 꼭 해야 했어, 속이 시원해’ 하지만 중도적 시민들이 우리에게 공감하거나 표를 주지 않는다. 제발 거기서 깨어나야 한다. 이미 이 사회의 주류가 바뀌었다. 이제 60~70대 말고는 다 좌파들이 하는 얘기에 공감하는 판이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조차 중도적인 분들을 우리 입장으로 끌어들이고 설득하는 데 실패했는데 중도적 국민을 설득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며 "밑바닥에서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그러니까 확증편향을 깨고 우리가 대세인 것 같다는 망상장애에서 벗어나야 이길 수 있다. 진짜 현실이 뭐냐를 인식하는 데서부터 투쟁이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크리스천은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저변에 보수주의를 확산시키고 진짜 제대로 된 시민운동을 미국처럼 해내야 한다"며 "미국도 공화당이 10대 1로 깨졌던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회복해서 레이건 같은 걸출한 정치인이 등장하고 미국 보수주의가 살아나서 지금까지 강력한 힘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 헤게모니 전쟁에서 이긴 것"이라며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성경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저변에 보수주의 가치를 점점 확산시키고 시민사회를 장악해 가야 한다. 지금은 다윗과 골리앗 같지만 저들도 처음에는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기에 우리가 지금 그걸 행해야 한다. 그래서 보수주의에 입각한 시민사회운동이 교회를 중심으로 번져나가면 그 힘을 바탕으로 보수정당을 압박해서 우리의 가치가 정치와 법에 실현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진짜 정치는 세계관 전쟁이다. 왜 저들이 저렇게 생각하고, 교회에 적대적이냐면 유물론 무신론에 젖어있기 때문"이라며 "인간은 세계관이라는 틀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 동성애가 인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세계관과 우리가 가진 성경적 세계관은 반드시 충돌하게 되어 있다. 이때 그 세계관을 확산시키는 운동이 가장 강력한 정치 운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누가 다수당이 되고 누구를 대통령을 만드느냐는 거시적인 정치운동만을 생각해서, 우파가 집권하면 우리는 할 일이 없어진다 생각하는데 세계관 전쟁은 멈출 수 없는 것이고 일상화된 것 즉 미시정치이다. 우리가 가진 기독교적 세계관이 퍼지면 우리가 정치적으로 승리하는 거고, 유물론 무신론이 판쳐서 동성애 이데올로기가 장악하면 우리가 지는, 결국 그 싸움"이라고 했다.
이어 "성경적이지 않은 지체들이 있기에 슬프지만 교회 안에서 먼저 성경적 세계관 투쟁을 벌여야 한다. 그러면서 교회 밖의 세계에도 우리의 가치관 세계관이 퍼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가 속해 있는 영역마다 전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러스 기독교적 세계관이 확산될 수 있도록 각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서 스스로가 세계관 전쟁에 임할 때 그것이 진정한 정치운동"이라며 "이게 조직화·체계화되고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구조가 만들어져서 선순환되면 정치적 투쟁이 강력해진다. 그러면서 보수당을 압박하고 선거에서도 이기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음모론을 확산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드린다. SNS에 진위도 구별 안 된 형편없는 음모론을 퍼 나른다. 통합당이 주사파에 장악됐다면 1당 2당이 다 주사파인데 선거를 왜 하는가? 소수파로 거대양당과 싸운다는 건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특정 인물이 좌클릭 됐다든지 미국식 리버럴 중도좌파라든지의 비판은 가능하다. 그분도 표 때문에 거기 들어가 있는 거고, 거대당 안에서는 계파 경쟁을 하므로 결국 진짜 보수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지지를 힘입어서 당권을 잡으면 그 당이 보수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파 기독교의 문제에 관해선 동성애, 차별금지법 등 좌파 기독교에 반대만 하다 보니 우리를 점검하지 못했었다. 본질은 성경이 압도적인 권위가 있어야 하고 성경의 무오류를 인정해야 한다" 며 "직통 계시 타령이나 하고 몰려다니고 예언자를 추종하는 잘못된 신앙에 기반을 둬 있었다는 게 이번 선거를 통해 다 드러났다. 우리 편이 하는 말이 다 맞고 애국이라는 명분을 내세웠기에 모든 게 괜찮다는 건 진영논리이지 성경 어디에 나와 있는가. 우리는 인간이 무오류가 아니라 성경이 무오류여야 한다. 진영논리와 행동으로 진짜 이 나라를 구할 수 없고 교회가 오히려 더 위험에 빠지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지금 좌파 기독교나 우파 기독교나 차이가 없다. 우리가 주장하는 정치적 명분을 하나님보다 앞세웠기에 우상이다. 바른 신앙이 아니면 어떤 대의명분과 미사여구로 포장해도 모래로 쌓은 성에 불과하니 우리의 신앙부터 점검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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