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지난해 스리랑카 테러로 도심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있는 모습. ©한국오픈도어
말콤 란지스(Malcolm Ranjith) 스리랑카 추기경이 부활절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부활절 3개 교회와 호텔 3곳에서 최소 279명을 살해하고 500여 명을 다치게 한 이슬람 자살폭탄 테러범들을 용서했다고 밝혔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란지스 추기경은 “우리를 멸망시키려는 적들에게 사랑으로 응답했으며 우리는 그들을 용서했다”면서 “우리 천주교도와 기독교도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그 폭탄 공격에서 죽은 사람은 카톨릭 신자들뿐만이 아니다. 많은 다른 사람들 기독교인, 불교도, 힌두교도, 이슬람교도도 죽었다”고 밝혔다.

부활절이었던 지난해 4월 21일 총 9명의 자살폭탄테러범이 국가수도 콜롬보와 동부도시 바티칼로아의 성당, 복음주의 교회 2곳과 콜롬보 호텔 3곳을 덮쳤다.

스리랑카 경찰은 폭탄 테러 이후 135명을 체포했고, 폭탄테러범 중 적어도 한 명은 2014년 시리아에서 IS 또는 ISIS로 알려진 이슬람국가(IS)의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SIS는 폭탄테러의 소행이 자신들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천포스트는 해당 보도에서 스리랑카의 기독교인들이 지역 이슬람 사회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었고, 이는 두 소수 민족 모두 변방의 불교 극단주의 단체들로부터 공격을 받아왔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흐메드 샤히드(Ahmed Shaheed) 유엔 종교자유(Freedom of Religion or Belief) 특별보고관은 폭탄 테러 이후 스리랑카를 방문했다.

스리랑카
폭발 사건 직후 사상자를 수습하고 있는 성 세바스티안 가톨릭교회 내부 모습. ©한국오픈도어
이 특별보고관은 중간보고서에서 “특히 이슬람교 사회와 새로운 기독교 교회는 다양한 박해와 폭행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박해 사례에 대해 “예배 중단, 예배 장소 훼손, 성직자에 대한 물리적 폭행, 위협, 지역 사회의 집단 폭력, 매장 의식이나 묘지 출입과 관련된 종교 의식 방해, 지역사회에 대한 폭력 선동, 그리고 다른 많은 편협한 행위들로 다양하다”고 썼다.

샤히드 보고관은 또 2003년과 2017년 대법원에 의해서 헌법에 명시된 ‘자신의 종교를 전파할 권리’는 스리랑카에서는 보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샤히드 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최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스리랑카 정부는 앞으로 이런 종교 관련 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위법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또 이러한 사태를 촉진시켰던 구조들을 해체하기 위한 포괄적인 개혁에 착수하지 못한 것은 스리랑카 국민들 사이에서 또 모든 지역사회에서 이 같은 위반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러한 실패는 피해자들과 그 지역사회를 소외시키고, 국가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고, 지속적인 폭력사태를 부채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상대로 폭력과 공격을 일삼아 온 불교 민족주의 단체인 보두 발라 세나(Bodu Bala Sena)는 현재 스리랑카 대통령인 고타바야 라자팍사의 후원을 받아 2012년 결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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