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가 3일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목회서신에서 부활절 예배 연기에 대한 안타까움 심정을 토로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말미암아 온 교회의 성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리지 못한 지도 두 달째가 됐다”며 “이 환난 가운데, 하나님 나라가 가시적으로 공동체가 없으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확실히 알게 하신다”고 했다.
이어 “특별히 다음 주부터 고난주간이 시작되는데, 부활절 예배마저 모든 성도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드릴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러한 위기의 때일수록 교회가 더욱 선한 영향력을 끼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기독교계는 코로나 사태에 관련해 전반적으로 규칙을 잘 준수하며, 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를 병행해 잘 대응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 구제와 방역에 앞장서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교회에서 소수의 확진자가 나온 것이 언론과 정부 당국에 의해 크게 부각되면서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또 “이런 상태에서 기독교의 가장 큰 절기인 부활절(4월 12일) 현장예배가 예정대로 범 교회적으로 진행된다면 많은 교회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해 성도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확진자가 늘어나는 이때 정부의 방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국민들로부터 한국교회가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 목사는 “특히 4월 6일로 예정되었던 학교 개학조차 연기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며, 불교계도 석탄일을 5월로 연기, 천주교계 역시 지난 3월 한 달 동안 미사를 중단 한 점 등은 사회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신교 전체의 합의는 아니지만, 몇몇 교회를 중심으로 부활주일을 4월 26일로 연기하는 것에 의견을 모았고, 과거 한국의 기독교사에 음력 절기를 따져서 4월 마지막 주에도 했던 때도 있었기에 이를 토대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물론 그때 가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지만, 일단은 개신교가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최대 절기인 부활절(현장예배)을 연기한다는 메시지를 선포함으로써 질서에 순응하고, 코로나 사태 종식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그때까지는 현장예배가 드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지금 세상의 관심사는 이 환난 가운데 한국교회가 얼마만큼 이 사회를 돕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오직 교회 현장예배가 코로나 바이러스 종식에 방해가 된다는 편견만 가득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위기의 때일수록 지혜롭게 대처함으로 한국 교회가 더 이상 사회로부터 비판받지 않고, 코로나 사태 이후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며, 복음을 증거 하는데 부족함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스데반의 순교 후,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해 살기등등했던 바울은 홀연히 빛을 보고 엎드러졌다”며 “코로나가 오늘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무너뜨리려 해도 하늘로부터 오는 빛을 봄으로 엎드려져 회개하고, 이로 인해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 부활의 참 의미가 된다. 부활의 아침을 맞이하기까지 성령님을 의지함으로 사순절 기간 동안 내가 져야할 십자가를 잘 지고 영원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승리하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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