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장로교회, 한인교회, 섬기는교회, 아틀란타벧엘교회, 중앙장로교회 등 규모가 있는 교회들은 이미 3월 초·중순부터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으며, 소형교회들도 체온 체크, 손 소독, 6피트 이상 떨어져 앉기, 마스크 착용 등의 안전수칙을 지키며 모이던 것조차 힘들어져 앞으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온라인 환경이 잘 갖춰진 교회들은 교회 홈페이지에서 바로 생방송을 진행하거나, 1부 예배를 찍어 예배 시간에 맞춰 송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성도수가 많지 않은 교회들은 대체로 유투브, 페이스북, 카카오톡라이브 등 한인들에게 친숙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예배를 드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젊은 층은 온라인 예배환경에 잘 적응하는 분위기지만, 노년 층은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목회자들은 이들을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헌금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크레딧 카드 결제나 온라인 송금이 어려운 경우, 주중에 교회를 방문해 헌금함에 넣고 가거나 다시 예배를 드리러 올 수 있을 때 모아서 오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는 일단은 3월 말, 적어도 4월 초까지는 온라인 예배를 드리며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부활주일(4월 12일) 예배는 함께 모여 드리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한국에서 오가는 성도들과 손님이 적지 않은 연합장로교회(담임 손정훈 목사)의 경우 한국에서 상황이 악화될 때부터 이미 한국이나 외국에서 방문하는 이들과 가족, 접촉자들에게 자가격리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고 미국에서도 바이러스가 번지기 시작하자 15일부터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연합장로교회 손정훈 목사는 <성도님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당회의 결정을 조심스럽게 전하는 한편 “구약시대에 바벨론 군사들이 성전을 불태워 버리고 수 많은 백성들을 포로로 끌고 간 이후, 유대인들은 전 세계로 흩어져 디아스포라(diaspora) 이민자로 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바벨론 강가에서 슬피 울며 옛 성전을 그리워 하였는데, 그들은 곧 절망을 딛고 일어나 쫓겨 난 그곳에서 모여 회당(Synagogue)을 이루며 하나님을 예배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비록 성전에서 예배하지 못하게 됐지만 온라인의 세계를 회당 삼아 머무는 곳곳에서 예배하는 영적 유목민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라고 권면했다.
아틀란타한인교회 김세환 목사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교회가 속한 미연합감리교회 북조지아연회 감독의 공지사항을 전달하면서, 지침을 따라 지난 16일부터 모든 예배와 공식 모임들을 실시간 동영상 내지 잠정적 휴식으로 대체하게 됐다고 전했다.
“우리교회는 누구보다도 주님을 사랑하고 예배를 소중히 여기지만, 사랑하는 성도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험에 몰아 넣으면서 모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밝힌 김 목사는 “이 어려움을 통해서 교회가 얼마나 소중하고 절대적인 가치 가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다 지나갑니다. 머지 않아 이 시간을 평범하게 지나간 과거 이야기하듯 하는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조금 더 힘내셔서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라고 따뜻한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애틀랜타 목회자들은 전반적으로 정부의 지침을 따르면서 모임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목회자들과 최소한의 스탭이 모여 예배를 준비하고 교회 행정 업무를 보는 한편 향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자택격리와 외출금지명령이 본격화되면서 일상적인 삶을 잃어버린 성도들 가운데 극심한 불안과 여러가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이들을 전화나 온라인 채팅 등으로만 상담하고 기도해주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외부활동 제한으로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성도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교회도 있다. 중앙장로교회(담임 한병철 목사)는 당분간(3/1일부터 소급해) 교회 헌금의 십일조를 교인 구제 및 외부 특별 헌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필요한 경우 특별 재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원이 필요한 경우 목회실과 상담을 거쳐 개스카드, 상품권, 푸드바우처 등을 제공한다.
한 개척 교회 목회자는 “성도들 가운데 가벼운 공황장애까지 오는 경우가 있는데, 심방을 하지 않을 수 없어 조심스럽게 안전수칙을 지키며 짧게 라도 방문하고 기도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중형 교회 목회자는 “젊은 층은 온라인 환경이 익숙한 편이라 예배나 헌금을 온라인으로 한다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지만, 장년 층부터는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실시간 예배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차라리 집에서 티비로 방송되는 한국채널에서 예배방송을 보겠다고 하셔서 그러라고 권해 드렸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애틀랜타한인교회협의회 남궁전 회장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누가 더 옳다 이야기할 때가 아니라 침묵하고 기도하며 회개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운을 뗀 뒤, “예배는 반드시 성전에서 드려져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거나, 방송예배를 드린다고 하지만 결코 이것이 본 예배의 ‘대체품’이 되서는 안된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 뒤, 30%나 들어오면 정말 다행이다. 이제 1, 2주 정도 온라인으로 드리는데 벌써 이러면 한 3개월만 지나도 어떨지 앞이 깜깜하다. 이것이 지나간 뒤에, 흐트러진 예배 생활을 다시 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인다. 더욱 더 기도하며 이 시기를 이겨내자”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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