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는 어떤 기도 생활을 했을까? 신간 『마르틴 루터의 단순한 기도』는 루터가 기도에 대해 쓴 글로서, 그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기도했으며 기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은 루터가 절친한 친구인 이발사 페터(Peter)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되어 있다. 페터는 범법 행위로 인해 고향에서 추방 당한 상태였는데, 절박한 상황 가운데 있는 친구에게 목양적 조언을 주고자 시간을 들여 편지를 써 기도법을 안내한 것이었다.
개혁자 루터는 정신없이 바쁜 생활 가운데서도 기도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처리해야 할 많은 일이나 심란한 생각 때문에 기도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서둘러 시편 찬송집을 챙겨 들고 내 방으로 가거나, 아직 대낮이고 기회가 된다면 회중이 모여 있는 교회로 갑니다." 거기서 그는 십계명 또는 사도신경을 한 구절 한 구절 마음속으로 조용히 읊조렸다고 한다.
또 루터는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때 기도했다. 루터는 이것을 "좋은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이렇게 기도하려면 기도를 미루는 습관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잠깐, 나는 나중에 한 시간 동안 기도할거야. 먼저 이런저런 일을 해야 해'라는 거짓되고 현혹시키는 생각으로부터 그대를 지켜야합니다. 그런 생각들은 기도가 아닌 다른 일에 몰두하게 함으로써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그날 마땅히 바쳐야 할 기도를 할 수 없게 합니다."
물론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일하는 것은 기도나 마찬가지이기도 하다. "'신실하게 일하는 이들은 두 배나 기도하는 것이다'라는 경구는 일리 있는 말입니다. 믿는 사람은 일을 하는 가운데 하나님을 경외하고, 다른 이들을 학대하거나 속여서 빼앗거나 사기를 치지 말라는 계명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과 믿음이 그가 하는 일을 기도와 찬양의 제사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복음 11장에서 예수님이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가르친 것을 기억하고, 기도 습관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기도에 태만해지거나 게을러지고, 냉담하고 굼뜬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를 공격하는 악마는 게으르거나 어리석지 않습니다."
책에서는 주기도문, 십계명, 사도신경에 대한 루터의 설명과 해석도 만날 수 있다. 주기도문 중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를 루터는 어떻게 해석할까. 그는 이 구절을 구체적인 기도문으로 풀어서 써본다. "이 현세적이고 물리적인 삶의 현실 속에서도 주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부어 주십시오. 전쟁과 무질서로부터 우리를 지켜 주십시오 ... 좋은 일기와 풍성한 수확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제 집과 재산, 아내와 아이를 당신께 맡깁니다."
책 곳곳에서 루터의 열정적인 신앙의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은 소소한 재미다. "그대의 마음이 뜨거워지고 기도에 열중하게 될 때, 무릎을 꿇거나 서서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할 수 있는 한 단순하게 다음과 같이 고백하십시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저는 가련하고 무익한 죄입니니다'". 뜨겁게 기도하는 루터의 모습이 그려지는 대목이다. 교회개혁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도 발견된다. "가증스러운 자와 우상 숭배자, 무슬림 이단과 교황주의자, 모든 거짓 교사, 그리고 주님의 이름을 오용할 뿐 아니라 수치스럽게 사용함으로써 그 거룩한 이름을 헛되게 만들고 신성 모독을 일삼는 광신자들을 멸하시고 뿌리 뽑아주십시오."
책은 78쪽으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양이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번역을 맡았다.
마르틴 루터의 단순한 기도 ㅣ 마르틴 루터 저, 김기석 옮김 ㅣ IVP ㅣ 78쪽 ㅣ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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