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모임 시 마스크, 소독액 비치하고 손잡이 등도 소독
성도들에 예방 수칙, 증상 등 교육하고 비상연락망 구축
교회 위기관리체계 만들고 위기관리전담자인 CSO 세워야
중국 단기봉사는 재고 요청, 꼭 가야하면 만반의 준비해야
김진대 한국위기관리재단(KCMS) 사무총장은 29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우한 폐렴' 사태에 대해 "기본적으로 위기관리 차원에서 막연한 불안이나 공포심을 갖는 것은 좋지 않으며, 반대로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님의 징계'라는 등 영적 의미를 지나치게 부여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며 "지역 교회와 선교단체, 성도 개인이 항상 깨어있어 위기 여부를 명확히 인식하고, 이성과 믿음의 조화를 통해 지혜롭게 대처하는 성령 충만한 실용적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ㅡ이번 '우한 폐렴'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이번 전염병에 대한 의학적인 기본 지식과 중국 정부, 해외 정부, 대한민국 정부의 대처가 언론에 다 자세히 나와 있다. 지역 교회와 선교단체, 성도 개개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첫 번째, 기본적으로 위기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의 의미는 정확한 정보 제공이 불안 심리와 막연한 공포를 줄여준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도 마찬가지이지만, 교회에서도 이번 사태에 도가 넘는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갖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별로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전염병에 대해서는 성경에서도 볼 수 있고, 살면서 겪을 수 있는 하나의 삶의 과정으로 봐야지 막연한 공포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두 번째, 사실을 무시하고 '내가 신앙인인데'라는 태도도 좋지 않다. 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과대포장 하여 자신의 신념을 투사하거나 혹은 영적 의미를 지나치게 부여하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 대지진 당시 어느 분이 '하나님이 징계하신 것'이라고 말한 적 있다. 성경에서 실로암 망대가 무너진 것은 그들이 너희보다 죄가 많아서가 아니라(눅 13:4)고 했다. 단지 재난을 통해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을 받을 때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재난으로 인해 타인을 향한, 혹은 타 국가, 타국의 지도자를 향한 지나친 영적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관하시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신령한 듯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거나 해석하여 특정 대상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픈 사람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의 행동은 별로 덕이 안 되며, 선한 사마리아인의 태도가 필요하다."
ㅡ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국내외적 상황에서 교회는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하나.
"예배와 모임이 빈번한 교회가 하나의 도전을 받고 있다. 교회에서 주일예배, 수요예배, 새벽기도를 드리는 것을 비롯하여 셀모임, 구역예배, 주일학교, 수련회, 단체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전염병 확산 상황을 교회가 어떻게 해석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 우선 교회는 특성상 수많은 사람이 동일한 장소를 사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이다. 기도하거나 옆 사람과 인사하며 침이 튀는 경우 등이 많으므로 특별히 교회 차원에서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의학적 정보를 성도들에게 알려 성도들이 철저히 예방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
또 예배 때 마스크를 착용할 시 예배 분위기를 헤친다거나 극성스럽다며 눈총받을 수도 있는데, 저는 차라리 교회에 마스크를 비치해 놓고 원하는 사람은 다 착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권하고 싶다. 예방 차원에서 이렇게 하는 편이, 전염병이 퍼져 문제가 발생하는 것보다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교회가 성도들이 마스크를 쓰고 싶다면 쓸 수 있도록 자유를 주고 입구에 마스크를 비치해 두면 좋다.
요즘은 제가 다니는 교회도 손소독제를 교회 마당, 계단 옆, 책상 위 등에 비치하는 등 손소독제 비치가 일상사 되다시피 하고 있다. 기침, 재채기뿐 아니라 손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많이 전염되므로 손세척제나 손소독제를 항상 비치하고 사용하도록 권유한다. 겨울철이라 문을 닫아놓기 때문에 사람들의 손이 쉴새 없이 닿는 문손잡이나 예배드릴 때 일어서고 앉으면서 잡는 의자 부분 등을 1부 예배 전에 소독하고, 예배 후에도 다음 예배를 위하여 소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급적 사람들의 손이 많이 닿는 공용 물건을 정결하게 소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배 중 옆 사람과 인사하거나 악수하는 등의 행위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만일 상황이 좀 더 심각해지면 모임 자체를 축소하거나 세분화할 수도 있다. 감염 증상에 대해 국가에서 안내하지만, 교회에서도 성도 관리 차원에서 빨리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져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ㅡ개인이나 교회 차원에서 중국 단기봉사 일정이 확정된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지.
"현지 사역자들도 일부 철수하고 단체에서도 이를 허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정도 상황이라면 굳이 무리해서 전염 가능성이 많은 중국에 갈 이유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일정이 확정된 경우, 지금은 방문 제한지역에 가는 것을 자제하고, 만일 사명감, 재정 등을 이유로 가야 한다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면 될 것이다. 사실 전염병에 대한 보도가 언론에서 증폭되는 측면이 있다. 매년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3~4천 명인데, 같은 중국발 전염병인 사스의 경우 국내 사망자는 없었다. 평소 일상적인 보건 안전이나 위생에 신경 쓰고, 질병관리본부나 보건 당국의 기본 지시 사항만 잘 지켜도 된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기관을 찾든지 자가 격리를 하길 바란다. 선교계 리더 한 분도 태국을 방문했다가 지난주 입국했는데, 감기몸살 증상으로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이라고 들었다."
ㅡ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위기관리에 대해 제언을 해준다면.
"결국 그리스도인으로서 막연한 공포나 불안심리를 자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나친 영적 해석 또한 경계해야 한다, 만용을 부려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위기관리는 지식과 믿음 사이의 회색지대, 즉 불분명한 영역을 분명하게 하고, 사실과 거짓을 분석하며 대처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이성과 신앙을 잘 조화하는,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한 성령 충만한 실용적인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선용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지혜다. 교회는 다중집회가 많은 공동체라, 이번 기회에 예배나 모임 등에서 성도들이 시험에 빠지거나 오해하지 않도록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며 문제 발생 시 즉시 대응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것이 주일이나 집회 때마다 가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역 교회 위기관리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CSO(Crisis Security Officer, 위기관리전담자)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저희 재단이 준비하는 교회 CSO를 훈련하는 교회안전관리세미나에 큰 관심과 참여를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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