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십자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입성한다. 나귀를 타고 가는 흙먼지 길 위에 이름 없는 무리들은 겉옷을 벗어 길에 펴기도 하고 올리브나무 가지를 흔들면서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호산나!”하며 함성을 지른다.
예루살렘성 가까이 이르렀을 때 그들 앞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예수가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한탄하신 것이다.
“가까이 오사 성을 보시고 우시며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앗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 날이 이를지라 네 원수들이 토둔을 쌓고 너를 둘러 사면으로 가두고 또 너와 네 자식들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 하리니 이는 네가 보살핌 받는 날을 알지 못함을 인함이라 하시니라” (눅 19:41-44)
예수는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의 두 가지 구별된 성품을 지니고 있다. 죄가 전혀 없는 의인이지만 인간의 정상적인 과정 곧 영아기, 유아기, 청소년기를 두루 거쳤고, 모든 일에 우리 인간들과 같이 목마름, 피곤함, 수면, 사랑과 고민, 슬픔, 시험, 죽음 등을 겪으신 분이다. 예루살렘성의 폐허를 알고 어찌 눈물을 흘리지 않겠는가?
결국 평화의 길을 모르던 유대 지도자와 군중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 로마 총독으로 재판을 맡은 빌라도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으며 변명했다.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 그 말에 유대 백성들이 대답하기를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리소서.” 하였다.
예수가 눈물로 예언한 예루살렘성의 파괴는 예수를 죽이라고 소리치던 유대인들의 그 함성의 메아리가 채 사라지기 전 그들의 당대인 AD 70년에 일어났다.
기독교를 박해하던 네로황제의 명령으로 베스파니아누스와 그 아들인 티투스(Titus AD. 39~81) 장군에 의해 예루살렘성이 무자비하게 함락되었다. 처절한 몸부림을 쳤지만 3년 만에 마사다(Masada)에서 열성당원까지 전멸하였다.
로마군에 학살당한 유대인은 60만~100만 명에 이른다고 전한다. 예루살렘성은 바로 그 유명한 ‘통곡의 벽’ 만 초라하게 역사에 남긴 채 완전히 폐허가 되었다,
[좀 더 깊이 알기]
1.티투스는 71년에 포로를 끌고 로마로 오게 되고 그 후 79년, 39세 때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황제로 즉위하게 된다. 그의 재임기간에는 베수비오화산 폭발로 인한 폼페이 멸망, 로마중심부의 대화재와 유례없는 전염병의 창궐 등 많은 재난들이 있었다. 그가 재위 2년을 조금 넘기고 40세에 숨을 거두었을 때 유대인들은 그가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한 죄로 신의 저주를 받았다고 했다.
2.유대인들은 예루살렘 함락 후 팔레스타인 땅에서 쫓겨나 디아스포라(diaspora)가 되어 2000년 동안 전 세계에 흩어져 살며 나라 없는 백성으로 멸시를 당하였고, 근세에는 히틀러(Adolf Hitler)에게 약 600 만 명이 학살된 홀로코스트(Holocaust)란 참혹한 역사를 기록하였다.
◈강정훈 교수는 연세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 그리고 성균관대학원(행정학박사)을 졸업하고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뉴욕총영사관 영사 및 조달청장(1997~1999)으로 봉직했다.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 및 성균관대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신성대학교 초빙교수(2003~2016)를 지냈다.
성서화 전시화(1993), 영천 강정훈-선교사 저서 및 한국학 기증문고 특별전(숭실대, 2012)을 개최했고,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미암교회(예장) 원로장로이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한 후 현재도 서울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운영하며 성서화를 쉽고 폭넓게 전파하기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천년의 신비 성서화"(바로가기) "이천년의 침묵 성서화"(바로가기) 등이 있다. yanghwaj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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