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가 5일 논평을 통해 광복 74주년, 정부 수립 71주년을 기념하며 "한•일 관계 해방을 넘어,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지금의 한일 갈등에 대해 언급하며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참회가 부족한 탓도 있으며, 우리나라가 과거사를 딛고 진취적 역사 발전을 위한 의지의 부족도 있다"고 지적하고,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의 부재와, 오히려 갈등을 국내정치적 손익 계산에 의하여 더 가속되이 몰고 간다는 의심은 합리적인 의심"이라며 한일 관계가 매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언론회는 '낭만적 친북관'과 '감상적 항일론'을 우려하며, "대통령과 정치권이 나서서 일본과 전쟁을 부추기고 국민들에게 싸우고, 손해를 보고, 기업은 망해도 개의할 일이 아닌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험에 빠지게 나쁜 정책"이라 비판했다.
그리고 언론회는 "일본과 관련된 문제는 선동에 의한 반일 감정 자극, 일본 상품 불매운동, 외교와 타협이 아닌 비난과 성토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역사에서 한참 뒤떨어진 ‘민족주의’ ‘국수주의’가 아닌, 자유대한민국의 번영과 국가의 안위와 세계평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회는 "저열한 정치선동가들이 역사까지 왜곡하고 타락한 언론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하여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정치꾼들에게 포로로 끌려가고 있는 위험한 시대"라며 "이 같은 국가 현실과 국제적인 문제의 엄중한 현실에서 교회의 사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언론회 논평 전문이다.
광복 74주년, 정부 수립 71주년을 맞이하면서
한•일 관계 해방을 넘어, 발전적 미래로 나아가야
1945년 8월 15일 이후 올해로 광복 74주년을 맞는다. 36년간의 지난(至難)하고 필설로 다 표현하지 못할 비극적 식민지 시대를 마감하고 우리민족이 해방된 것은 유감스럽게도 우리 민족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었다. 일본 침략주의에 맞서 싸운 연합국의 승리로 인하여 우리가 얻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을 사랑하셔서 미국이라는 이역만리 떨어진 나라를 준비하시고, 그들의 도움으로 해방이후 남한만이라도 자유 대한민국을 건국하도록 하셨다. 그 주역(主役)인 이승만 대통령이라는 인물도 하나님께서는 준비하셨던 것이다.
역사기술(歷史記述)에 있어서 만약(If)이라는 가정법(假定法)을 등장시키지 않으나, 그래도 만약 이승만이 없었더라면 과연 자유민주주의국가인 대한민국이 탄생했었겠는가? 라는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역사가가 많다.
그 동안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하여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학습해왔던 역사왜곡이 있었다. 그러나 1998년 이화장(梨花莊)에 비장(祕藏)되어 있던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자료들이 공개되면서, 평가가 완전히 새로워지기 시작하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여러 독립운동가 중에서 외교독립노선을 추구한 인물로 평가 받아야 한다.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국제질서 하에서 치열한 외교적 노력의 결과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세우고,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에 독립한 수많은 국가들 중에서 거의 유일무이하게 정치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가 되는 초석을 놓았다는 것은 너무도 명백한 역사적 팩트(Fact)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광복 74년이 되도록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완전한 해결을 보지 못하고, 급기야 심각한 갈등관계에 놓여 있다. 이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참회가 부족한 탓도 있으며, 우리나라가 과거사를 딛고 진취적 역사 발전을 위한 의지의 부족도 있다고 본다.
그에 더하여 광복 74주년을 맞는 2019년에 한•일 관계는 매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의 부재와, 오히려 갈등을 국내정치적 손익 계산에 의하여 더 가속되이 몰고 간다는 의심은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보여 진다.
그에 대응하여 일본 정부는 8월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우방 국가끼리는 수출 때 허가를 면제해 주는 것으로, 제3국에 대해서 핵과 미사일, 생화학 무기, 재래식 무기에 사용하는 부품의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과 대비됨) 국가에서 제외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화학, 기계, 자동차 부품, 비금속 등 일본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90%가 넘는 품목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며, 그 외에도 반도체, 정유, 철강 등 1,100개 이상의 품목에 규제를 당해서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일본은 과거 한국(조선)을 강압적 식민지배하며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그러다가 해방 후 냉담한 관계를 20여년 지속하다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하게 되면서 한•일 청구권을 통하여, 당시 3억 달러를 배상하고(지금의 환율로 따지면 약 1,000배 차이가 난다고 함) 2억 달러의 경제 차관으로 제공했다.(물론 이 때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문제는 분명하게 처리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5년 위안부 문제를 불가역적으로 종결됨을 양국이 선언하게 되었다. 그런데 2018년 10월 30일 우리나라의 대법원에서는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물론 일본 정부는 크게 반발하게 된다.
이 판결이 일본과의 현재 대결, 갈등을 점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문제는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데 우리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일본에게 우리나라 법에 굴복하라는 태도였음이 큰 패착이었다고 본다.
이에 일본 아베 정부는 2019년 7월 4일 한국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선포하고, 급기야 8월 2일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 마디로 한국의 전력물자 수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근거 없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일본 아베 정부의 행태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역사 인식의 문제와 정치 공학적 산물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요인도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 해 광복절과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친일 잔재 청산은 너무나 오래 미뤄온 숙제’라고 하였다. 또 최근에는 한•일간 경제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느닷없이 ‘이순신의 배 12척’을 들먹이기까지 하였다.
그런가 하면 청와대의 핵심 중에 핵심인 모 인사는 ‘죽창가’를 거론했다. 이는 반일•반미•반외세에 대한 선동으로 해석된다. 당시에도 죽창(竹槍)으로는 일본의 기관총을 이기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을 ‘친일’로 몰아가는 어처구니없는 발언들을 남발하였다.
이러한 반일적인 정치적 분위기에 편승하여, 교육 현장에서는 일제의 잔재라며, 그 동안 사용하던 ‘수학여행’등 용어들을 없앤다고 설치고, 심지어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사로 구분된 음악가들이 작곡한 교가(校歌)를 바꿔야 한다고 하고, 일제 식민지 지배시대에 심은 나무들은 캐내야 한다는 등의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보수 세력을 싸잡아서 일본에 동조한다는 뜻으로 ‘토착 왜구’라는 말을 만들어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에는 낭만적 친북관과 감상적 항일론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이다. 또 최근에는 친여권 인사가 있는 기관에서 반일 분위기를 정치에 이용하자는 문건도 나와서 이런 정부의 태도가 어떤 방향을 정한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였다.
대통령과 정치권이 나서서 일본과 전쟁을 부추기고 국민들에게 싸우고, 손해를 보고, 기업은 망해도 개의할 일이 아닌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험에 빠지게 나쁜 정책이다.
우리는 지금 한•미•일 공조를 통하여, 동북아의 평화를 도모하고, 과거사를 딛고 새로운 역사발전으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민족주의와 국수주의에 빠져, 일본을 자극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국정 최고 책임을 맡은 사람들에게서 공공연히 나오는 것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우리 사회의 존경받는 원로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 교수는 ‘역사적 책임은 미래를 위한 건설이지, 과거 문제의 뿌리를 바로 잡는 과제가 아니라’고 훈계하였다.
이제 일본과 관련된 문제는 선동에 의한 반일 감정 자극, 일본 상품 불매운동, 외교와 타협이 아닌 비난과 성토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해방 이후, 아무 힘도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세우는데, 외교적 노력에 혁혁한 공로를 보인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서 배워야 한다.
광복 74주년과 대한민국 건국 71주년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역사에서 한참 뒤떨어진 ‘민족주의’ ‘국수주의’가 아닌, 자유대한민국의 번영과 국가의 안위와 세계평화를 도모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동족이 아닐지라도 지척에서 죽어가는 인류라면 도움의 손을 펴야 한다. 그것이 인류 보편적 가치에 부응하는 것이 아닌가? 현재 북한은 세계 인권박해 국가, 특별히 기독교 박해 국가로 연속 16년 1위 국가라는 분석이다. 북한 인권개선을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면서 북한주민들을 동족이라고 말하는 것은 파렴치한들의 언행이다.
우리는 지금 몰역사(沒歷史)의 위험성보다 역사 왜곡의 위험성이 더 크다는 현실을 보고 있다. 저열한 정치선동가들이 역사까지 왜곡하고 타락한 언론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까지 왜곡하여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정치꾼들에게 포로로 끌려가고 있는 위험한 시대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국가 현실과 국제적인 문제의 엄중한 현실에서 교회의 사명은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에게 베푸신 은혜, 우방들의 고마운 일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교회지도자들이 직시해야 할 것이다.
할 수 있으면 평화, 그리고 전쟁 없이 이기는 길을 가야 한다. 국가의 큰 이익과 국가의 미래를 위한 일들을 준비해야 한다. 단순히 광복 74주년/ 정부 수립 71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성경은 말씀하신다.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롬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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