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기독사학 안양대학교가 대순진리회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학생들이 나서서 이를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안양대 학생들은 지난 12월 31일 종로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매각 의혹을 사고 있는 이사장 등을 규탄하고, 절대 학교가 대순진리회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행동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먼저 안양대 신학대학원 신대원 권요셉 원우회장은 성명을 통해 "김치선박사의 설립목적을 이어받아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학교이자, 대신교단과 인준관계를 맺어 교단 신학교로서 역할을 해온 안양대학교와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은 현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히고, "학교법인 우일학원은 대순진리회 관련 인사들을 이사로 임명하여 안양대학교의 기독교정신을 위배했고 더 나아가 학교 운영권을 매각하려고 함으로써 기독교 대학으로서 최소한의 신앙양심마저 저버렸다"며 "계속된 학생회 측과 동문들의 해명 요청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안하무인의 극치"라 비판했다.
이어 "재학생들은 깊은 불안감과 우려로 인해 학업에 매진할 수 없는 상황이며, 교회 사역은 물론 졸업 후에도 대순진리회 소속의 학교를 나왔다는 오명을 쓰게 되어 소속 교단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위기에 놓여있게 됐다"고 말하고, "비대위를 포함한 안양대학교 신학대학, 신학대학원 구성원은 현 안양대학교 학교법인 우일학원의 대순진리회 관련 인물을 이사로 임명한 것과 학교 운영권 매각 건에 대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은 이 사태에 대해서 깊은 분노를 느끼는 바이다. 현 사태에 대한 빠른 해결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만약 위 조항들이 지켜지지 않을 시에 고소·고발 및 강력한 법적 대응을 비롯하여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 했다.
신대원생들이 요구한 것은 ▶학교법인 우일학원은 안양대학교 설립당시부터 70여년간 내려온 기독교 사상과 신앙교육을 무시하고 불교로 등록되어 있는 타종교에 매각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학교법인 우일학원은 학교를 매각하는 행위에 동의하고 협력한 이사들을 즉각 해임하라 ▶학교법인 우일학원은 부당하고 적합하지 못하게 진행하는 타종교 이사 임명 승인절차를 철회하라 ▶학교법인 우일학원은 건학정신을 바라보고 안양대학교에 입학하여 열정을 다해 학업에 정진하는 신학도들의 비전을 꺾지 말라 ▶학교법인 이사회는 현재 진행상황에 대해 투명하게 자료를 공개, 해명하고 김광태 이사장은 공개 사과하라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와 인준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교단 신학의 요람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하라 등이다.
안양대 신학대학 학생회 왕현호 회장도 학생회 및 재학생 일동 명의로 된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에서 신학대학 학생들은 "정부 감사원과 교육부는 안양대 뒷거래에 대해 특별감사를 하라"고 말하고, "사법당국은 뒷거래 조사를 해 김광태 이사장과 대진교육재단 관계자들을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관련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규탄하고, "교육부가 뒷거래 의혹이 있는 이사 승인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또 학생들은 "국회가 현재 안양대 부적절한 이사 교체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사학 관련 비리들을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구하고, 해당 책임자 처벌과 동시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에게 "종교 간 분쟁을 야기하는 이사 승인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취소하라"고 했다. 더불어 학교법인 우일학원이 타 종교에 안양대를 매각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김광태 이사장에게는 "학교 구성원들과 수만 명의 동문들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일정을 진행하고 회피하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했다. 특히 학생들은 "현 사태에 관해 절대 침묵으로 일관하지 안을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하고, 모든 사태를 정상화해 개교 71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 이후에도 떳떳한 안양인으로 살아갈 것을 성명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움직임은 비단 신대원과 신학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반 대학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는 총학생회도 행동에 나섰다. 총학생회는 이사 교체와 관련된 김광태 이사장의 뒷거래 의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학교 구성원 전체의 의사를 무시한 독단적인 전횡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김 이사장의 족벌경영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기자회견에는 학생들 보호를 위해 안양대 신대원 교수들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추태화 교수(기독교문화, 전 부총장)가 교수협의회 성명을 낭독했으며, 안양대 교수협의회 진상조사위원장 강경림 교수(전 신대원장)가 그 간 정황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추 교수는 "매각설은 그냥 있던 이야기들이 많아 그저 그런 중 하나 아닌가 싶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2018년 8월 이사 영입이 이뤄졌는데 2사람이 대순진리회 관계자임이 밝혀졌고, 12월에도 이사 선임을 위한 교육부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 2사람 역시 대순진리회 사람이더라"며 "대순진리회가 기독사학 안양대학교를 여러 모로 매각이란 것을 통해 접수하려는 그런 종교적 음모가 들어있다 판단해서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이라 전했다. 그는 대순진리회 사람들이 이사회를 장악해 의결정족수를 채운다면, 정관을 바꾸거나 총장 해임 등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며, 학교의 설립정신까지 송두리째 뒤바꿀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고 했다.
추 교수는 특히 "12월 이사 승인을 위해 대기 중인 2사람은 대순진리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라 밝히고, "왜 여지껏 가만히 있었느냐는 비난 질책을 받을 수 있겠는데, 사실 거의 밀실 행정으로 이뤄진 것과 다름없고 이사들조차 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이사들 가운데 양심선언이나 내부고발 등의 멘트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문제의 발단이 된 김광태 이사장은 미국으로 출국, 언제 귀국할지도 모르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양대가 기독사학이고 예장대신 교단과 인준관계인 것은 맞지만 교단 파송 이사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육부는 이번 사태를 주시, 1월 21일까지 이사 승인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추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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