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행동하는 목회자·신학자들의 모임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23일 '북한 인권 재단'을 폐쇄한 정부의 인권정책에 강하게 반발하며 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北 인권 재단을 폐쇄한 문재인 정부의 인권정책이 국제사회에서 국격 상실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인권 실종 대북정책은 독재자 비위맞추어 북한주민인권 무시하고 헌법상 의무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샬롬나비는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폐쇄는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북한 3대 세습 정권을 유지하도록 북한 동포의 생명과 인권 보호책임을 방기하는 배신행위"라 규정하고, "납치된 자국민을 보호하고 데려오는 것은 국가 행정부의 의무인데 이를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샬롬나비는 "두 차례 판문점 정상회담에 북한주민인권 및 억류 국민의 송환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현정부의 인권 실종의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의 국격상실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면서 "진정한 통일은 북한 주민의 인권이 향상되는 자유와 인권에 기초한 통일"이라 주장했다.
다음은 샬롬나비 논평 전문이다.
北 인권 재단을 폐쇄한 문재인 정부의 인권정책은 국제사회에서 국격상실을 자초하고 있다.
인권 실종 대북정책은 독재자 비위맞추어 북한주민인권 무시하고 헌법상 의무 방기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6월 14일 '재정적 손실'을 이유로 북한 인권 실태조사·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의 임차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을 전후해 (억류자 문제 해결에) 큰 기대를 했지만 정부는 북한 주민의 생존권 및 억류된 우리 국민의 소환을 챙기지 않았다. 양식 있는 시민과 지성인들 가운데 현 정부의 북비핵화 정책과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태도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2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후속 적십자회담을 하면서도 북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송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적극적 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 정권은 국정의 동반자들인 전직 대통령과 각료들을 대거 감옥에 보내면서도 정작 헌법상의 적(敵)인 북한 김정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북한 주민의 인권과 억류된 우리 국민의 송환 문제는 도외시하고 있다. 현 정부가 남북 평화무드 조성을 위해 북한인권을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는 발상은 헌법상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정부의 인권의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면서 샬롬나비는 다음같이 천명한다.
1. 북한인권재단 사무실 폐쇄는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북한 3대 세습 정권을 유지하도록 북한 동포의 생명과 인권 보호 책임을 방기하는 배신 행위다.
최근 통일부가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을 폐쇄했다는 것은 현 정부의 인권의식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 아래 인권 존중을 최고 가치로 하며 출범했다. 그러나 실제 정권을 잡고 난 후에 이념에 인권을 실종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현 정권에서는 비핵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절대 인권 문제를 전제 조건으로 걸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거침없이 개진된다. 비핵화, 남북 관계라는 대의(大義)를 위해 소수자 인권은 희생해도 된다는 발상이다.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이 6명 있다. 공식 납북 피해자는 490명이지만, 일본 사례를 본다면 실종자 중 적지 않은 수가 북한에 납치됐을 개연성이 크다. 생사가 확인된 국군 포로 546명과 1000만 이산가족도 있다. 이들이 비핵화라는 대의 앞에 제물이 되도 좋다는 발상은 진정한 정부의 태도는 아니다.
2. 납치된 자국민을 보호하고 데려오는 것은 국가 행정부의 의무인데 이를 방기하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민주국가의 지도자로서 자국민 보호를 위해 대북관계에 있어서 납치된 일본국민의 송환을 앞세우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도 우선 억류 미국인 3명의 신병을 확보한 후 북한과 협상에 나섰다.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서라면 카터,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들도 마다하지 않고 평양을 방문했다. 미·북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미군 유해 송환 노력을 멈춘 적이 없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하는 의무를 진다'고 적고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준수하여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헌법에 부합하는 정부라고 말하기 어렵다.
3. 두 차례 판문점 정상회담에 북한주민인권 및 억류 국민의 송환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의 송환에 유엔 등 국제사회도 적극 나서는데 반하여 한국 정부는 소극적 태도다.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11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이 6명의 송환을 위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유엔 산하 '강제 또는 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은 올 2월 대한민국 국민의 강제 실종 의심이 드는 16개 사건의 조사를 북한에 요청했다. 유엔 총회도 지난해 12월 채택한 북한 인권결의안에서 우리 국민의 억류 문제를 공식 언급했고 유엔 인권이사회는 올해 3월 채택한 북한 인권결의안에 한국인 억류자 문제를 의제로 포함시켰다. 그런데 우리 대통령은 인권을 내세우면서도 북한과의 교섭 과정에서는 전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4. 비핵화 협상에 있는 미국조차 북한 인권 심각성을 폼페이오 방북 전 알리고 있다.
미 국무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둔 상황에서 16년 연속으로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지정했다.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인권 문제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28일 '2018년 연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해 중국,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예멘 등 18개국을 최악 등급인 3등급 국가로 분류했고. 북한을 2003년 이후 16년째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맞추지 못하고, 이를 막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오히려 강제수용소 운영과 학생들의 강제 노동, 해외 노동자의 (강제 노동) 파견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인신매매를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8만~12만명을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있고, 아이들까지 강제 노동을 시키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 14세 이상의 학생과 성인들은 국가가 동원하는 강제 노역에 동원된다고 했다. 폼페이오는 이날 보고서에서 "우리는 북한 내 강제 노동의 비극적인 예들을 목격하고 있다." "막대한 수의 북한 시민이 북한 정부에 의해 해외 강제 노동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익명의 백악관 관리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미국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지만, 이것이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북한 정부를 압박하는 미국의 결의를 무효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정부도 실제적인 인권정책이 실린 북비핵화 협상에 임해야 한다.
5. 현정부의 인권 실종의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의 국격상실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안으로는 적폐청산 하면서 밖으로는 북한의 대리인 역할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문 정부는 북한 정권이 적대적 외부 환경으로 인해 인권유린을 하기 때문에 우선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잘못된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는 과거 북한 위협 탓에 국민 인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권위주의 정권의 논리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외면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에드 로이스 미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은 "북한 인권 운동가들을 침묵시키려 하는 서울의 움직임은 충격적"이라고까지 했다.
6. 진정한 통일은 북한 주민의 인권이 향상되는 자유와 인권에 기초한 통일이다.
우리는 평화통일을 바라고 원하지만 거기로 가는 과정에서 참혹한 북한 인권 문제를 덮어두고 갈 수는 없다. 정부와 국가인권위가 평화만 주장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더 챙겨야 한다. 우리의 일부 언론이 탈북자들을 인터뷰하고 거주지를 공개한 것은 본인과 북한의 가족들까지 위험에 처하게 하는 행위다. 한국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한 실제적 일을 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이 진정으로 자기들의 유익을 위해 일한다는 생각을 주게 될 때 진정한 통일의 기반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지난 6월 14일 서울의 한 토론회에서 '(남북 관계에서) 인권 문제를 전제 조건으로 걸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도외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결코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인권 침해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의 편에 있다는 인식과 자유한국 선호사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줄 것이다.
2018년 7월 23일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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