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샬롬나비 상임대표·기독교학술원장)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행동하는 신학자들의 모임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시리아 민간인 독가스 살포 사태에 대한 논평을 통해 "시리아 정부의 민간인 및 어린이 독가스 살포 사태는 인륜에 벗어나는 만행"이라 비판하고, "국제사회는 내란과 수백만 시리아 난민을 야기시킨 독재자 아사드를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샬롬나비는 논평을 통해 "민간인과 어린이에 화학무기 쓰는 정부는 악의 화신이지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못박고, "짐승 같은 아사드는 유엔과 국제사회 공조에 의하여 축출되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신고립주의정책에서 내와서 중동에 정의를 가져오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비인도적 시리아를 비호하는 소련의 외교정책은 규탄받아야 한다"고 밝히고, "유엔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살포를 응징하고 국제 정의를 공조로 지켜야 한다"면서 "한국정부는 시리아 사태에 의료지원하고 인권차원에서 중대한 경고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샬롬나비 논평 전문이다.

[시리아 민간인 독가스 살포 사태 논평서]

시리아 정부의 민간인 및 어린이 독가스 살포 사태는 인륜에 벗어나는 만행이다.
국제사회는 내란과 수백만 시리아 난민을 야기시킨 독재자 아사드를 축출해야 한다.

지난 4월 7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두마에서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겨냥해 화학무기 공격을 가해 어린이 등 최소 수십 명이 숨졌다. 이 소식은 AP통신과 알자지라, 그리고 시리아 인권관측소가 보도했다. 시리아 반군 활동가들과 구조대는 전날 정부군의 독가스 공격으로 최소 4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으며, 일각에선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화학무기 공격 직후 시리아 공군의 비행기지에 대한 폭격이 가해져 시리아 내전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이러한 민간인 및 어린이에 대한 독가스 살포 사태에 대하여 샬롬나비는 이를 인륜(人倫)에 위배된 것으로 보며 다음 같이 천명한다.

1. 민간인과 어린이에 화학무기 쓰는 정부는 악의 화신이지 국가라고 할 수 없다.

시리아민방위대 '화이트 헬멧'의 라이드 살레 대표는 "두마에 떨어진 가스는 염소가스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시리아미국의료협회(SAMS)는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된 500명 이상이 호흡 곤란, 구강 내 거품, 눈 화상으로 인한 청색증 등의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화이트 헬멧'도 트위터에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영상엔 입과 코 주변에 하얀 거품이 인 어린이들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대통령인 아사드에 대해 "짐승"이라고 칭하며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이 확인될 경우 아사드 정권에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2. 짐승 같은 아사드는 유엔과 국제사회 공조에 의하여 축출되어야 한다.

시리아의 7년 내전엔 도대체 끝이 없는 것일까? 이 내전이 끝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와 이란이 저들의 이익을 위하여 시리아의 독재자 아사드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트위터에 글을 올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이란이 짐승 같은 아사드(시리아 대통령)를 지지한 책임이 있다.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연합하여 이 독재자를 축출해야 한다.

3. 독재자 아사드는 정권 유지를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서슴없이 써왔다.

2013년 초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군이 사린(sarin) 등 독가스가 장착된 폭탄을 반군뿐 아니라 민간인에게도 사용한다는 인권 단체의 주장이 제기되자,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며 경고했다. 2013년 8월 시리아 한 반정부 마을에서 1000여 명이 독가스 중독으로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유엔 조사로 시리아 정부의 소행이 밝혀졌다.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그해 9월 버락 오바마의 응징에 따라 시리아에 대규모 군사 공격에 직면하였다. 그런데 그해 소련 푸틴의 대화 중재에 오바마가 잠시 공격을 미룬 사이 아사드가 깜짝 발표를 했다. "화학무기 전량을 포기하겠다"고 한 것이다. 아버지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아사드는 오래전부터 그의 아버지처럼 정권 유지를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서슴없이 써왔다. 그에게 화학무기 포기는 '시간 벌기용'에 불과했다. 유엔 조사에 따르면 아사드는 협상 타결 후 미국 몰래 북한으로부터 화학무기 제조 물자를 건네받았다. 그 후 협상 당사자였던 오바마는 퇴임해 무대에서 사라졌고, 지금 그 자리엔 그와 전혀 다른 성향의 트럼프가 있다. 반면 오바마와 잠깐 손잡고 화(禍)를 피한 아사드는 보란 듯 다시 권좌에 앉아 화학무기를 쓰며 국제사회를 농락하고 있다. 이번 두마 민간인 및 어린이에 대한 화학무기 사용도 이러한 맥락에서 일어난 것이다.

4. 미국은 신고립주의정책에서 내와서 중동에 정의를 가져오는데 힘을 써야 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24~48시간 내 중대 결정"을 언급하며 시리아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시사하자, 러시아는 '중대한 파장'을 언급하며 반발했다. 트럼프는 "(화학무기 공격을) 러시아가 했든, 이란이 했든 또는 셋이 다 같이 했든 우리는 진상을 파악해 아주 이른 시간 안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답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시리아에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가 화학무기 사용에 관여했다면, 그 또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4월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응징으로 화학무기 저장소가 있는 시리아 중부 앗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에 59발의 토마호크 마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미영불 연합으로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겨냥해 미사일 공격 등 외과수술식 군사 행동을 감행하였다. 더 나아가 독재자 아사드를 축출하고 시리아 내전의 종식과 평화정착을 위해 힘을 써야 하겠다.5. 비인도적 시리아를 비호하는 소련의 외교정책은 규탄받아야 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두마 사건은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제거 약속을 보장한다는 의무를 저버린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러시아는 2013년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으로 오바마 당시 미 정부가 군사 개입을 하려고 하자 시리아 화학무기 전량 폐기를 약속하며 미국의 시리아 개입을 막았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 개입을 강하게 반대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8일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이란이 짐승 같은 아사드(시리아 대통령)를 지지한 책임이 있다.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소련의 독재자 비호는 인권을 저버린 무자비한 정권의 윤리를 보여주고 있다.

6. 유엔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살포를 응징하고 국제 정의를 공조로 지켜야 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를 다루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러시아의 손이 시리아 아이들의 피로 뒤덮였다"며 이번 사태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다. 그는 "어느 쪽이든 미국은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세계가 정의를 지켜봐야 하는 순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무산되더라도 미국이 독자적인 조치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이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회의에서 "화학무기 사용은 국제 인도주의 법규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면서 "동맹국과 함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진상 조사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사회 여론도 이번만큼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7. 한국정부는 시리아 사태에 의료지원하고 인권차원에서 중대한 경고를 해야 한다.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동구타 두마 지역에서 활동하는 구조대와 취재진 등이 전하는 현장 상황은 처참하다: "진료소는 최후의 심판장 같았다. 사람들은 어찌할지 몰라 멍한 표정으로 시신 사이를 걸어 다녔고, 아이들은 서로 붙잡고 소리 내 울었다. 약품 통은 텅 비고 병상은 몇 개 되지 않았지만, 독가스 중독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계속 밀려들었다." 한국정부는 시리아에 외교를 통한 압력을 넣고 난민과 부상자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8. 한국교회는 중동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고 시리아 난민을 지원해야 한다.

의료진은 "시리아 정부군이 구조대도 가리지 않고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생명이 붙은 건 다 죽이려 하는 듯하다"고 전한다. 한국교회는 시리아 내란이 그치기를 특히, 시리아 기독교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이들에 대한 교회차원의 인도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2018년 4월 17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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