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NCCK) 여성위원회(위원장 인금란 목사)는 지난 3월 22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차별과 혐오 피해자를 기억하는 기도회’를 진행했던 바 있다.
당시 기도회에서 교회 성폭력 피해자가 나와 증언을 했고, NCCK는 "증언을 들으면서 함께 분노했는데 그녀들의 용기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함께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NCCK는 더 나아가 "한국교회 성폭력 근절을 위해 교회 #MeToo운동을 지속적으로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이다.
"교회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입장: S교회 J목사의 성폭행을 규탄하며"
우리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MeToo, #WithYou 운동을 통해 가부장사회에서 자연스런 일상처럼 일어났던 성폭력 사건들의 폭로와 함께 우리 사회에 감추어져있던 치부가 드러나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위원장 인금란 목사)는 지난 3월 22일 “차별과 혐오 피해자를 기억하는 기도회”로 모였습니다. 한국교회 여성들은 이 자리에서 직장상사에 의한 성폭행 살인사건 피해자의 어머니 증언과 이주여성들이 당한 성폭력의 실태와 함께 교회 성폭행 피해자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특히 세상과 구별되는 곳이어야 하는 교회 안에서조차 천인공노할 성폭력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모두가 분노했습니다. 우리는 성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고, 가해자들의 폭력을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심정으로 자신의 아픈 기억을 우리에게 전한 피해 여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그녀들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행동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지난 기도회 때 폭로된 S교회 J목사의 성폭력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게 했습니다. 교회성폭력은 대부분 위계관계 속에서 쉽게 일어납니다. 이 사건 또한 목회자-교인 간의 절대적 위계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자행되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런 관계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목회자를 영적인 아버지, 하나님의 대리자로 여길 정도로 목회자에게 절대적인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폭행 사건이 알려지게 된 후 피해자 이기자(가명) 집사는 이혼을 당했고, 철저하게 고립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해외로 떠나 목회를 그만 둔 줄 알았던 J목사는 7-8년 만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목회활동을 버젓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참담한 현실 앞에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통탄합니다.
목회자에 의한 성폭력은 폭력과 위협보다는 유인과 위계가 더 많이 작용하고, 마치 친부에 의한 성폭력과 같아서 피해여성이 과감하게 그 피해사실을 밝히기도 어렵습니다. 또한, 목회자가 교회 내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가 피해를 주장해도 교회는 오히려 목회자를 옹호하며, 피해자를 교회의 평안을 해치는 자로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J목사 역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대신에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17년이 지난 일이지만 다시는 이와 같은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성스러운 강단을 더럽히는 가해자 J목사가 더 이상 목회를 못하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또한 J목사는 노회의 면직처분을 겸허히 수용하여 S교회에서 반드시 사퇴하고, 목회자의 양심에 그 책임을 물어 죄 값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피해자 이기자씨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NCCK 여성위원회는 교회 성폭력 근절과 이 사건의 빠른 해결을 위해 모든 교회가 함께 해줄 것을 요청하며 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입니다.
1. 백석대신 교단은 교단 내 성폭행 사건에 대해 강력하게 조취를 취하라!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라!
2. J목사 소속 노회는 J목사를 면직처분에 한 것에 그치지 말고 S교회에서 더 이상 목회하지 못하도록 행정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라!
3. S교회는 J목사의 성폭행 사건을 인정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일을 당장 중단하라!
4. J목사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죄하라!
우리는 아직 밝히지 못한 교회 성폭력 피해여성들의 편에 서서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일상생활의 복귀를 위해 함께 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를 위해 NCCK 여성위원회를 중심으로 상담기관, 법률기관, 공동행동이 가능한 단위들을 중심으로 연대체를 구성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교회 성폭력 근절을 위한 운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또한, 교회 성폭력의 재발방지를 위해 교회법 제정, 제도적 장치 마련, 전담기구 설치 등을 위해 협력할 것을 밝히는 바입니다.
2018년 4월 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사건 개요]
S교회 J목사는 1999년 9월 23일 서울 마포에서 담임목회를 하는 중에 자신의 교인이었던 이기자(가명) 집사를 성폭행하고, 그 가정을 파탄시켰습니다. 피해자는 고등학생시절부터 J목사의 교회에 다녔고, J목사의 주례로 결혼해 자녀들을 양육했습니다. 피해자 이기자씨는 J목사를 자신의 영적인 아버지로, 하나님의 대리자로 여기며 절대적 위계관계 속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J목사는 교회에서 기도하는 피해자에게 쪽지를 건네 모처로 나오도록 해 차에 태워 임진각 근처에서 강제적으로 성폭행을 했습니다. 이후 피해자에게 가족과 시댁에 알리겠다며 협박을 해 3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강행했습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피해자는 죽을 각오를 하고 남편과 J목사 부부에게 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간통죄로 고발당하고 이혼을 당했습니다. 가해자 J목사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피해자는 홀로 해외로 나가 누구도 알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지냈습니다. 2007년 J목사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목회하며 방송에서 설교를 하는 등 일반적인 목회활동을 했습니다. 2016년, 이를 안 피해자는 귀국해서 S교회에 등록했습니다. 피해자는 J목사를 만나 성폭행을 사과하고 목회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오히려 J목사는 이기자(가명) 씨를 명예훼손죄로 고발했고, 벌금형과 함께 교회 50m 접근금지라는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피해여
성을 돕거나 인터뷰에 응한 이들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교회에서 출교, 민․형사 손해배상을 하겠다며 협박하고 있습니다. J목사가 소속된 교단 노회에서는 J목사를 면직했지만 불응하고 있습니다. 교회청년들과 교인들은 J목사를 옹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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