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행동하는 신학자들의 모임인 샬롬을꿈꾸는나비행동(이하 샬롬나비)이 2일 논평을 통해 "미투 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샬롬나비는 미투 운동에 대해 "직장과 공동체 안에서 건전한 사회적 남녀 관계 운동으로 발전되야 한다"고 언급하고, "사순절, 부활절 지키는 한국교회와 신학교 안에서도 엄격히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샬롬나비 논평 전문이다.
샬롬나비, "미투 운동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Me Too)운동이 지구촌에 파급되면서 한국에서도 정치계, 문학계 등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문화 예술계에서 시작해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중에는 민족 문학계 대표 원로 시인부터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386세대 운동권 출신 정치인과 인권 운동가와 종교계의 인물까지 포함되어 있다. 특히 여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에 대한 성 폭력이 폭로되면서 미투 운동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 충남지사는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 혐의 등으로 고소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혐의는 상사와 부하 관계처럼 고용주와 직원, 대학교수와 제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주로 적용된다. 종합대학 병원에서도 교수가 간호사와 학생, 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성적 행위가 있었다는 제보가 나왔다. 성폭행은 강제성이 덜하더라도 처벌되어야 한다. 소위 '갑을관계'에서는 저항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샬롬나비는 미투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이 운동이 이성(異性) 관계 정화운동으로서 우리 사회 성 문화를 대대적으로 정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다음같이 선언한다.
1. 우리 사회에서 지위를 이용한 성 추행, 폭행은 엄격히 금지되고 위반시 처벌되어야 한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지지하는 '위드 유(With You)' 집회가 열렸다. '미투(ME Too)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연극계는 "성폭력 가해자들이 만든 공연은 예술이 아니다." "혼자가 아니다. 위드 유(With You)! 우리가 함께한다"고 선언하면서 "성폭력 가해자들이 받은 예술 기금과 모든 상(賞)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오늘날 성희롱과 성폭력은 우리 사회의 모든 계층에 걸쳐서 일어나는 잘못된 문화와 관행이 되어 버렸다. 작년 대선 때 전 충남지사 경선 캠프에서도 성폭력이 만연했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만연한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은 어쩌다 여성 희생자에게만 일어난 사소한 일이 아니라 구조적인 환경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국내 체류하고 있는 200만 외국인 여성 노동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체류 기한이 지난 젊은 여성은 불법 체류를 핑계로 업주 등에게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하고도 강제출국을 우려해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외국 여성들도 국적만 다를 뿐 다 우리가 보호해 주어야 할 이웃이다.
2. 성희롱과 성폭력에는 좌파 우파가 없으며, 가부장적 사고에서 유래된 그릇된 유산이다.
성폭력자들은 말로는 성(性)평등을 외치면서 실제는 가부장적 사고를 가지고 여성을 성희롱대상으로 취급하고 있다. 성폭력에는 좌우(左右) 구별이 없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한 현 정권 아래서 미투 가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추문을 폭로한 여성들이 가해자의 지지자 또는 열성 팬이었거나, 다양한 형태의 진보 그룹을 이뤄 활동했던 '동지'였다는 사실을 주목한다. 정의·평등·인권을 부르짖던 사람이 정작 추종자들의 인권은 짓밟는 데 대한 미투 운동의 피해자들의 배반감이 수면 위로 분출한 것이다. 가해자 대부분이 그 분야의 '절대 권력자'이었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권력형 성(性)비리는 폭력이나 협박 없이도 희생자를 정신적으로 착취한다. 이는 대의명분이나 조직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세뇌하는 집단 분위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종의 이단(異端)의 생태와도 같다.
3. 일부 남성의 그릇된 성 의식은 페미니즘을 악용해서 여성에 대한 성 착취를 하고 있다.
일부 좌파 남성은 여성해방 문제를 자기들 전유물로 여기면서도 순결 이데올로기를 거부하는 페미니즘의 특성을 악용해 같은 진영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좌파 남성만의 전유물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파에 속하는 일부 남성들도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한 수많은 사례들이 들어나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소돔과 고모라부터 희랍 말기와 역사의 격동기에 여성들은 부와 권력을 가진, 그릇된 성 의식을 가진 남성들에 의하여 사회구조적으로 성적으로 약탈당해왔다. 그러한 역사적 분노가 오늘날 여권(女權)의식이 팽배한 21세기 후기 현대에 와서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현실 권력이 되고도 그 악행을 지속해온 인사들에 대한 분노가 미투 열풍의 한 축을 이룬다.
4. 미투 운동은 여성차별 철폐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의 외침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위드유(WithYou)'도 늘고 있다. '미투' 사태는 유명인 몇 사람의 일탈을 넘어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있는 갑을 관계적 권력과 폐쇄성, 도덕성 결핍, 윤리 의식 부족, 여성의 사회적 불평등과 차별 문제에 대한 거시적 접근으로만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의 딸과 손녀가 고통당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정치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가정의 민주화, 교육의 민주화, 성의 민주화가 이루어야 한다. 권력을 내세워 약자에게 군림하고 착취해온 '괴물'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성추문, 성폭력이 폭로되어야 한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해자 괴물은 사회적 공분 앞에 나와서 심판받아야 한다.
5. 우리 사회에 법과 제도가 뒷받침하는 건전한 양성 존중 운동이 이루어야 한다.
연예·문화계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성폭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미투 운동을 반성 계기로 삼아 인격과 인권 존중이 최우선 가치인 민주사회를 이루어야 한다. 미투 운동 동참을 뜻하는 검정색, 보라색 의상을 입은 여성들도 있다. YWCA는 선언문에서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을 성적 대상이나 노리개로 취급하는 문화를 근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드 유(With You)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최근 미투 운동에 따라 우리 사회가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성희롱과 성폭력에 대한 엄한 처벌을 가하는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6. 성교육은 동성애 허용이 아니라 성희롱과 성폭력 예방 교육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문 정부는 성평등화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이는 동성애 조장 정책으로서 성폭력 예방 조처는 전혀 아니다. '양성 평등 감수성 훈련'이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 초·중·고 교육에서 양성 평등과 인권 교육을 강화하고, 생애 주기에 걸친 교육과정으로 확대해야 한다. 각 직장에서 의무적으로 해온 성폭력 예방 교육도 깊이 있게 손질해야 한다. 내 몸처럼 남도 배려하고 존중하는 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성폭력이 존재하지 않는 직장 환경이 조성 되어야 한다.
7. 미투 운동은 사순절, 부활절을 지키는 한국교회 안에서도 엄격히 진행되어야 한다.
미투 운동이 검찰에서 시작돼 연예계·예술계·학계로 번지더니 종교계 특히, 가톨릭교회 신부의 성폭행 사례까지 폭로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충격이다. 가톨릭 지도자들은 윤리적 기준이 한층 엄격하고, 또 잘 지키고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개신교회도 이미 삼일교회, 모 신학교 등에서 성직자의 여러 형태의 성 추행 및 성 폭력 사건이 일어나 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사순절, 부활절은 한국교회가 잘못된 관행과 죄업을 청산하는 가장 적절한 시기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미투 운동이 여성 인격 존중 운동으로 엄격히 전개되어야 한다.
8.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양성 관계 운동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 성직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은 여성들의 처참한 성수탈 현실을 직시하고 이들이 한국교회 안에서 인격적으로 대접받고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교회환경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 안에서 여성들은 아직도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들이 남성들과 동등한 인격으로 존중받는 건전한 양성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건전한 양성 관계 정립에 있어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
2018년 4월 2일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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