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반도는 70년간 남북이 나누어져서 마치 남과 북이 다른 민족인 것처럼 살아왔다. 70년동안 남북한이 쉽게 넘기 어려운 장벽이 쌓여왔다. 그러나 한민족은 같은 역사,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가진 하나의 민족이다. 하나의 민족이기 때문에 그만큼 하나가 되려는 구심력도 강력하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남측의 기술과 자본, 북측의 자원과 인력이 합쳐지면 동북아, 나아가서 세계에 중요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것은 많은 연구보고서에서 주장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보건의료분야에 다음과 같은 의제가 합의되면 남북이 건강한 통일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면서 제안을 하려고 한다.
첫째 남북보건의료협정을 제정하여 지속적인 남북보건의료 발전을 도모한다. 1974년 동서독 보건의료협정을 맺을 때 동독이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임했다. 보건의료는 어느 나라에서나 매우 중요하면서 사상과 이념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 통일에 동서독 보건의료협정이 마중물역할을 했다. 남북관계에도 보건의료협정이 통일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둘째는 남북공동질병관리본부를 판문점이나 개성공단에 두고 서울과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북 주민의 공동질병퇴치(결핵, 말라리아, 마약, 성병 등)를 위해 남북질병관리본부가 중심이 되어 노력해야 한다. 북측은 의료보건시스템은 잘 되어 있다고 하지만 경제적으로 뒷받침이 되지 않고 있어 유명무실해져 있다. 남과 북이 70년간 분단되어 있지만 지역적으로 근접해 있기 때문에 지금도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질병들이 있다. 앞으로 남북주민의 교류가 원활해지면 상대방의 질환이 급속도로 번져나갈 우려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치료를 하고, 전염을 막을 대책을 강구하고 추진해야 한다.
또한 우리의 미래를 잘 보존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모자보건에 적극 지원을 해야 한다. 산모의 산전관리가 체계적으로 진행되게 지원하고 영유아 예방접종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산모와 영유아가 건강하지 않으면 건강한 우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로 남북의 대학병원간에 MOU를 맺고 보건의료학술교류(공동학술대회, 세미나, 공동연구, 공동논문제작, 국제학회공동참여 및 논문발표)를 활성화하고, 의료기술과 의료장비를 지원하고 병원현대화작업에 협력한다.
70년대 북한의료가 중국의 의료수준보다 더 발전되어 중국환자들이 북한으로 와서 치료받고 갔듯이, 발전된 남한의 의료가 북측의 의료인력과 협력하여 신의주, 나진선봉 등 중국, 러시아 접경지역에 세계적인 병원을 건립하여 운영하면 육로로 주변국 환자들이 봇물처럼 밀려와서 의료계에도 남북교류로 인한 대박이 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로 보건의료의 발전을 위해 북측의 제약공장현대화를 지원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보건의료의 발전의 기초가 되는 것이 제약산업의 발전이고 좋은 약들이 많이 있어야 효과적인 진료와 치료가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서 의료소모품과 의료장비공장이 설립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하겠다. 북한에서도 약품과 의료용품은 생산하여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투자하면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환경은 이미 형성되어 있다.
다섯째로 국제적인 기준의 간호학과를 북측 각 대학교에 개설하는데 협력하고 간호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북측에는 간호학의 발전이 미미하다. 지역별로 6개월~2년의 간호학과정이 있지만 사상, 정치, 군사교육을 우선시하는 제도에서는 간호학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국제기준의 4년제 간호대학을 각 대학에 설립하여 간호학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북측 보건의료발전에 꼭 필요한 영역이다.
보건의료영역은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UN제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지원을 중단해서 안 되는 영역이다. 어떤 것도 인간의 존엄성과 질병으로부터 자유를 누리는 권리보다 우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여러가지 협력하고 협의할 일이 있지만 보건의료분야만큼 확실하고 지속적인 협력과 상호발전을 이루어 민족의 숙원사업인 남북통일과 민족통합에 큰 물꼬를 열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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