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예장통합 전국노회장협의회(회장 박은호 목사) 명의로 "명성교회 부자목사 대물림에 대한 성명서"가 발표됐다.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고, 또 그러한 반대 의견 때문에 서명을 받겠다는 절차를 남겨두기는 했지만, 교단을 실질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노회의 수장들이 명성교회 사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상황이어서 주목 받고 있다.
성명서에 찬성하는 노회장들은 "명성교회의 오늘의 사태의 본질은 저항(抵抗)의 영성을 상실한 맘몬숭배의 영성, 번영신학과 기복신앙에 기초함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리고,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촉구했다. 아울러 "총회재판국의 헌법질서에 따른 거룩한 재판을 기대한다"고 밝히고, 위임예식에 참여한 교계 원로들에게도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명성교회 부자목사(父子牧師) 대물림에 대한 전국노회장협의회 聲明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통합) 제102회기 67개 노회, 전국노회장협의회(회장 박은호 목사)는 교단 총회라는 큰 배가 세속화로 인한 화(禍)의 거친 풍랑 속에서 파선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개혁교회의 그 길을 항해 할 수 있도록, 배의 균형을 잡아 주는 평형수(ballast water)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우리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명성교회 사태에 대하여 그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명성교회 사태에 대한 전국노회장협의회의 성명서 발표를 앞두고, 우려를 표하는 마음으로 ‘이미 벌어지고 결정된 일을 두고 지금에 와서 비판하는 것은 사후약방문이 아니냐?’, ‘너무 과격한 입장표명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생(相生)하기 위한 퇴로(退路)를 열어 주어야 한다.’는 등의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명성교회의 입장이나, 우리교단 총회의 입장이나, 한국교회의 다양한 입장도 아닌 이 사태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시선(視線)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표명한다. 혹자는 말하기를 우리의 성명서가 ‘하나님의 시선’에 대한 고민이라는 입장에 대하여, ‘노회장협의회가 하나님이라는 말이 아닌가?’ 하는 반문도 있지만, 어찌 우리가 말하는 ‘하나님의 시선’이 그러한 의미인가?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는다(마 7:17)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오늘의 명성교회 사태를 가늠하고 있다. 이 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고, 실족했으며, 또 거룩한 공교회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있는지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특히 부자목사(父子牧師) 대물림이 이미 종결된 상황에서 사태를 되돌릴 수 있겠느냐, 이미 실기(失期)한 일을 두고 무엇을 하겠느냐는 견해에 대하여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견해는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죄를 범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예언자들의 예언 활동을 말씀하시는 성경을 주목하면, 하나님이 보내신 예언자들은 바벨론 포로가 되기 이전에만 예언활동을 하지 않았고, 누적된 죄악이 너무 커 스스로 돌이키지 못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벨론의 포로로 넘기시던 그 패망의 때에도 예언자들은 예언 활동을 했으며, 심지어 하나님의 징계로 바벨론에서 참담한 포로 생활을 하고 있는 그 포로지에서도 하나님은 예언자를 부르시고 세워서 예언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그 어느 때라고 해서 실기(失期)라는 것이 있을 수 있는가?
바로 지금이 명성교회가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는 최적기요, 바로 지금이 우리 교단총회가 건강한 개혁교회의 길로 주저 없이 나아갈 수 있는 최적기요, 바로 지금이 한국교회가 이 나라와 이 민족 앞에서 실추된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함을 회복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최적기이다. 바로 지금이 우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하나님께서 주신 그 때임을 명기(明記)하면서, 다음의 다섯 가지 사항을 전국노회장협의회의 이름으로 발표한다.
1. 대물림 할 수밖에 없는 명성교회 안에 있는 문제의 본질을 보아야
지난 2017년 11월 12일(주일) 김◌◌(아들) 목사에게 명성교회를 위임하며 대물림한 사건은 대물림 자체도 큰 문제이지만, 대물림 할 수밖에 없는 명성교회의 그릇된 가치관의 추구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본다. 이런 문제들은 비단 명성교회 한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고, 오늘을 함께 사는 이 시대의 한국교회의 문제임을 고백한다.
명성교회가 아들목회자로 대물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 문제의 본질은 이 시대의 광장가치인 맘몬숭배, 하나님 신앙을 이용한 기복신앙과 번영신학에 있다고 본다.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한국교회는 오늘의 ‘성공한 패배자’ 곧 이 시대의 광장문화(廣場文化, 價値)의 기준에서 성공한 교회가 아니라, 이 시대의 광장가치에 부합하는 대형교회 신화에 눈멀어 물량주의와 맘몬숭배를 지향하지 않고, 도리어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시는 그 하나님의 나라(hJ basileiva tou' qeou')를 이 땅에 가져오는 교회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세속적인 기준과는 정반대인 거꾸로 된 나라(The Upside-Down Kingdom)이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지금도 가장 작은 자 중의 작은 자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함께하고 계신다. 교회가 대형화 되고, 맘몬숭배에 빠지면 이 땅에 거꾸로 임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침묵할 수밖에 없으며,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가로 막고 있는 이 시대의 불의한 악과 제도적인 폭력 구조와 그 세력들에 대한 저항의 영성을 가질 수가 없게 된다.
명성교회의 오늘의 사태의 본질은 저항(抵抗)의 영성을 상실한 맘몬숭배의 영성, 번영신학과 기복신앙에 기초함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 귀 기울여야
지난 2017년 10월 24일(화)에 마천세계로교회에서 열린 제73회 서울동남노회는 결국 파행을 가져온 비정상적인 노회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날, 서울동남노회는 명성교회 당회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법과 질서를 무시한 채, 노회의 명시된 규칙까지 어겨가면서 강행되었는데, 그렇게 보는 이유는 파행적인 임원 선출과 회의 진행으로 명성교회 부자목사(父子牧師)의 대물림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 서울동남노회 집행부는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회개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서울동남노회의 부자목사(父子牧師)의 대물림이라는 파행적인 결의는 지난 2014년 12월 8일에 공포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헌법 제28조 6항(신설)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 청빙에 있어, 아래 각호에 해당하는 이는 위임목사 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 단 자립대상교회에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 ①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 ② 해당 교회 시무장로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 조항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잘못된 일임을 분명히 밝힌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울동남노회의 파행적인 회의 진행과 불법적인 결의에 항거하며 결성된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을 주목하고 있고, 하루 속히 파행적인 서울동남노회 현 집행부가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전향적(轉向的)인 대화를 가질 것을 촉구하며, 파행을 야기한 모든 관계자들이 그 자리와 직무를 내려놓음으로써, 서울동남노회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서 예수 그리스도의 몸 된 소속교회들을 바르게 섬기고 치리하는 합법적인 노회로 거듭나게 되기를 촉구한다.
3. 김◌◌(아들) 목사가 결자해지(結者解之) 해야
명성교회가 지향하는 ‘대형교회 신화’와 ‘부자(富者)교회’가 져야 한다는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명하신 그 십자가가 아니라고 본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 사역을 시작하시던 그 초기 때부터, 유대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시면서 맘몬(빵)의 유혹과 치열하게 싸워 이기셨기 때문이다.
지금 명성교회가 한국교회와 우리사회에 보여주어야 하고 또 지고 가야하는 십자가는, 이미 결행한 부자목사(父子牧師) 대물림을 부인(否認)하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주님은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or, h[)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려야 한다(막10:29)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순종할 때, 이 땅에서 있어 ‘집’과(and, kaiv)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식’과 ‘전토’를 백 배나 받되 ‘박해’를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다(막10:30) 하셨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예수님과 복음을 위하여 버린 것(막10:29) 중에서, 다시 얻지 못하는 것이 한 가지(막10:30)가 있다. 그것은 ‘아버지’이다. 여기 없는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 이외의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 하지 말라(마23:9)는 말씀의 그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가리키는 말씀이다.
이와 같은 말씀에서, 지금 명성교회가 져야 하는 십자가는 분명하다. 그 십자가를 지는 일의 선봉(先鋒)에 서야 할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헌법 제28조 6항을 위반하고 파행적인 서울동남노회의 결의로 ‘명성교회 위임목사’의 자리에 오른 김◌◌(아들)목사이다. 아들 목사가 스스로 ‘명성교회 위임목사’의 자리를 내려놓는 일이, 지금 명성교회가 한국교회 앞에서, 그리고 우리 민족과 국가 사회 앞에서, 하나님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는 이 세상에 대하여 져야 하는 가장 확실한 십자가이다. 우리는 아들 목사가 이 십자가를 결연(決然)히 지는 길만이 자신과 아버지 김◌◌ 원로목사, 그리고 주님이 여전히 불쌍히 여기시며 사랑하고 계시는 명성교회는 물론, 갈 길을 잃어버린 수많은 ‘가나안’ 성도들과 우리교단 총회와 교단총회에 속한 교회, 나아가 한국교회를 살리는 명시적(明示的)인 길임을 분명히 밝혀 두는 바이다.
우리는 이번 명성교회의 부자목사(父子牧師) 대물림 사건이, 오랫동안 맘몬숭배와 기복신앙, 대형교회 신화와 부자(富者)교회를 지향하며 처절하게 가나안 성도로 내몰아 이미 쇠락의 길로 들어서 버린 오늘의 한국교회를, 끝끝내 교회의 바벨론 포로와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번 명성교회의 대물림 사태가, 남 왕국 유다의 요시야 왕의 개혁을 실패로 돌아가게 했던 회개하지 않은 유다 열왕들의 사무친 죄악들, 특히 므낫세의 무서운 죄악과 같은 사건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금 우리 교단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는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바벨론 포로와 같은 전환기적인 위기상황 앞에서 급전직하(急轉直下) 쇠락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4. 총회재판국의 헌법질서에 따른 거룩한 재판을 기대하며.
우리는 오늘의 이 파행적인 명성교회의 부자목사(父子牧師) 대물림 사태를 해결하는 일차적인 시금석이 우리 교단 총회재판국의 판단, 즉 일체의 정치적인 고려 없이,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헌법 제28조 6항의 헌법정신에 근거하여 신속하고 공평무사한 재판행위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우리는 총회재판국이 오늘의 사태를 명성교회만의 문제로 보지 않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총회재판국이 이 사태를 우리 교단 총회 소속의 모든 교회의 문제이며, 동시에 우리 한국교회 전체가 사느냐 죽느냐를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됨을 명심해 주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헌법 제28조 6항이 니케아–콘스탄노플 신조가 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의 공교회성 곧 일치성, 거룩성, 보편성, 사도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제정한 법임을 밝힌다. 동시에 교회의 주권자는 인간(위임목사)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고백하기 위해서 제정한 법임을 밝힌다. 그리고 선교적인 교회가 되기 위해서 순교의 피와 눈물을 흘리며 제정한 법임을 밝힌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위 일각에서 운운하는 인간의 기본권을 초월한 교회의 공교회성에 기초한 법임을 분명히 밝힌다.
우리는 대물림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해서 대물림해도 좋다는 논리를 단호하게 거부하며, 부자목사(父子牧師)의 대물림이 아무리 차선책이 없는 선택이라 하여도,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한국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 일이기에 이를 단호히 반대하며 배격한다.
마지막으로 총회재판국이 김◌◌(아들) 목사가 독립적으로 당당하게 새로운 목회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분명하고도 명확한 그리고 신속한 재판을 진행해 주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5. 김◌◌(아들) 목사의 위임예식에 참여한 교계 원로들께 드리는 충언
우리 한국교회는, 이미 어른을 잃어버린 지 오래 된 교회라고 볼 수 있다. 영적인 사표(師表)가 되는 어른이 없다는 것은 이정표가 없는 초행길을 운전해 가는 것과도 같은 일이다.
우리는 지난 11월 12일의 명성교회 부자목사(父子牧師) 대물림의 현장에 참여하신 우리 교단의 원로(전 총회장님들)이 교단헌법에 정면으로 반하는 그 역사적인 사건의 주역들이 되신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표(師表)가 되셔야 마땅하실 그 분들의 처신을 보고서 받은 큰 상처로 우리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나아가 사랑하는 우리의 후손들에게 이어 주어야 하는 거룩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이런 사태에 짓밟히면서 미래에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 갈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 온다.
우리는 우리 교단의 어른들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부르신 그 부르심에 합당하고, 책임 있는 행동의 본을 보여 주셔서, 절망하는 이 시대와 다음 세대들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영적인 이정표가 되어 주시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오늘의 현 사태를 한국교회의 위기로 판단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큰 것을 중시하고 작은 것을 경시하는 잘못된 신학교육의 그릇된 풍토와 한국교회와 교계 지도자들의 선하지 못한 모습들에 대해, 우리 모두 함께 참회의 기회로 삼으며, 이 사태가 하나님이 보시기에 기뻐하시는 모습으로 결실하기를 바란다. 첨언하여, 전국노회장협의회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이 성명서에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도 있음을 명기하여 둔다.
주후 2017년 12월 19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제102회 전국노회장협의회
회장 박은호 목사 외 동의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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