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청와대가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하여, 소위 ‘낙태죄 폐지 청원’(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약 합법화)으로 제기된 것에 대한 답변을 내놓았다. 답변으로는, 내년도에 낙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것과, 헌법재판소와 국회에 기대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발표한 민정수석은 ‘낙태’는 불법성이 있으므로, ‘임신중절’로 용어를 바꾸겠다고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2년 재판관 4대 4로 “낙태죄”가 ‘합헌’임을 유지한 바 있는데, 현재는 새롭게 바뀌는 재판관들이 ‘진보’ 성향을 띠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와 정치권에서의 도움을 바란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를 발표한 조국 민정수석은 2013년 ‘낙태 비범죄화론’을 주장하는 논문을 쓴 적이 있고, 국가인권 위원을 거치기도 한 사람이다. 또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태아의 선별적 살인을 허용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하였다.
현행 낙태는, 형법 제269조와 제270조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고, 낙태 수술을 한 의료인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무조건 낙태가 불법으로 규정된 것은 아니다. 즉, 예외 조항이 있는데, “모자보건법”에 따르면, 유전적 정신장애, 신체질환, 전염성 질환, 강간, 친족성폭행, 산모 건강 우려 등으로 임신한 경우는, 낙태를 인정하고 있다.
낙태 문제는 그 동안,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놓고 논란을 벌여 왔다. 낙태 불법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달라는 것이고, 종교계와 이를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임신한 순간부터 생명이기 때문에, 낙태를 할 경우, 살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얼른 보기에는 ‘인권’ 대 ‘생명윤리’로 보이지만, 사실은 무분별한 성 개방과 죄의식이 약화된 가운데, 생명에 대한 무책임과 살인에 준하는 비윤리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슬픈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낙태는 분명 ‘불법’이며, 또한 ‘살인’이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현재 낙태 실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볼 때, 약 16만 9,000건의 낙태 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일 사건으로 해마다 이렇게 많은 생명을 잃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따라서 “모자보건법”에서 인정하는 것 외에, 낙태는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이 맞고, 이는 ‘살인’이라는 인식도 가져야 한다.
그래서 2012년 헌법재판소가 판결한 ‘낙태죄로 인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될 수 있지만, 태아의 생명권이 여성의 자기 결정권보다 앞선다’는 판결은 유지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만약 ‘낙태죄’를 폐지하게 된다면, 무분별한 생명경시 현상과 성문화의 문란과 윤리의식의 급격한 추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와 청와대에서도 기왕 국민들의 의견을 들었다면,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보다,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인식이 높음을 감안하여, 국민들과 특히 청소년, 청년들에게 집중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낙태가 불법이며, 생명을 존중해야 함을 적극적으로 가르치는데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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