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미국의 경제 예측 전문가 해리 덴트는 한국의 소비지출은 2010~2018년에 정점을 찍고, 소비가 가장 왕성한 이 연령대가 줄어드는 2018년부터 한국 경제에 '인구 절벽'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던 바 있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34회 정기학술대회를 통해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인구 절벽을 극복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그는 강연을 통해 먼저 인구 절벽 현상은 인구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사회 문제로부터 교회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정 교수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출산을 신성한 책무로 받아들이고, 교회 전체가 자녀 양육에 대해 공동의 책임 의식을 갖고 자녀를 양육하는 젊은 부부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목 받고 있는 공동육아에 대해서도 교회가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별히 정 교수는 출산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에서는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이 얼마나 복되고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하고 부모로서의 긍지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면서 "은연중에 퍼져 있는 교회 안의 경제주의식 사고와 여성을 차별하는 교회 제도, 그리고 출산과 양육을 사소하게 여기는 남성중심의 삶의 태도는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정 교수는 "고령화와 저 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출산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이로 인한 경제 상황의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공동체 자본주의'를 주장했다. 공동체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성경적, 시대적 대안으로, 경제자유와 경제정의의 유기적 조화를 지향한다. 더불어 '다 같이 더 잘 사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약자의 천부인권과 정직(Integrity)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정의 하에서 개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가 최대한 보장되고, 창의적 방법에 의한 자발적 나눔이 문화가 되는 자본주의이다.
때문에 정 교수가 제안한 대안 경제 활동은 공정 무역과 윤리적 소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것들로, 그는 "현재의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빈곤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방법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정 교수는 종교의 생명력이 현실에 대한 '초월성'에 있다고 말하고, "교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세속 가치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규범을 제공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말 인구센선스 결과 개신교가 우리나라 1위 종교로 등극했던 것을 상기시키고, "이제 한국교회가 대표 종교의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심각해지고 있는 고령화와 저 출산 현상은 인구 절벽을 맞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현상의 밑바탕에는 삶의 의미를 지나치게 경제적인 가치와 효율성으로 따지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러한 의식은 우리 사회를 더욱 심한 경쟁과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비인간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며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들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구절벽시대와 목회"란 주제로 열린 이번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는 18일 합신대에서 있었다. 행사에서는 정재영 박사의 주제발표 외에도 권 호 박사(국제신대)가 "인구절벽 시대의 균형목회"를 주제로 주제발표를 했으며, 이후 분반 자유발표가 진행됐다. 행사 전 예배에서는 정창균 목사(합신대 총장)가 설교를 전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