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가 16~18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 등에서 '종교개혁5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임성빈 총장(장신대)이 기조강연자로 나서 "종교개혁의 사회문화적 영향과 21세기 한국교회의 과제"에 대해 논했다.
먼저 임성빈 총장은 500년 전 종교개혁이 민주주의와 경제, 과학혁명, 평신도 교육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하고, 21세기 한국교회가 어떻게 종교개혁 정신을 계승해 낼 수 있을지 이야기 했다.
먼저 임 총장은 "한국교회가 오늘의 경제 질서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질서가 바로 세워질 수 있는 현실주의적인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하고, "특히 오늘의 경제 문제를 신학적으로 접근할 때, 종교개혁이 지향하고 있는 공동체적 연대성을 모색하는 방식들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21세기 종교개혁의 후예들이 깔뱅주의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는 이분법적 논의에 머물지 않고, 기독교적 경제 윤리와 사상이 우리의 현실 경제 시스템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임 총장은 "교회와 사회의 유기적 관계성을 모색하는 공공신학(public theology)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최근 몇 년 동안 공공신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교회가 대사회적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교회가 사회의 소통을 통해 탈게토화하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변화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또 임 총장은 "교회가 최근 한국사회에서 주목하고 있는 인문학과의 대화를 더욱 시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인문학적 소양의 구비는 오늘날 목회자뿐만 아니라, 성도들에게 요청되는 과업"이라 했다. 더불어 "종교는 과학을 통해 하나님 창조세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성취하고, 과학은 종교와 대화를 통해 그 한계 안에서 인류 공동체의 진보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종교와 과학의 창조적 소통을 이룰 수 있는 과제가 요청 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 총장은 종교개혁이 발견한 평신도의 의미를 복원하는 것이 실천해야 할 필수 과제라 이야기 했다. 그는 "평신도들의 민주적 참여요구에 부응하면서, 대의정치를 상징하는 장로제를 어떻게 유지해 가야 할 것인가라는 시대적 과제를 떠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교회가 교단과 교회가 갖고 있는 전통적 신앙과 그 표현양식을 복고적인 태도로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전통 안에 담겨 있는 성경적 원리와 정신, 신학적/역사적 원리들을 존중하면서도 그러나 시대정신을 반영해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회중들의 참여를 담보하는 방안들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임 총장은 "종교개혁이 교회 안 개혁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 개혁으로 이어진 까닭은, 평신도들이 개혁의 주체로서 역할을 감당했음을 기억하면서, 평신도의 역할을 적극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인제사장론이 결국 직업으로써의 소명을 확인하게 하고, 각자 삶의 자리에서 정직과 근면, 또 전문성으로 최선을 다하게 함으로 새로운 시대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음을 상기한다면, 다시 돌아보아야 할 종교개혁의 정신은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한 자리를 교회 내 뿐만 아니라, 교회 밖, 삶의 자리임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임 총장은 "우리가 있는 일터와 공동체, 사회가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구현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바로 그곳이 소명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신앙과 전문성, 윤리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고, "이러한 일은 일터신학과 영성의 재발견을 통해 가능하며, 그 원천은 바로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갈 때 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프로테스탄티즘과 동아시아: 동아시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새로운 무대가 될 수 있는가?"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임성빈 총장의 기조강연 외에도 이말테 교수(루터대)와 류대영 교수(한동대), 토시 사사오 교수(국제기독대), 장수동 교수(中정법대) 등이 각각 "독일 선교사의 입장에서 본 종교개혁의 유산과 한국개신교회를 위한 의미" "초기 한국 개신교의 성경 기독교적 성경" "일본 개신교와 피스메이커: 믿음, 문화, 사회정의 이슈에 대한 심리학자의 묵상" "중국 프로테스탄티즘과 법: 역사와 미래" 등의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또 16일 저녁에는 "동아시아 프로테스탄트에게 거는 기대"(양현혜, 이국운, 조영헌)란 주제로 토크쇼가 열렸으며, 마지막 폐막연설은 크리스 라이스 박사(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가 "이 때를 위한 하나님의 평화개혁"이란 제목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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