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아 20일과 21일 양일간 소망수양관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 공동학술대회'가 열린 가운데, 제2차 종교개혁을 꿈꾸는 한국교회 앞에 독일 출신 신학자 한 사람이 신학 교육 개혁과 그리스도교의 윤리 회복을 주장했다.
"한국 개신교회의 개혁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이란 제목으로 주제 강연을 전한 말테 리노 박사(루터대)는 먼저 "한국의 개신교가 때로 프로테스탄트 개혁보다 루터 시대의 (가톨릭) 교회와 더 유사하다"고 말하고, 한국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은 신뢰와 정체성의 위기라고 설명했다.
말테 리노 박사는 한국 개신교의 현재 위기를 "교회 자체의 위기, 교회론의 위기"라 보고, "아마도 그리스도교와 사회 간 차이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차이의 결핍 때문에 야기되었다"면서 "심지어 세상에 동화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때문에 교회의 본질을 묻는 한국교회 앞에 말테 리노 박사는 두 가지 제안을 했다. 하나는 신학 교육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교 윤리에 관한 것이다.
말테 리노 박사는 먼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모호한 교단에서 안수를 받는 등 자격 미달이 되는 많은 수의 졸업생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안수 받은 목사가 되기를 열망하면 누구나 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안수 받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목사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더불어 리노 박사는 "심리적인 문제를 갖고 있고 도덕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목사들도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 개신교가 미래 목사들을 위해 교육을 개선하고, 동시에 안수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제한해야 한다"면서 "루터도 목사들이 우수한 교육을 받길 원했다"고 했다.
한국에서 목사 안수를 받으려면 3년 신학 교육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말테 리노 박사는 "목사 후보생들이 학사와 석사 과정 모두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교육 제도를 제안 한다"고 말하고, 구체적으로 학부와 석사과정에서 어떤 커리큘럼을 공부해야할지까지 제시했다.
이어 말테 리노 박사는 "한국 사회가 유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유교는 현대 사회의 필요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오늘날의 도전에 더 적합은 또 다른 사회 체제 개념이 필요하다"면서 '그리스도교 윤리'를 소개했다.
리노 박사는 "대부분 한국 목사들이 그리스도교 윤리와 유교 질서 체제 간 근본적인 차이를 인식하지 못 한다"고 지적하고, "그들은 유교적 관점에서 성경을 읽는다"면서 "그리스도교 윤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리고 나서 그것을 실천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황금률'(마7:12)과 '대계명'(마22:37~40)을 제시했다. 먼저 황금률에 대해, 그는 "예수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결정이 아닌, 우리 자신의 신념을 따르기를 원한다"면서 "윗사람에게 순종을 요구하는 유교 질서 체제와는 다르다"고 했다.
이어 대계명에 대해, 그는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다른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혐오하고, 때때로 그들을 죽이기조차 하는데, 설령 이웃이 원수라 할지라도 사랑해야 한다"면서 "그런 총체적 사랑이 십계명의 취지요 하나님 모든 말씀의 본질"이라 했다.
말테 리노 박사는 "한국 개신교가 직면한 교회론적 위기를 극복하기 원한다면 16세기 유럽 프로테스탄트 개혁에서 배워야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하고, 신학 교육 개혁과 유교적 체제에서 그리스도교 윤리로의 전환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종교개혁과 오늘의 한국교회"란 주제로 열리고 있는 공동학술대회에서는 말테 리노 박사의 주제 강연 외에도 존 W. 드 그루취(케이프타운대학교 그리스도교학과 명예교수) 박사가 "세상의 생명을 위한 말씀과 성령의 변혁운동으로서 종교개혁"을 주제로 강연했다.
행사는 한국기독교학회와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 등이 공동주최했으며, 한국루터학회, 한국칼빈학회, 한국웨슬리학회, 한국장로교신학회 등이 협력했다. 또 개회예배 후에는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신학선언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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