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역사가인 케네스 웰스 박사.
한국교회 역사가인 케네스 웰스 박사. ©홍은혜 기자

[기독일보 홍은혜 기자]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교회 역사는 어떠할까? 과거 한국교회 '자기개조 민족주의'를 정의한 푸른눈의 역사가가 한국 초기 기독교인들에 대한 자신의 독창적인 저서의 새 번역본의 일부를 독서강연회에서 읽고 강연할 예정이다.

한국교회 역사가인 케네스 웰스 박사(캔터베리대학 역사학 명예교수)는 자신의 저서이며 한국 초기 기독교 민족주의에 관한 책 "새 하나님, 새 민족" 새 번역본 일부를 오는 25일 저녁 7시 30분 '순교자의 소리' 본부에서 소개한다. 그는 "조만식, 안창호 그분들이 지금의 한국 사회를 보면 자신들이 그토록 이루고자 했던 그 한국이 아니라 하고 한국 기독교에 자기개조 운동이 필요하다고 여길 것"이라 주장한다.

웰스 박사는 "오늘날 남한의 개신교회가, 긍정적이고 개인 및 사회를 변화시키는 신앙으로서의 기독교를 세웠던 대단한 한국인들의 신념, 그들의 삶 및 태도로부터 멀어졌다"고 지적하고, "일부 한국인들이 근래 들어 안창호를 다시 발견하고 있는데, 그는 진정으로 뛰어났던 인물"이라며 "그와 그의 동료들은 자신들이 가지게 된 새 신앙의 교리와 영적 본질을 이해하고 반영하고자 진정으로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 웰스 박사는 그들이 왜 조선이 이웃 나라의 속국이 될 만큼 약해졌는지 영적으로 깊이 이해했고, 조선인에 영적 회복이 필요함을, 그리고 그 영적 회복은 각 개인의 회복, 혹은 개조에서 시작된다는 데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물질주의자가 아니었다"고 했다. 때문에 "현재 남한의 대개의 개신교인은 상당히 물질주의적"이라며 "오늘날 대부분 개신교인이 중시하는 것, 그 태도 및 행동에 대해 (안창호 등이) 불만스럽게 생각할 것"이라 이야기 했다.

웰스 박사는 개신교식 민족주의를 '자기개조 민족주의'라 칭한다. 그는 이 표현에 대해 "안창호, 윤치호 같은 분들이 쓴 말에서 따온 말"이라 밝히고, "1919년 안창호는 ‘개조’라는 제목 하의 연설에서 독립된 새 한국 문명을 창조하고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 개조라고 했다"면서 "(안창호가) 개조는 각 사람이 할 일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웰스 박사는 자기개조 민족주의의 의미가 지금도 거의 완전히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에는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이는 안창호가 일컬은 '유정'한 사회가 아니며, 여전히 여러 면에서 '무정'한 사회"라면서 자신의 주장이 한국 내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들에게 도전을 줄 것이라 했다.

더불어 웰스 박사 "(안창호 등을 비롯한) 몇몇 기독교인이 결국 자신의 민족주의적 활동에 대한 개신교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개신교인들로 이뤄진 한 집단의 기록과 활동은 개신교가 적어도 자기 개조나 ‘윤리적’ 민족주의와 같은 민족주의의 한 흐름의 형성 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저서를 통해 두 가지 결론을 내린다. ▶개신교식 민족주의를 이끈 이들이 민족주의에 대한 그들 나름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로 인해 그들이 불가피하게 주류가 쓰는 전략과 다른 전략을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해 우익, 좌익 민족주의자들로부터 오해를 사게 됐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저항'을 물질적으로만 생각하면 이는 오직 물질에 관한 용어로 이해한다. 그래서 민족주의적 저항이 머리에 떠오를 때, 당연히 신체적이고도 직접적인 정치적 행동, 상황이 허락한다면 무기를 사용하는 행동일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누군가 비폭력 혹은 영적 저항에 대해 말하면,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그건 저항도 아니지!’라고 생각한다. 웰스 박사는 "한국 민족주의 역사학의 경우 문제가 특히 심각한데, 그 이유는 비폭력적 전략을 일제에의 협조의 한 형태로 보기 때문"이라 했다.

웰스 박사는 "조만식이 취한 전략을 간디의 ‘satyagraha’에 비교할 수 있는데, 한국 독자들은 조만식의 전략을 협조의 한 형태로 해석한다"고 말하고, "이러한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대부분의 주요 한국어 사전에 satyagraha가 무저항 운동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잘못된 번역인데, 간디가 영어로 이 말을 설명할 때, ‘civil resistance’ 즉, ‘시민의 저항’이라고 표현했으며, 이 저항이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이라 그는 생각했다"고 했다.

때문에 웰스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satyagraha의 참뜻을 모른다"고 지적하고, "이 표현에는 본질적으로 영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간디가 폭력을 절대적으로 반대했는데, 이는 폭력이 反영적인 것이고, 압제자의 죄를 반복하는 것이며, 인간의 불행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바로 조만식의 입장"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한국에서는 폭력(힘)을 사용하지 않는 저항은 ‘약한’ 저항이고, 진짜 저항이 아니며, 일제의 억압을 돕는 것이라고 간주됐다"면서 "이것이 바로, 한국인들에게 비폭력, 비정치적 저항에 관해 설명하는 것, 또한 개신교 자기개조 운동이 단순히 일제에 협조하는 운동이 아니었음을 믿게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이유"라 했다.

한편 케네스 웰스 박사는 현재 뉴질랜드아시아연구소(New Zealand Asia Institute) 연구원이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캔터베리대학(University of Canterbury)의 역사학 명예교수이다. 그는 1995년 호주국립대학(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에서 한국 역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웰스 박사는 블루밍턴에 위치한 인디애나대학교(Indiana University)와 2003년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의 한국 역사 교수로 임명 받은 호주국립대학에서 가르친 경력이 있다. 그는 1994년 호주국립대학교 한국학 연구소(the ANU Centre for Korean Studies)와 1995년 대양주한국학회(Korean Studies Association of Australasia)를 설립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그는 UC버클리 대학에서 역사를 가르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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