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최근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대안교육이 활발하게 활성화 됐지만, 대안교육 역시 어려운 점은 많다. 이를 극복하고자 28일 낮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대안교육 내실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는데, 박현수 교장(별무리학교, 기독교대안학교연맹 법제팀장)은 이 자리에서 발제를 통해 "대안교육 진흥을 위한 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현수 교장은 먼저 대안교육 현장의 소리가 어떠한 것인지 알려줬다. 그는 "지금 대안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현장의 고민은 대안교육의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사회적으로 공공성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 말하고, "미인가 대안학교가 지금은 500여 개는 족히 되리라 본다"며 "반면 대안학교 설립규정을 계속 완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인가를 받은 사립 대안학교는 22개교(5% 미만)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교장은 "인가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춘다 해도 계속해서 인가를 받지 않겠다는 목소리와 인가를 받고 싶으나 인가를 받기 위한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함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인가를 받고 싶지만 시설과 교육과정 운영, 인가 권자의 과도한 권한 남용, 교사의 선발 기준 등 인가 문턱이 여전히 높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고, 또 ▶대안교육의 자율성을 지켜야 한다 ▶대안교육 운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받아야 한다 등의 이유로 인가 요건이 아무리 낮아져도 초중등교육법에 의해 제도권으로 합류되는 인가는 받고 싶지 않다는 현장의 요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보도자료(2015.5.12)에 의하면 매년 5만 여명의 학업중단 학생이 발생하고 있다. 2010년에서 부터 5년간 누적인원이 28만 명이라고 한다. 박 교장은 "공교육을 떠나 있는 학생이 이와 같은데도 아직 이들에 관한 관심이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청소년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여가부에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 되어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교육지원을 시작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했다.
그러나 그는 "학교 밖 청소년 모두를 학교에서 부적응한 학생, 중도 탈락한 학생 등의 시각에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이들을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공교육에서든 학교 밖에서 든 대안교육을 활성화하여 다양한 학생들의 필요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대안교육을 지원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대안교육진흥에 대해 이야기 할 시점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교장은 "대안교육 진흥을 위해서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방향으로 추진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대안교육 진흥을 위한 법을 제정할 것을 제안하면서 그 법 안에 ▶각종학교로서의 인가대신 대안교육기관 등록제가 필요하다 ▶독립성이 보장된 대안교육기관 설립 운영 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취학의무의 면제 또는 유예 규정이 필요하다 ▶학교 밖 뿐만이 아니라 제도권 교육에서도 대안교육 활동이 장려되어야 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미인가 대안학교들이 그동안 해온 노력에 대한 인정을 받기는 고사하고 대안교육을 하는 것은 불법이며, 정부로부터 어떤 보호나 지원도 받을 자격이 없으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상황이 속히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정부는 각종학교로서의 대안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법이 있으니 자격을 구비하여 모두 제도권으로 들어오도록 강요할 것이 아니라 대안교육의 가치와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박 교장의 발제 외에도 토론자로 유정기 과장(교육부 학생복지과) 이덕난 박사(국회 입법조사처) 이주은 학부모(밀알두레학교) 임종화 대표(좋은교사운동본부) 정기원 이사장(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등이 나서서 발언했으며, 토론회 전에는 더민주당 김병욱 박찬대 의원 등이 환영사를 전하기도 했다. 행사는 김병욱・박찬대 의원실이 공동주최하고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이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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