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지난 2000년 4월 19일 소천한 故 한경직 목사를 기념하는 행사가 줄이어 열리고 있는 가운데, 21일 낮 영락교회(담임 이철신 목사) 50주년기념관에서는 "예수 잘 믿으세요: 복음의 가치를 사수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여러 발제자 가운데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 "한경직과 대한민국 건국운동: 1945~1948"이란 주제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먼저 그는 "해방 후 한국 교회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면 바로 한경직 목사일 것"이라 말하고, "그러나 한국 기독교를 넘어서서 한국 사회에서 한경직 목사가 차지하는 위치는 그렇게 크지 않은 듯하다"며 "한경직 목사는 천주교의 김수한 추기경에 비해서도 한국 사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한 목사가 한국 현대사에 미친 영향이 공정하게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박명수 교수는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가건설이었는데,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이념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서는 이것을 위협하는 공산주의를 막아야 하며, 같은 이념을 공유하고 있는 미국과 연대해야 하고, 이것을 계몽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이런 이념을 가진 집단을 만들어서 대한민국지지 세력이 되게 해야 하는데, 오늘의 대한민국은 바로 이런 노력의 결과로 이뤄진 것"이라 했다. 한 목사가 한국 사회에 미친 가장 중요한 업적이 바로 이러한 대한민국 건국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란 것이다.
박 교수는 "사실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써 건국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하고, "해방 당시 좌파 공산주의는 상당한 세력을 갖고 있었다"면서 "이런 공산세력을 제거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미국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이승만 대통령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것만 갖고는 자유대한민국이 건설되기 힘들었는데,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기독교 세력"이라 했다. 그는 "당시 공산주의에 대한 명백한 반대 입장을 갖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미국과 관계를 갖고 있는 거의 유일한 집단이 바로 기독교"라며 "이 기독교가 미국과 이승만과 함께 오늘의 대한민국을 건설했다"고 했다.
한경직 목사에 대해, 박 교수는 "해방 후 그와 북한의 기독교 신자들이 이북에서 공산주의를 체험했고, 그 결과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월남했으며, 서울에 영락교회를 만들어 공산주의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대한민국의 건국세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한경직 목사가 서울 한복판에 매주 수천 명이 모이는 대규모 교회를 세워서 대한민국을 건국하는데 힘을 다했다"고 말하고, "한경직 목사와 영락교회는 월남직후 반탁의 입장에 서서 민족주의 진영을 지지했으며, 남한만이라도 분명한 자유민주주의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이승만의 단독정부론을 지지했고, 이것을 위해 찬탁을 지지하고, 단정을 반대하는 좌익세력과 싸웠다"고 했다.
박 교수는 "한국 정치의 한복판, 좌익과 우익의 치열한 이념전쟁이 일어나고 있던 서울 한 복판에 이같은 민주 공동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하고, "이런 민주 공동체는 분명히 대한민국의 건국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박 교수는 "한경직 목사가 신자들에게 공산주의의 문제가 무엇이며, 대한민국 이념인 민주주의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를 올바르게 설명해 줌으로써 새로 태어나는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이념을 제공해 줬다"면서 "한경직 목사와 영락교회는 대한민국의 건국을 위해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이념 확립에도 지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했다. 그는 "이러한 것들이 한 목사와 영락교회가 대한민국의 역사에 기여한 공헌이 있는 것"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박명수 교수의 발표 외에도 임경철 박사(글로벌리더십개발원장)가 "개혁 신앙의 관점에서 본 한경직 리더십 연구"란 주제로 발표했으며, Dr. Kenneth G. Appold(프린스턴신학교)와 이양호 박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가 기조강연을 전하기도 했다.
또 심포지엄 전에는 '제4회 한경직목사기념상' 시상식이 있었다. 단체로는 잠비아 드림미션(대표 김서영)과 헤브론 메디컬 센터(원장 김우정)가, 개인으로는 주계명 선교사(예장통합)가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또 오전에는 영락교회 본당에서 기념예식이 치뤄졌고,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 은퇴)가 설교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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