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최근 한 종편 방송에서 경남에 소재한 한 대안학교의 교사-학생, 그리고 학생 간 폭력 문제와 관리 부재, 그리고 대안교육 전반에 대한 진단 리포트를 연이어 내보낸 가운데,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이하 연맹) 등이 "대안교육은 공교육의 ‘보완재’가 아니라 공교육의 '혁신선도재’여야 할 것"이라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맹 등은 먼저 "대안교육이 지난 20여 년간 경쟁주의 결과중심 교육문제를 혁신하기위해 생명과 평화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 교육을 제도권 안팎에서 실천해왔다"고 밝히고, "그 성과는 오늘날 혁신학교나 마을교육공동체 같은 공교육 개혁으로 연계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실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이번 보도로 드러난 사건처럼 여러 가지 병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면서 이번 보도를 계기로 자신들의 입장을 안팎으로 알리고, 곧 출범할 새 정부에 요청사항을 이야기 했다.
먼저 연맹 등은 "대안교육을 통해 한국의 교육현실을 바꾸고 어린이·청소년은 물론 우리 삶의 변화를 꿈꾸며 노력해 온 대안교육 진영이 종편 보도가 다룬 한 기숙 대안학교의 일탈에 대해 이것이 단순히 특정 학교의 문제로 귀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우선 지난 20년의 대안교육 운동이 우리가 희망했던 이상에 닿기 위해 더 치열하고 철저한 성찰과 통찰, 그리고 보다 세밀한 구성과 실천이 필요함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연맹 등은 "정부와 교육당국이 대안교육을 ‘학교부적응자’들을 위한 교육의 ‘보완재’로 바라보는 근시안적 시야에서 벗어나 미래교육을 위한 선도적 실험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교육당국은 공교육이 21세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음을 부정하고,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솎아내고 분리하여 대안교육으로 떠넘겨 왔다"고 지적했다.
또 "대안교육과 관련된 정책은 인가와 비인가를 망라하고 무책임한 방치와 지나친 규제 사이에서 표류해 왔으며 대안교육에 대한 전문성이나 장기적인 전망 없이 그때그때의 사안에 따라 결정되어 왔다"고 지적하고, "그러다보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수용에 가까운 수준으로 맡겨놓고 전문성 재고나 재정적 지원 없이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래왔는데, 이렇게 요행에 기대는 현실 속에서 개별 대안교육 기관들은 교사들의 헌신성 외에 기댈 곳이 없이 버텨왔다"고 했다.
더불어 "공교육의 문제를 제기하며 철학적으로 새로운 교육을 주장하여 대안교육을 만들어 온 시도들에 대해서도 교사들의 희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을 개인적 선택으로 치부하며 교육기본권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간과해왔고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맹 등은 "대안교육을 제도권 안에서 수용하려는 제도적·정책적 시도도 ‘특성화 대안교육’과 ‘각종학교 대안학교’로 양분되어 왔다"고 설명하고,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망의 부재는 물론 각각의 제도로 인가받은 학교에 대한 지원부족의 상황에서 문제해결은 개별 학교의 능력에 떠맡겨져 왔다"고 했다. 덧붙여 "비인가 대안교육 현장들을 교육개혁의 선도적 실험으로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포용하기 보다는 단순한 규제와 제제의 대상으로 치부해왔다"고 이야기 했다.
때문에 연맹 등은 "이런 측면에서 ‘고액 학원형 대안학교들의 등장’, ‘문제아 수용소로서의 각종 문제상황’, ‘교사들의 희생과 헌신성에 대한 지나친 의존’, ‘대안교육으로서의 정체성 부족과 실험정신 희석’ 등의 부작용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건강하게 대안교육을 펼쳐온 대다수의 대안교육 현장들은 이런 사건들이 불거질 때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러한 이유로 연맹 등은 "대안교육이 1990년대의 새로운 교육철학과 실천으로 돌아가 우리 교육에 대한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공교육 혁신을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전문적이며 종합적인 제도와 정책이 마련되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하고, "이는 단순히 현재 드러난 여러 병적 현상들을 다스리는 대증적 처방이 아니라 우리 교육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입장문에는 각각 인가와 비인가 대안교육의 대표적인 협의체/시민단체인 대안교육 특성화중고등학교 협의회, 대안교육연대,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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