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김동호 목사 ©높은뜻연합선교회

"열심히 일한 당신들, 떠나라."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누구에게 한 이야기일까?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들'이라 표현하니 한 사람은 아닌듯 한데, 그럼에도 최근 세습논란에 휘말린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떠오르는 글이 됐다.

김동호 목사는 글을 통해 자신의 과거 경험에 대해 이야기 했다. 교회 건물을 위한 대출을 받을 당시, 은행 직원이 했던 이야기가 자신에게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높은뜻숭의교회 규모와 예산이 상당했음에도 불구, 그 직원은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한 사람 때문에 석 달만에 천 명이 모인 교회는 그 한 사람만 잘못되면 한 달만에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김 목사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망치로 얻어 맞은 것처럼 충격이었다"고 했다. 덧붙여 "은행 직원은 한 사람의 리더쉽 때문에 부흥하고 성장하는 교회와 조직을 믿어 줄 수 없는 신용불량 조직으로 판단했던 것"이라 부연했다. 결국 대출을 받기는 했지만, 김 목사는 이후 '높은뜻숭의교회에서 김동호 목사 제거(?)하기'를 결심했다고 한다.

안식년이 닥쳤을 때, 김 목사는 교인이 줄어들어 장로들이 성화를 해도 불구, 교회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 그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교회는 취약한 교회라고. 교회도 강해져야 하고. 나도 강해져아 한다고. 교회도 나 없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하고 나도 높은 뜻 숭의교회 없어도 존재할 수 있어야 하는거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김 목사는 뒤 이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자기가 없으면 안 되는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 아들이 대를 잇지 않으면 교회가 흔들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그래서 떠나질 못하고 원로, 공로, 명예, 은퇴, 별의 별 타이틀을 다 만들고 자리를 만들어 교회를 지키려 애를 씁니다. 떠나지 못합니다. 착각입니다. 욕심입니다."

다음은 김동호 목사의 글 전문이다.

열심히 일한 당신들 떠나라. (2017.03.25)

1.
높은 뜻 숭의교회를 학교 강당을 빌려 시작하였었습니다.
사무실과 교육관은 학교 근처에 건물을 임대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임대료가 너무 비쌌습니다.

2.
차라리 은행 융자를 얻어 건물을 사고 이자를 무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마침 눈여겨 보던 좋은 건물이 나와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현금이 부족하여 은행 융자를 얻어야만 했습니다.
30억 원 정도가 필요했습니다.
큰 돈이었지만 당시 주일 출석교인이 3천 명 정도 되던 때라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은행도 그렇게 판단하고 쉽게 돈을 빌려주리라 생각했습니다.

3.
그런데 은행으로부터 두 번이나 딱지를 맞았습니다.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우리 교회처럼 좋은 대출조건 대상이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대출심사원들을 제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만났습니다.
'왜 안 빌려주시는가?'고 묻자 그냥 한 마디로 '높은 뜻 숭의교회는 신용이 없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우리 교회 주일 출석이 3천 명이다.'
'예산도 수 십 억 원이 넘는다.'고 하자 은행 직원이 저에게 이렇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4.
'높은 뜻 숭의교회는 개척한 지 석 달 만에 출석이 천 명 넘었다지요?'
'네 그랬습니다만'
'목사님 때문이지요?'
'뭐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한 사람 때문에 석 달만에 천 명이 모인 교회는 그 한 사람만 잘못되면 한 달만에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5.
망치로 얻어 맞은 것처럼 충격이었습니다.
은행 직원이 내가 너무 감동을 하여 멍한 표정을 짓자 내가 이해를 충분히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해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목사님이 스캔들이 나신다거나...'
'차 사고로 돌아만 가셔도 이 교회는 그냥 와해 될 겁니다.'

6.
은행 직원은 한 사람의 리더쉽 때문에 부흥하고 성장하는 교회와 조직을 믿어 줄 수 없는 신용불량 조직으로 판단했던 것입니다.
못 빌려도 큰 문제 없었습니다.
그냥 월세 내고 지내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은행 직원의 말이 30 억 원보다 더 귀한 말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그 은행직원의 말이 내 폐부를 찔렀습니다.
너무 감동적인 깨달음이었습니다.
어쩔 줄 몰라하는 내 모습을 보고 은행 직원이 당황했습니다.
그 정도로 감동했었습니다.
은행 직원이 자기 말에 그렇게 감동하는 사람을 아마 처음 보았던 것 같습니다.
자기 말에 감동하는 것에 감동하여 결국 대출해 줬습니다.(?)

7.
은행 직원의 말을 듣고 결심했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목표 하나를 설정했습니다.
그것은
'높은 뜻 숭의교회에서 김동호 목사 제거(?)하기'였습니다.

8.
일 년 동안 안식년을 가기로 생각하고 당회에 안을 내 놓았습니다.
장로님들이 찬성해 주지 않았습니다.
내가 일 년이나 강단을 비우면 교회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생각들 하셨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 주일씩 주일 설교를 하지 않곤 했었습니다.
나 아닌 다른 목사의 설교도 듣곤 해야 교인들의 신앙적인 폭이 넓어질 수 있겠다 싶어서였습니다.
내가 설교를 안 하는 주일엔 교인들이 줄었습니다.
거의 매주 사무실로 다음 주일 설교를 누가하는지를 묻는 전화가 왔었습니다.
약 400명에서 800명 까지의 교인들이 늘었다 줄었다 했습니다.
장로님들이 그 이야기를 하시며 한 주일만 비워도 그렇게 교인이 주는데 일 년 동안 강단과 교회를 비우며 교회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씀들 하셨습니다.

9.
저는 반대로 그래서 떠나는거라 말씀드렸습니다.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교회는 취약한 교회라고.
교회도 강해져야 하고
나도 강해져아 한다고
교회도 나 없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하고
나도 높은 뜻 숭의교회 없어도 존재할 수 있어야 하는거라 말씀드렸습니다.
장로님들이 내 말에 동의해 주셨습니다.

10.
안식년을 떠났습니다.
그 다음 주일날 당장 천 명의 교인이 줄었습니다.
장로님들이 놀래서 나에게 연락을 주었습니다.
'거 보십시요. 우리가 뭐라고 그랬습니까? 당장 들어오셔서 수습하셔야 하시지 않겠습니까?'
내가 답을 보냈습니다.
'다 무너져도 안 들어갑니다.'
'내가 들어가야만 수습이 되는 교회는 김동호 교회지 하나님의 교회가 아닙니다.'
'무너질 교회는 무너져야만 합니다.'
정말 다 무너져도 안 들어갈 작정이었습니다.

11.
교회는 당연히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교인 수는 줄었지만 더 건강한 교회가 되었습니다.
전에는 내가 없으면 안 되는 교회였었는데
내가 없어도 되는 튼튼한 교회가 되었습니다.

12.
작년 마지막 주일로 높은 뜻 교회에서 은퇴했습니다.
높은 뜻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무실도 비우고 떠났습니다.
높은 뜻 교회와 어떤 조직에도 내 자리는 없습니다.
심지어 이름도 없습니다.
내 이름은 높은 뜻의 역사 속에 기록으로만 남았습니다.

13.
높은 뜻 숭의교회를 개척하며 하나님과 하였던 약속을 그렇게 함으로 지켰습니다.
'하나님만 주인이 되시는 교회가 되겠하겠습니다.'

14.
자기가 없으면 안 되는 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 아들이 대를 잇지 않으면 교회가 흔들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그래서 떠나질 못하고
원로
공로
명예
은퇴
별의 별 타이틀을 다 만들고 자리를 만들어 교회를 지키려 애를 씁니다.
떠나지 못합니다
착각입니다.
욕심입니다.

15.
어느 여행사의 광고 카피가 유행이었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휴가가라는 광고였습니다.

16.
오늘 오전 시카고에 있는 교회의 목사 장로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가 있습니다.
교회를 위하여 충성한
그리고 충성하고 계시는
목사님 장로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입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열심히 일했으니 떠나라'
'열심히 일했다고 집착하지 말고'
'고집 부리지 말고'
'자기 없으면 교회 안 되는 줄로 착각하지 말고'
'고집 부리지 말고'
'교인들 향해 사기(?)치지 말고'
'떠나라'
'그냥 떠나라'
'깨끗이 떠나라'

17.
그러면
교회는 좋은 교회됩니다
건강한 교회됩니다.
그래야만
하나님이 주인이 되시는 건강하고 튼튼한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18.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걱정말고 떠나라
사기치지 말고(죄송) 떠나라

19.
오늘 목사 장로 세미나 때
그냥
이 글 읽어 드리고 끝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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