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창조론 전문가들의 모임인 창조론오픈포럼이 10주년(제20회)를 맞아 지난 11일 100주년기념교회 제1사회봉사관에서 열린 가운데, 비록 정죄를 받고 순교했지만 올바른 창조론을 수호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던 오리겐(Origenes Admantius, 185~254)을 주제로 조덕영 박사(공동대표, 창조신학연구소장, 김천대 평택대 겸임교수)가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초대교회의 첫 성경학자로서 오리겐은 헬라파 교부이면서도 하나님이 영원한 물질로부터 우주를 창조했다는 그리스 철학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이 물질 그 자체를 창조했음을 주장했다. 오늘날 정통 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도 있지만, 그는 성경적 창조의 기초를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리겐 당시 알렉산드리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도서관이 있었고 학문의 자유를 바탕으로 알렉산드리아에서 태동한 신플라톤학파뿐 아니라 철학의 거의 모든 학파가 활동하고 있었다. 때문에 조덕영 박사는 "그가 기독교 신학의 여명기에 기독교와 헬라 철학을 종합한 인물이 된 것은 이와 같은 환경적 배경이 있었다"고 했다.
오리겐은 다작의 저술가로 알려져 있는데, 성경텍스트, 주석, 설교, 경건생활, 변증에 관한 다양한 책을 썼다. 비교적 늦은 시기인 215년에서 220년 사이 방대한 저서를 남겼는데, 그럼에도 불구 그의 많은 저술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사후 300년 제5차 종교회의(553)에서 이단으로 정죄되고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그의 저서를 몰수·발행금지를 했기 때문이다(주후 543년).
조덕영 박사는 "사실 오리겐 이전 본격적인 기독신학자가 없었다"고 밝히고, "오리겐은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서 기독교적으로 양육 받은 최초의 문필가였기에, 그가 어떻게 신학을 전개하였는가는 기독교가 초대 교회 당시 어떻게 신학을 형성해 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최초의 인물이 아닐 수 없다"면서 "(그가) 고대 교회 최초로 기독교 가르침에 대한 포괄적이며 체계적이고 신학적인 구상을 제시하고, 기독교 초기 신학형성기에 나타난 그의 교의학적 시도는 많은 공과(功過)를 남기고 있다"고 평했다.
조 박사는 "(오리겐이) 본문 주해와 주석을 쓴 최초 기독교 성경학자요 교의학의 최초 작품을 쓴 학자요 '켈수스 반박'을 통해 초기 기독교 변증을 이끌었고 창조 신앙에 있어서도 성경적 교리를 구축하려고 노력한 학자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하고, 비록 사후 이단으로 정죄되었지만 "그가 만일 순교 당하지 않고 신학적 연구에 매진하였다면 어떤 학문적 발전과 수정을 이루었을지 알 수가 없기에 그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조 박사는 오리겐이 "초기 기독교 학자로서 기독교를 강력히 위협하던 영지주의 사상을 부인하는데 앞장서고 성부수난설(聖父受難說, pastripassianism), 양태론(樣態論), 아리우스주의와 같은 이단적 사상에 빠지지 않도록 신학적 통로를 제공한 것은 분명한 공헌이었다"고 평했다.
행사에서는 조 박사의 발표 외에도 "헨리 M. 모리스의 종말론을 중심으로 본 창조과학과 종말론"(김준석) "논리적인 믿음"(배준수) "호킹의 '위대한 설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허정윤) "98.5%라는 착각 -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학적 차이의 비교"(양승훈) "후성유전학 혁명, 진화론의 재부상인가? 창조의 새로운 지평인가?"(박춘호) 등의 논문발표가 이뤄졌다.
또 "존 H. 왈튼 '창세기1장의 잃어버린 세계'"(박석호) "양승훈 '창조연대논쟁: 젊은 지구론, 무엇이 문제인가?'"(강성운) 등의 서평도 함께 발표됐다.
창조론오픈포럼은 지난 2007년 ‘창조론은 비단 생물학이나 지질학, 천문학,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신학과 철학, 과학사, 심지어 인문사회학과 어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대표적인 학제 간 교류가 필요한 융합적 주제’라는 취지로 시작됐다.
현재 박찬호(백석대), 박해경(백석대), 안명준(평택대), 양승훈(벤쿠버세계관대학원), 이선일(정형외과 원장), 조덕영(창조신학연구소), 최태연(백석대), 허정윤(선교사) 박사 등이 공동대표로 사역하고 있으며, 극단적 창조론과 무신론적 우연론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과학자, 신학자, 과학사학자, 과학철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창조론 전문가들의 모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덕영 박사는 “창조론 연구는 그 특성상 다양한 과학 분야와 신학, 그리고 과학사와 과학 철학 등의 학문적 영역을 포괄하는 대표적인 학제 연구 분야”라 밝히고, “특정한 분야의 사람들만 모이는 일반 학회와 달리 창조론과 관련 있는 여러 영역의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행사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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