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서로 다른 종단 종교인들이 모여 '생명'을 토론하는 자리가 계속 마련되고 있다. 7일 수운회관에서는 '종교계별 생명문제·생명헌장에 대한 의견'을 주제로 생명포럼 제6차 세미나가 열렸다.
주최 측은 "올해 2016년 6월에 첫모임을 가진 생명포럼은, 반년동안 학계의 담론전개에 이어 생명담론의 주체인 종교계의 뜻과 의견을 담는 단계에 접어 들었다"고 밝히고, "이제 각 종교계의 생각과 뜻을 모으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전했다. 다만 "생명포럼은 각 종단의 공식적인 대표기구가 참여하는 모임이라기 보다는 종교별로 생명문제에 관심있는 그룹이 임의로 참여하는 형식"이라 밝히고, "명문제에 관심이 있는 각 종교계의 다양한 일원들이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 마찬가지로 관심있는 학자들과 함께 논의하여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는 모임"이라 전했다.
기독교계에서는 조은화 목사(향린교회)가 발제자로 나서 "살아있는 동반자"(창세기 2:5-25, 고린토전서 12:12-27)란 주제를 가지고 성서를 토대로 발표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의식"이라 지적하고, "이 세상에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각자의 고유한 기능과 목적을 지니기에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호의존성을 가진다"면서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며 협력할 수 있기에 더 큰 아름다움을 이루고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이 시대 요청되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바로 하나 됨과 평화를 위해 사는 것"이라며 "인간끼리의 평화를 넘어 세상과의 평화"가 필요하다 역설하고, "바울이 말했듯 평화를 이루는 일은 약하고 강함의 의식에서 모두의 자리가 소중하고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통합된 생각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했다.
조 목사는 "종교가 확장되어 가는 것과는 다르게 사회적 영향력이 축소되거나 부조리와 절충하는 권력지향적인 면으로 치닫는 것은 기독교가 자본과 권력에 휘둘려 본뜻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면서 "이 시대 신앙교육은 고통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외면하지 않도록 울타리 너머의 세상과의 연결을 더 깊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신앙과 삶이 통합되도록 인도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더불어 "자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창조의 본뜻을 살려 생명살림의 삶을 살기가 쉽지 않지만, 인간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고 인간의 사명과 존재목적을 기억하며 그릇된 가치와 맞서며 새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 맞섬은 교육에서 시작"해야 한다면서 "차기 정부에게 권하는 바는 교육정책 수립 시 생명과의 관계와 연결됨의 자리가 세심히 다뤄질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우희종 교수(서울대, 생명포럼 운영위원)의 사회로 열린 행사에서는 조은화 목사의 발표 외에도 각 종단의 입장에서 법응 스님(불교사회정책연구소장, 대한불교조계종), 이공현 교무(은덕문화원장), 김용휘 교수(천도교 한울연대 공동대표) 등이 발표했다.
주최 측은 포럼에 대해 "언젠가 공식기구에 의한 대표성을 갖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겠지만, 이 세미나 결과는 그때까지는 이 사회의 지성이 내놓는 의미있는 주장이기도 하고, 또 그때까지 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으로서의 유력한 지위를 가질 것"이라 밝히고, "생명, 탈핵 실크로드 출발전 선포될 세계생명헌장을 다듬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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