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잃어버린 교회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여러가지 방편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한 가지가 교회의 '투명한 재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2일 낮 기독교회관에서 "투명한 재정, 신뢰받는 교회"란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맞이 이야기 마당'을 개최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교)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준비하는 한국교회 재정"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가장 다루기 어렵고 민감한 것이 바로 교회의 헌금과 재정"이라 지적하고, "교회에서는 재정의 대부분이 하나님께 바친 헌금으로 이루어진다는 신성한 의미 때문에 이를 다룬다는 것이 자칫 불경스럽게 여겨질까 싶어 매우 조심스럽기까지 하다"면서 "교회가 공동체라는 점에서 생각해볼 때, 교회 재정의 사용에 대해서 소수의 특정인이 권한을 갖고 은밀하게 집행하기보다는 교회 구성원 모두가 신뢰할 만한 방법으로 투명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지로 대부분의 교인들은 교회의 헌금이 얼마가 되며 이들이 어디에 어떻게 지출되고 있는가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정 교수는 "교회 재정의 대부분이 평신도들의 헌금에 의해 구성되므로 이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말하고, "교회 재정이 신성한 헌금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보다 엄격하게 집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교회 재정을 성경의 뜻에 따라 올바르게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단체 못지않게 투명하게 운영함으로써 교회 구성원인 신도들에게만 아니라 사회에 대해서도 공신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특히 정 교수는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정 사용의 공공성"이라 강조하고,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자신들을 위한 공동체로서가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고, '하나님을 사랑하듯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대명제에 동의한다면 교회 재정의 얼마간은 우리의 이웃을 위해, 다시 말하면 사회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기독교인들이 형편과 관계없이 자신의 신앙고백으로 십일조 헌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회 역시 교회 규모나 형편을 떠나서 재정의 일정 부분을 우리 사회를 위해 사용하도록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정 교수는 "교회 재정을 단순히 자금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로 이해하고, 교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더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노력은 교회 지도자들만의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될 뿐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공공의 관점에서 토론과 실천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이렇게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 없이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 교회는 보다 건강하고 참다운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해나가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정 교수의 발표 외에도 박성배 회계사(본회 교회재정투명성위원)가 "바람직한 교회의 재정관리"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이야기마당 시간에는 권성수 상임위원(한국회계기준원)과 권흥식 장로(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회계부장)가 패널로 참여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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