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현대사회 성도들에게 있어 '과학'은 삶 가운데 친숙하면서도, 신앙과 함께 하기에는 굉장히 어색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이 고민을 화두로 정교회한국대교구가 19일 낮 성 니콜라스 주교좌 대성당에서 "정교회와 현대 세계의 문제: 과학기술의 도전들"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게일 월로샤크 박사(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파인버그 의학대, 방사선학과 생물학 교수)는 "과학 기술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숙고들"(Technology and Reflections on Personhood)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성경 속 '욥'을 인용하면서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는 우리의 보잘 것 없는 노력을 생각할 때 우리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월로샤크 박사는 "과학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에 관한 지식을 추구할 수 있지만, 하느님의 심오함과 연결되어 있는 그 분에 대한 이해에 우리의 인지적 능력을 적용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과 우리의 이해력의 한계를 우리는 인식해야 한다"고 말하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과학기술을 우상화하려는 경향이 종종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새로운 것들'은 하느님이 주신 것이고 하느님의 창조와 그 복합성과 법들의 맥락에서 보면 하찮은 것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할 필요성 있다"고 했다.
그는 "지지울라스(그리고 다윈)를 다시 정리하면, 과학기술은 우리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적응들 중의 하나"라 말하고, 때문에 "과학기술과 이해력에 함께 동반되어야 할 것은 과장된 오만함이 아니라 우리가 그런 발견들을 경험하게 허락하신 하느님에 대한 겸손과 감사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월로샤크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 했다. 그에 따르면, 과학계는 일반적으로 종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고 한다. 최근의 퓨(Pew)의 조사에 따르면, 과학자들의 50퍼센트만이 어떤 형태의 초월적인 존재를 믿고, 그 중의 상당수는 어떤 조직화된 종교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때때로 나는 종교에 대한 언급이 금기시되는 과학계와 과학 문제를 토론하는 것에 폐쇄된 태도를 지니는 교회 공동체, 마치 두 개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러나 월로샤크 박사는 "나의 일상생활에서 불가피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과학과 신앙에서 내가 얻은 식견은 모두 내 마음 안에 존재한다"고 말하고, "그것들은 융합되어 서로를 형성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더욱 강해지고 깊어진다"면서 "과학계에 고착된 이데올로기는 양측에 대한 경험과 토론과 개방으로 서서히 사라져야 하고, 정교회는 과학과 종교 간의 대화에 참여함으로써 이것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통성 있는 정교회의 견해는 과학에 반대하지 않고, 그러한 견해에 대한 개방적인 표현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서 올바른 시각을 갖도록 인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정교회에게, 과학과 종교의 '전쟁'을 일소하는 가장 빠른 길은 과학에 대한 잘못된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며 "타협하지 않고 믿음과 진리를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속단하지 말고' 연민과 지식과 신중함을 가지고 현재의 문제들을 고찰하고 정교회 교부들을 본받으려고 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월로샤크 박사는 마지막으로 "(정교회는) 선을 위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면 공학과 과학 연구를 환영 한다"고 말하고, "지식과 이해를 하느님의 선물로 인식하지만 우리는 또한 어떤 과학기술의 사용이 올바른지를 판단하는 데 분별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세부적이고 섬세한 구분을 짓는데 분별력이 요구 된다"고 했다. 더불어 "과학과 종교는 양립할 수 있지만, 우리는 때때로 어떤 문제들과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과학은 사실과 데이터를 요구하지만, 정교회는 우리의 믿음과 강한 신앙을 요구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게일 월로샤크 박사의 발표 외에도 니꼴라오스 대주교(그리스 메소가이아와 라브레오띠끼의 대주교)가 "트랜스휴머니즘과 신화 : 초월성에 대한 두 가지 접근"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으며, "과학 기술, 중독, 그리고 한국 사회"(나창규 다니엘 대신부, 인천 성 바울로 성당 주임사제) "자연의 지배자요 소유자로서의 인간, 그리고 죽음: 데카르트의 구상에 대한 정교회의 응답"(페리 하말리 보제, 미국 노스 센트럴 대학, 종교학 교수)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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