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복음주의(Evangelical) 기독교인 81%가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신문들은 대선출구조사를 근거로 복음주의 기독교인 81%가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전통적으로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해왔는데 이번에 81%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트럼프를 찍은 것은 지난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얻었던 78%를 능가하는 역대 최대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성경의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고 기도와 성경묵상 등 경건생활을 중시하며 예수를 믿어야 구원을 받으며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전도와 선교를 강조하는 기독교인들을 일컫는다.
이들에게 트럼프는 3번 결혼하고 카지노 사업을 해서 돈을 벌고 이번 대선에서 공개된 성추행 언급 비디오 등으로 자신들의 가치와 맞지 않아 선거 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되었다.
하지만 트럼프에 대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몰표는 낙태, 종교의 자유 등에서 미국사회의 방향을 정할 연방대법관 임명 때문에 나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복음주의 기독교인 10명 중 7명은 차기 대통령이 연방대법관을 임명한다는 점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안토닌 스칼리아 연방대법관이 사망하면서 현재 연방대법관은 한자리가 공석이다. 나머지 8명의 연방대법관은 진보 4 대 보수 4로 스칼리아 연방대법관의 자리를 누가 채우느냐에 따라 연방대법원이 보수 혹은 진보로 가느냐가 달려있었다. 현직 연방대법관 중 3명이 83세, 80세, 78세로 고령이라 차기 대통령은 이들의 후임자를 임명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선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 가운데 연방대법관을 임명하겠다며 21명의 후보자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모두가 낙태를 반대하고 종교의 자유를 지지하는 보수적인 판사들이었다.
트럼프는 낙태할 수 있는 경우를 까다롭게 정한 법을 만드는 등 복음주의 기독교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펜스를 러닝메이트로 정하면서 낙태를 반대하는 친 생명 입장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얻었다.
지난 3차 대선 TV 토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낙태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강조하며 임신 말기 낙태까지 찬성한다고 밝히자 트럼프는 그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임신 말기 낙태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트럼프의 입장은 연방정부로부터 매년 5억 달러의 지원을 받아 낙태를 시술하다 얼마 전 낙태한 태아의 신체를 매매한 것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된 단체인 플랜 페어런후드(Planned Parenthood)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과 낙태를 합법화한 연방대법원의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 (Roe v. Wade) 폐기를 주장해온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동성애를 죄로 보는 기독교 신앙적인 이유로 동성애자에게 서비스를 거부했다가 차별했다는 이유로 꽃집 주인, 사진사, 제과점 주인 등이 처벌받자 기독교인들의 종교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것을 우려해왔다. 트럼프는 종교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오바마 행정부는 성전환자들의 권리보호를 위해 공립학교에서 성전환자들이 자신이 선택한 성에 따라 화장실, 탈의실을 쓰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는데 트럼프는 이런 오바마 행정부의 지침과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후 지난 13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친 생명 입장의 연방대법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고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연방대법원에서 합헌 판결을 했으니 끝난 이야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케이아메리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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