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가 지난 5일 성결대에서 "목회와 내러티브"란 주제로 '제32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승진 박사(합신대 예배설교학)가 "구속사 내러티브를 구현하는 설교목회"를 주제로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먼저 이승진 박사는 한국교회의 문제점, 특히 신학교육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신학생들이 신학교에서 습득한 신학교육의 패러다임 속에는 이론신학과 목회현장이 분리되어 있고, 이론신학 안에서도 성경신학과 실천신학이 분리되어 있으며, 심지어 실천신학 안에서도 설교학과 목회리더십, 또는 기독교교육학이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나뉘어서 신학을 공부하는 신학생들의 의식세계 안에서 여러 신학과목들에 대한 학습 결과물들은 목양을 위한 통전적인 목회 청사진으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 박사는 "이렇게 파편적이고 이론지향적인 신학교육 때문에 목회현장에서는 신학무용론을 주장하는 목회자들이 점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설교학 교육(teaching preaching)이 이론신학 분과에 굳건히 기초함과 동시에 목회현장에서 교회를 세워가는데 실제로 적용 가능하며 효과적인 설교학의 이론적인 모델을 계발하는 것'이 자신의 관심이라 이야기 했다.
특별히 그는 "오늘날 한국의 여러 신학교들에서 수 많은 신학생들을 이전보다 더 발전된 설교학을 공부하고 또 수 많은 목회자들이 강단에서 열심을 다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함에도 불구하고 목회 현장에서 바람직한 결과(영적인 변화와 교회의 성장)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원인에 대해 "설교자/목회자가 그리스도를 본 받아서(imitatio Christi) 하나님과 신자들 사이에서 ‘언약의 중보자’(a mediator of covenant)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설교자가 먼저 성경 속에서 말씀을 통하여 하나님과 자신과의 언약 갱신을 실제적으로 경험하지 못하고 그래서 설교자가 설교 시간에 설교 메시지로 하나님의 구원 사건이 오늘 신자와 교회 안에서 현재진행행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 박사는 이런 원인에 대해 ▶‘전체 성경’(tota scriptura)에 관한 해석학적인 이해의 부족 ▶성경 본문과 청중의 실존적인 상황의 분리 ▶목회 현실과 무관하거나 통합되지 않는 신학교육 ▶‘올바른 주해와 설득력 있는 전달’의 좁은 설교학 프레임 ▶신자가 살아가는 상식의 세계에서 적실성이 없는 메시지 등을 이야기 하고, "설교자는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관한 내러티브가 오늘 교회와 신자들의 삶을 관통하고 있음을 구속 역사적인 언약 갱신의 관점에서 이해하지 못하고, 하나님과 신자의 두 세계를 자기 메시지에 함께 담아서 증언하고 가시적인 목회사역으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그는 제대로 된 그리스도 중심의 구속 역사에 관한 내러티브는 설교자의 설교를 통하여 회중에게 선포되어 회중의 영적인 깨달음과 변화를 이끌어낸다 말하고, "이 과정을 주도하는 것은 말씀을 통하여 자기 백성들에게 찾아오셔서 언약을 갱신하시는 하나님의 프락시스(praxis of God)"라며 "말씀으로 자기 백성과 맺은 언약(covenant of God)을 갱신하고 회복하는 하나님의 프락시스는 회중에게 영적인 깨달음과 변화를 가져오며, 이 과정에서 회중은 구속사 내러티브가 자신들의 제한된 정체성의 내러티브를 변화시키는 영적인 변화와 성숙을 경험하며, 그러한 경험은 다시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의 내러티브를 담는 가시적인 목회 양식들로 구현된다(pastoral role-fulfillment)"고 했다.
이를 위해 이 박사는 설교자가 "지속적으로 성경이 펼쳐 보이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관한 내러티브(biblical redemptive history narrative)가 구체적으로 신자 개인 내면의 정체성의 내러티브(individual identity narrative)와 어떻게 만나서 충돌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며 그러한 영적인 깨달음과 변화를 신앙 공동체 전체의 정체성의 내러티브(communal identity narrative)로 구현하도록 유도할 것인지에 대하여 통전적인 시각을 가지고 말씀을 준비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승진 박사의 주제발표 외에도 "강해설교의 명제형 주제의 타당성과 필요성"(채경락) "본문성이 드러나는 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 대한 제안"(김대혁) "개혁주의 예배신학에 기초한 21세기 한국교회 ‘예배의식’(Liturgy)의 모델연구"(박태현) "삼위일체 하나님과 연합의 자리로서의 예배: 동방교회 신격화 교리의 실천신학적 적용을 위한 하나의 시론"(임대웅) "쓰기와 읽기를 통한 영적성숙의 가능성 연구"(조성호) "한국교회 성도의 전인성장을 위한 코칭의 목회적 적용"(권순달)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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