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섬기고 있던 교회에 다니고 있던 어느 교인 중의 친척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적이 있었는데, 조문을 가보니 장례가 진행되고 있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교회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조문 예배도 없었고, 다니는 교회에서 찾아오는 교인들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았더니 망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장례를 치러줄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었습니다…나는 매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자살 이후, 한국교회 목회 매뉴얼"이란 주제로 '서울시 마음이음프로젝트 성직자인식개선 포럼'이 열렸다. 6일 오후 보라매열린교회에서 개최된 행사에서, 노용찬 목사(빛고을나눔교회)는 "자살유가족을 위한 목회적 배려"란 주제로 발표하고, "하나님께서 죄와 죽음의 세력에 고난을 당하고 있는 인간을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친히 우리의 삶 속으로 찾아오셨듯이, 교회와 목회자 역시 급변하는 물질만능과 인간소외의 환경 속에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교인들을 직접 찾아가 는 더욱 적극적인 생명 돌봄의 목회가 요구되고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시급한 것이 삶의 희망을 북돋아 자살을 예방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 목사는 자살자 유가족을 더욱 배려하고 돌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치유되어야 할 마음의 아픔과 사랑하는 가족을 상실했다는 상실의 슬픔이 있기 때문 ▶누구도 보상해 줄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기 때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가족 비밀 때문에 극심한 소외를 당하고 있기 때문 ▶자신에게도 삶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과 그러할 경우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기 때문 ▶자살자 유가족은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우울감이나 심한 경우 우울증으로 시달리고 있기 때문 등으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노 목사는 자살자 유가족을 위한 목회적 배려에 대해 먼저 목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며, 목회자 자신이 왜 목회자가 되었는가에 대한 분명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한 후, 인간의 삶의 고난과 질병과 죽음의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목회자의 사회적 관심과 인식의 변화, 설교내용의 변화가 필요하고, 목회자와 교회 안에는 구체적인 영혼을 돌보는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히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변화가 목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양적 성장을 목표로 하던 목회에서 다시 유턴해 영혼의 돌봄을 위한 생명을 보듬는 목회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노용찬 목사의 발표 외에도 "자살유가족에 대한 의삭적 관점과 회복프로그램"(최의헌) "한국교회 목회매뉴얼"(조성돈) 등의 발표가 있었다. 또 안해용 사무관(경기도교육청 학생안전화) 조은하 교수(목원대 학생상담센터장) 장진원 목사(라이프호프 사무총장, 도림감리교회) 등이 패널 및 논찬자로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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