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2017년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면서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가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란 주제로 가을학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26일에는 강경림 교수(안양대)를 초청해 '츠빙글리의 종교개혁사상'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혜암신학연구소 안암동 도서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강경림 교수는 먼저 "개혁주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이들이 칼빈의 생애나 저작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이 아는 편이나, 루터에 대해서는 칼빈보다는 덜 아는 편이고, 츠빙글리에 대한 앎은 수박 겉핣기에 불과"하다면서 "츠빙글리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개혁주의 전통에 서 있는 우리와 거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강 교수는 "루터와 칼빈 전문가들이 츠빙글리를 언급할 때, 츠빙글리와 그들의 종교개혁자들 간 차이점만을 부각시켜왔다"고 지적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츠빙글리를 종교개혁에 대한 자기들의 입장을 지지해 줄 인물로서만 이용해 왔다"면서 "츠빙글리는 그 자신이 한 일만으로도 엄연한 한 사람의 종교개혁자였고,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에 독특한 공헌을 한 인물"이라 했다.
그는 츠빙글리가 개혁주의적 프로테스탄트 사상의 개척자로 그에 어울리는 일을 했다면서 "'첫 번째'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선구적인 많은 일을 했다"고 평했다. 실지로 츠빙글리는 1523년 1월 29일 개혁주의적 프로테스탄트 사상을 나타낸 첫 신앙고백서를 편찬했다(취리히에서 개최될 첫 종교회담을 위해 작성된 것). 이것은 츠빙글리 자신이 믿고 있는 바를 간략하게 요약한 것으로, 67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츠빙글리의 Auslegen und Grunde der SchluBreden(1525)은 프로테스탄트의 첫 번째 교의적 텍스트로 불릴 수 있는데, 강 교수는 "이 견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의 Commentarius de vera et falsa religione(1525)를 프로테스탄트 사상의 첫 교의적 입문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츠빙글리는 1525년 11월에 에라스무스와 자유의지 논쟁을 벌였던 루터보다 앞선 1525년 1월에 에라스무스의 Diatribe de libero arbitrio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던 것이다.
이후 강경림 박사는 츠빙글리와 루터, 츠빙글리와 칼빈의 교리적 유사점과 상이점도 비교하면서 강연을 진행하고, 츠빙글리의 신앙과 사상, 그에게 영향을 줬던 배경 등을 설명한 후 "애국자 츠빙글리가 사랑하는 조국의 사회적 정치적 여건들 위에 내리실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에서 종교개혁자로 일어섰다"고 했다. 그는 "츠빙글리는 언행이 일치했는데, 우리는 지금 일치하고 있느냐"고 되물으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한편 혜암신학연구소의 가을학기 공개강좌는 오는 10월 24일 "종교개혁자들의 성례전 신학"(김균진) 11월 28일 "10년의 잔치 독일교회 종교개혁 500주년"(주도홍) 12월 19일 "마르틴 루터의 공공신학적 사상"(한정애) 등의 강연이 이뤄질 예정이다. 문의: 070-4693-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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