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평화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지금부터 100년 전 한민족은 일제의 식민지 백성이 되어 고통을 겪었다. 세계는 유럽에서 발발한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있었다. 일제는 2만 여 명의 헌병 경찰을 한반도 전역에 배치하고, 한국인 중에 헌병 보조원을 채용하여 식민지배의 그물을 펼쳤다. 조선총독부는 토지조사령, 임야 조사령, 회사령, 어업령, 광업령, 조선교육령, 신문지법, 출판법, 보안법 등의 법령을 통하여 식민지배의 수탈구조를 세웠다. 결과적으로 토지와 산림의 수탈, 학교의 폐쇄,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의 제한 등의 수탈과 억압을 맛보았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한민족이 휩쓸려 들어간 전쟁은 참혹한 피해를 안겨 주었다. 한민족은 일제 식민지 이전의 청일전쟁, 러일전쟁, 의병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에 직접 당사자로 전쟁을 치루거나 주요 전쟁터가 되었다. 하나하나의 전쟁이 동아시아와 세계의 패권을 다투는 큰 전쟁이었다. 분단으로 이어진 해방은 한국전쟁을 몰고 왔다. 20여 개 국가의 군대가 한국전쟁에 관여했다. 가히 제2.5차 세계대전이라 할 만한 국제전이었다. 한민족이 겪은 일련의 전쟁 중에서 가장 참혹한 피해를 남겼다. 가장 큰 폐해는 남북분단을 이념적·사상적으로 고착화시킨 것이다.
100년이 지난 오늘은 어떠한가? 세계는 농업문명, 산업문명을 지나서 정보화 시대가 되었다. 21세기 젊은이들은 지구촌 시민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외형상의 번영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도, 지구촌도 평안하지 못하다. 고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문명의 부메랑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환경의 변화와 GMO로 오염된 먹거리, 새로운 전염병의 대두 등의 사건이 지구적 규모로 펼쳐지고 있다.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화 1인가구화되면서 전통적인 삶의 기초인 가정의 존립이 위협을 받고 있고, 극우적인 종교사상이 이념을 대신하여 테러와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다. 그야말로 ‘생명’과 ‘삶의 터전’이 총체적으로 위협받는 시대가 되었다.
한민족도 이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번영을 누리고 있으나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게 드리워졌다. 분단에 따른 지출이 민족 발전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단비용인 군사비 지출에서 남북한 모두 높은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에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연간 23억~85억 달러를 군사비로 지출하고 있다. GDP 대비 군사비 지출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남한은 235억~339억 달러로 세계 10위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무장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도구라는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연 총칼로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 참된 평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진리에 기초한 사랑만이 평화의 유일한 원천이다. 지난 한 세기의 역사도 이 사실을 웅변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전쟁은 또 다른 증오를 낳고, 무장은 더 높은 무기의 탑을 쌓을 뿐이다.
글ㅣ변창배 목사(예장통합 총회 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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