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이하 한목협)가 21일 나사렛대학교에서 "한국교회와 사회의 새로운 개혁을 꿈꾼다!"라는 주제로 종교개혁 500주년 D-1년을 떠올리며 '한목협 제18회 전국수련회'를 개최했다.
기조발제자로 선 권혁률 기자(CBS)는 "종교개혁운동이 일어날 당시 정교일치사회에서 종교개혁은 곧 사회개혁이었다"고 상기시키고, "가톨릭교회로부터 개신교회의 분리라는 종교적 개혁에 그치지 않고 신성로마제국의 붕괴를 가져온 것. 즉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 중세를 끝내고 근세유럽을 형성하는 기폭제가 된 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종교개혁’이라고 부르는 역사적 사건의 귀결인 것"이라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노력은 교회뿐 아니라 교회가 처해있는 못자리인 우리 사회 전반을 개혁하려는 노력으로 보다 포괄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기자는 "한국교회의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상황을 점검해보면서 드는 느낌은 외형상 다양하고 풍성해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인상"이라 지적하고, "무엇보다 강조할 점은, ‘개혁’에 대한 ‘기념사업’이 아닌, ‘개혁’의 ‘새로운 다짐’, ‘개혁의 실천’이어야 한다는 정신이 기념사업에 철저히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힘 모아 함께 개혁을 실천해야한다"면서 "네트워크 식 연대-예를 들어 한국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공동실천을 위한 연석회의-를 통해 가능한 선에서 공동보조를 취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권 기자는 "한국교회가 '제2의 종교개혁’, ‘새로운 종교개혁’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먼저 500년 전의 개혁정신을 제대로 이어받고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말하고, 중세 못지않은 성직주의와 헌금·축복 강조로 말미암은 '신종 면죄부' 등장 등을 우려하면서 "이러한 종교개혁 정신의 ‘회복’과 더불어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라는 콘텍스트 속에서 찾아나가야 할 종교개혁 정신의 ‘발전적 내용’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데 이를 3·1운동과 한반도 평화통일운동에서 찾아야한다"고 이야기 했다.
또 권 기자는 종교개혁과 교회일치의 문제를 지적했는데, "중세 가톨릭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탄생한 개신교회의 역사는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그 같은 정체성 강조가 지나친 나머지 예수님 이래 2천년을 이어온 공교회의 역사 자체를 부정하는 극단적 모습이 한국개신교회 일각에서 보여 지고 있음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우리가 교리의 잘못됨이나 차이에 대해서 논하는 것과 교회사적 맥락을 인정하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기자는 그가 강조한 '실천'을 위해 "최근 이뤄진 개혁적 성과인 교회세습금지법 제정이나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의 새로운 번역처럼 구체적이고 개 교회 현장까지 실제로 확산되는 개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교단 선거풍토 개혁과 비 신앙적 권위주의 극복, 개교회의 민주적 운영과 투명한 재정원칙 확립 등 구체적 개혁과제를 마련하고 구체적 실천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신학자들이나 교회 지도자들의 전시성 잔치가 되지 않도록 젊은 층 참여 확대를 위한 고민과 모색이 필요하다"면서 "뼈를 깎는 각오로 개혁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온전히 사명을 감당하는 거룩한 교회로 회복될 것"이라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권혁률 기자의 기조발제 외에도 이의용 교수(국민대)와 김한수 기자(조선일보), 안인섭 교수(Refo500 아시아 프로젝트 메니저) 등이 각각 시민사회 및 성도, 언론, 신학자의 입장에서 주제발표를 했다.
한목협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지금의 한국교회는 16세기 가톨릭교회의 부패상을 지적하면서 종교개혁의 정당성과 의의를 강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적 교만과 교권투쟁, 교파분열, 물질만능주의와 도덕적 해이에 빠져 당시의 부패상을 답습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지금 한국교회 안팎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들을 짚어보고, 특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한국교회와 사회의 새롭고 진정한 개혁을 모색해 보고자 했다"며 행사 개최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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