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승리를 거두고 유력한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로 떠오른 테드 크루즈(46)가 연설을 통해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를 전했다.
크리스천포스트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크루즈는 코커스 승리가 확정된 후 "하나님께서 위대한 아이오와 주를 축복하시기를.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영광이 있기를"이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자신의 지지자들과 봉사자들을 위해서도 감사를 전한 크루즈는 "오늘밤 승리는 풀뿌리 지지자들과 아이오와 주와 미 전역의 용감한 보수주의자들의 승리"라며, "오늘 아이오와는 공화당 대선후보와 차기 미국 대통령은 미디어에 의해서도, 워싱턴 기관에 의해서도, 로비스트에 의해서도 아닌 이 나라의 국민, 미국인에 의해서 선택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 주었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또한 "오늘은 8년간의 기나긴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기간을 견뎌내고 단 한 사람의 힘으로는 워싱턴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모든 미국인의 승리이며, 워싱턴을 바꾸는 일이 미국 헌법에 대한 우리의 헌신이자 가장 위대한 나라인 미국을 탄생시킨 드높은 정신으로 돌아가려는 우리의 의지라는 것을 이해한 이들의 승리다"고 말했다.
크루즈는 연설의 마지막 역시 성경 구절로 장식했다. 그는 시편 30장 5절(그의 노염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을 인용하며, "수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어젠다를 수립한 대통령 아래서 미국인들은 계속해서 고통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성경의 약속을 상기시키고 싶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올 것이다. 오늘밤 아이오와는 세상에 '아침이 오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선포했다"고 전했다.
텍사스 출신으로 2003년부터 2008년 5월까지 텍사스 주의 법무차관을 지낸 크루즈는 이번 공화당 대선 주자 후보들 가운데 보수 기독교 정신에 가장 충실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오바마케어 폐지, 국세청 축소와 세금 감면, 국경단속 강화, 종교자유 보장, 낙태와 동성결혼 반대, 경제 발전 등의 공약으로 보수주의 표심을 모아 왔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교단인 남침례교 교인이자 목회자인 아버지를 둔 그는 선거운동 내내 진정한 신앙심을 강조해 왔으며 이를 통해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큰 지지 역시 이끌어냈다.
2012년 57%보다 많은 64%가 복음주의 유권자
크루즈 승리-트럼프 패배 배경에는 복음주의 있어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 실시 직전 여론조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가 유력하게 예측되어 왔다. 트럼프를 꺾은 '예상 밖' 크루즈의 승리는 미국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디슨미디어리서치가 코커스 당일 1,794명의 공화당원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투표에 참여한 공화당원의 64%가 복음주의 교인이었다. 이들 중 34%가 크루즈, 22%가 트럼프, 21%가 마르코 루비오에 투표했다.
반면 공화당원들 중 스스로를 '거듭난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밝힌 이들 가운데서는 트럼프에 투표한 비율이 29%로 가장 높았고. 11%만이 크루즈에 표를 던졌다.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에는 참여 공화당원 수도 18만여 명으로 사상 최다였지만 복음주의 교인 수도 2012년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보수주의 언론들은 이를 "트럼프를 막기 위한 결집"이라고 전했다.
미국 주간 보수주의 잡지 위클리스탠더드의 존 맥코맥 기자는 2일 기사에서 "코커스 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승리가 예측됐지만 그가 결국 패배한 이유는 복음주의자들의 투표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분석가들과 조사자들이 틀린 부분은 이번 코커스에 모일 많은 유권자들 가운데 복음주의 교인들의 비율을 더 낮게 예상했다는 것이다"며 "2012년 아이오와 코커스에 참여한 공화당원 중 57%가 복음주의 교인이었다.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한 최근의 여론조사는이번에는 47%만이 복음주의 교인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 무려 64%가 복음주의 교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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