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세계성공회가 동성애를 인정한 미국성공회의 권한을 제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서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미국성공회가) 당연히 받아야 할 징계"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래함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세계성공회 관구장 회의에서 내려진 이 같은 결정이 "미국성공회가 자신들이 성경과 반대되는 길로 걸어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게 도울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성공회는 앞으로 3년간 세계성공회 연합 내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며 에큐메니컬 모임과 종파 간 모임에 세계성공회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참석할 수 없게 됐다.
그래함 목사는 "미국성공회가 큰 징계를 받았다. 세계성공회가 미국성공회 전체의 권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동성결혼을 포용하고 동성애자 성직자를 허용했을뿐 아니라 동성결혼식도 허가한 데 따른 것이다"며 "미국성공회는 이런 대가를 당연히 치를 만하다. 잘못된 일을 했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 주시는 가르침에 위배되는 일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결정이 미국성공회가 성경에 반대되도록 행한 일들의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금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란다"고도 전했다.
세계성공회는 14일 성명을 통해서 "성공회 교회의 전통적인 교리는 결혼을 한 남성과 한 여성 사이의 신실하며 평생토록 지속되는 결합으로 보며, 이 자리에 모인 이들 대부분이 이 가르침을 지지한다. 최근 이뤄진 미국성공회의 결혼에 대한 법 개정은 세계성공회 대부분 관구에서 지켜지고 있는 신앙과 가르침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난 것이다"고 밝혔다.
권한 제한 결정은 미국성공회가 동성애에 대한 교단의 교리 해석과 공식적 입장이 아직 반대에 머물러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단적으로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인 동시에 보수 관구들이 미국성공회에 반발해 교단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교단 분열을 막아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성공회는 이러한 교단 결정에 불만을 표하며 동성애 관련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표했다.
마이클 커리 미국성공회 수좌주교는 권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성공회는 동성애와 동성결혼의 강력한 지지자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리 수좌주교는 "나는 그들(세계성공회)에게 우리는 입장 변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우리고, 그런 결정이 우리를 말해 준다. 우리는 모두에게 열린 기도의 집이 되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역시 세계성공회의 충실한 구성원이지만 더 나은 길을 찾아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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