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동성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해 수감되기까지 했던 미국 켄터키 주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Kim Davis)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자리에 초대 받았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기독교인들에게 격려를 전하기 위해" 초대에 응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12일(현지시간) 짐 조던 하원의원(공화당, 오하이오)의 초대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자리에 참석했으며, 이는 "(전통 안에) 머무르기 원하고 차이를 만들기 원하는 미국 전역의 기독교인들을 대표해서"였으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바라는 기독교인들에게 격려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AF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조던 의원은 처음에는 자신이 그 누구도 초대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후에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독교 가정운동 단체인 패밀리리서치카운슬(Family Research Council)의 요청으로 데이비스에게 초청 티켓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비스를 초청함으로써 특정 입장을 천명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으나, 동성결혼에 대한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는 "모두가 내 입장을 알고 있다. 결혼은 지금까지와 같은 제도로 남아야 한다.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데이비스의 변호를 맡아 온 기독교 법률 단체 리버티카운슬(Liberty Council)은 앞서 단체 대표인 맷 스테이버가 데이비스와 함께 연두교서 발표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단체는 두 사람의 참석이 "오바마 행정부의 종교자유에 대한 공격을 사람들에게 다시금 상기시키고, 믿음의 사람들이 굳건히 설 수 있도록 격려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버 대표는 "킴과 나는 신앙인들이 정치적으로 활발히 참여해서 자신들이 믿는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해 투표하도록 격려하고 있다"며, "'하나님 아래에서 한 국가'라는 미국의 가치는 기도와 지지를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데이비스는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에도 불구하고 동성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했다. 그는 "내 신앙이 동성결혼 증명서에 내 이름이 기재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데이비스는 수 차례 증명서 발급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했고 이에 켄터키 주 연방지법은 법원 모독죄 등을 적용해 그녀를 수감하기까지 했으나, 5일만에 결혼 증명서 발급 업무에 관여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그를 석방했다.
데이비스에게는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들과 동성결혼 찬성자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기독교와 전통 가치를 지지하는 이들과 단체들은 그에게 종교자유와 양심 수호에 앞장 선 영웅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 10월 방미 기간 비공식적으로 데이비스를 만나 믿음을 지켜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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