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21일 국제오엠(OM)선교회 총재 로렌스 통 선교사(Lawrence Tong)는 "변화되는 선교의 미래를 바라보며 국제오엠의 조직과 구조를 새롭게 바꿔나가려 한다"며 "내년 이맘때 오엠의 새로운 미래를 대비할 분명한 청사진이 나올 것이며, 그것에 맞게 구조 조정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3,600여 명의 선교사가 110개국에서 사역하는 국제오엠의 수장으로 2년 전부터 활동하고 있는 싱가포르 출신인 로렌스 통 선교사는 이번 첫 공식 방한을 기념하여 21일 밀알학교 일가홀에서 열린 오엠 월드 파트너스 모임(OM World Partners Gathering)에서 이같이 말했다.
로렌스 통 선교사는 이날 1957년 멕시코 전도여행을 시작으로 복음선포와 제자양육, 단기선교, 긍휼사역, 전문인 사역 등에 앞장서 온 국제오엠 사역의 변천사를 소개하고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한때 마을에서 단기사역을 하고 떠났다면, 지금은 마을에 머물며 장기사역을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오엠의 구조도 새롭게 바뀌어가고 있으며, 변화무쌍한 선교 현상을 바라볼 때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1974년 오엠의 첫 국제선교선인 로고스에 방문한 후 1978년 둘로스에서 사역을 시작한 그는 "또 40년 넘게 오엠에서 사역해왔는데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모든 필요를 채워주셔서 한 번도 선교를 멈춘 적 없다. 이것이 바로 오엠의 역사"라고 증거했다.
로렌스 통 선교사는 이날 "1957년 오엠이 사역을 시작할 때,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젊은이들을 동원해 길거리에서 복음을 당당히 선포했다"며 "1960~1980년대 우리는 어디든 노방전도를 하면서 제자양육을 강조했다. 이란에서는 출국 전날 한밤중에 트럭을 타고 다니며 전도지를 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오엠을 거쳐 가고 훈련받았으며, 오엠 출신들이 전 세계 많은 선교단체를 세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오엠은 전인적인 사역으로 초점이 바뀌었다.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1~2년 단기선교훈련을 마치고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오엠을 많이 떠났다"며 "1980년대 중반부터 현지인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장기사역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 장기사역을 전략적으로 생각해 내 긍휼사역(Operation Mercy)이 태동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오엠 장기사역자들이 복지사역, 고아원 사역 등 총체적인 사역을 하면서 제자훈련을 받게 됐다.
또 1980년대 선교사를 허용하지 않는 중동, 중앙아시아 지역을 위한 전문인사역으로 구제, 개발사역이 시작됐다. 그는 "오엠이 최근 구제, 구호사역과 난민사역을 많이 하니 오엠이 사회 운동, 사회 참여로 너무 가고 있지 않느냐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는 결코 위험한 사역이 아니며, '주리고 목마를 때, 병들었을 때, 옥에 갇혔을 때 그들에게 한 것이 바로 주님께 한 것'이라는 마태복음 25장 35~36절 말씀처럼 전인사역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 사역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예수님은 마태복음 25장의 사역을 하시면서, 또 28장에 지상명령을 수행하라고 하신다"며 "모든 민족을 제자 삼는 사역을 위해 장기사역, 총체적 사역도 함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에서의 오엠 사역이 번창하면서 선교회인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교단처럼 커지자, 2년 전 오엠인도가 국제오엠에서 독립한 일도 소개했다. 당시 3천여 명의 사역자가 독립하면서 사역자가 3년 전 7,000여 명에서 현재 3,600여 명으로 줄었다. 그는 "그래서 새로운 모습으로 오엠이 변화돼야 한다"며 "두려움도 있지만, 오엠은 하나님의 사역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역동적으로 사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제오엠의 변화를 이끌 사역 전략을 함께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YWAM, 위클리프, CCC 등을 컨설팅해 온 전문 크리스천 컨설턴트로부터 1년 전부터 컨설팅을 받기 시작한 오엠은 젊은 오엠 지도자들의 아이디어 모임, 9개 국제선교단체 지도자와의 인터뷰 및 토의, 오엠 사역자 172명과의 직접 인터뷰 및 1,600여 명이 참여한 이메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변화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꼈다.
로렌스 통 선교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인정받는 선교단체가 오엠"이라며 "훌륭한 역사와 영적 유산이 있으며 적은 후원비에도 열심히 일하고, 전 세계 열악한 환경에서 가장 기쁘게 사역하고 위험한 지역에도 기꺼이 가는 사역자들이 오엠 선교사"라며 "오엠과 선교사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오엠의 구조 조직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엠이 처음 시작될 때 마스터 플랜 없이 집을 짓다가, 다른 것들이 필요할 때마다 확장해나가는 방식으로 커지니 능률적인 조직이 아니었다"며 "어떤 면에서 현재 구조가 굉장히 역동적인 오엠의 사역, 오엠의 DNA를 가로막고 있고, 오엠 사역자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좌절을 느끼고 역동적으로 자유롭게 사역하는 데 한계에 부딪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의사결정 때 조직, 구조가 굉장히 까다로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며 "오엠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사람이 오엠의 가족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며 "중동에서 선교사라는 소명을 가지고 일하며 사역하는 필리핀 사람들도 오엠의 구조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면 오엠 사람으로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오엠은 중동의 기술자로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며 사역하는 이들도 수용하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시대가 바뀌면서 다양한 사역 모습을 수용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하며, 선교의 선언문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교 선언문과 함께 이사회 구조, 선교정책도 바꾸어야 한다. 130여 페이지나 되는 인사 정책도 줄여야 한다"며 "오엠이 친숙하게 누구든지 접근할 수 있도록 바꾸어, 누구든지 잠재력을 최고로 개발하기 위해 정책에 얽매이지 않고 오엠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외적인 이사회 관계도 규명하고, 이사 역할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이사들도 오엠 식구로서 같이 사역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오엠 지도자들과 격론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었는데, 그들이 '새로운 구조에서 내가 리더십 역할이 없어지겠구나'라고 말했다"며 "사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감사한 것은 지도자들이 기꺼이 자신의 지위를 내려놓고 오엠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의 소외된 계층과 약자들을 위한 교회개척을 위해 비서구권 사역자들의 훈련 계획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통 선교사는 "오엠의 미래 전략적으로 중요한 것이 사회 소외된 계층을 위해 1만 개 교회를 개척하는 일"이라며 "한국의 사역자들이 미전도종족 등 교회가 없는 다른 나라의 열악한 곳에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이 일에 비서구권 사역자들의 동참을 원한다"며 "비서구권 사역자 가운데 약 700명의 젊은이를 국제 리더십이 될 수 있도록 멘토링하고 훈련시키고 개발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또 각 오엠 사역지가 건강하게 자생할 수 있는 선교단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그는 잠비아에서 외국인 선교사를 위한 건물을 임대하며 현지 오엠 사역에 필요한 재정 등을 충당하고 있다며 "우리 조직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선교지마다 다른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자생할 수 있는 재정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역 전략은 내년 2월에 열릴 지역 리더들의 모임(ILM)에서 리더들의 피드백을 듣고 참고하여 새로운 전략을 채워나갈 계획이다. 그 후 결과에 대한 최종 결정, 승인을 받고 실행해 옮기게 된다. 그는 "물론 새로운 구조 안에서 사역하기에는 3~4년이 걸릴 것"이라며 "새로운 구조 조정을 통해 사역을 새롭게 추진해나가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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