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최근 <세월호>사건과 함께 국민들에게 다시 알려진 것이 소위 "구원파"라고 하는 유사 기독교단체다. 국민들은 기독교와 유사 기독교(이단)를 구분하지 못한다. 굳이 구별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구분해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들려지는 대로 듣고 이해할 뿐이다. 하지만 기독교는 이것을 억울해 한다. 기독교와 다르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20년 사이에 소위 구원파의 분파로 알려진 단체와 관련된 사건들이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일들이 잊혀질만하면 터지곤 했다. 그때마다 구원파는 다시 조명을 받았다. 그 단체와 사건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모른다. 그럼에도 국민적인 관심과 의혹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도 그 단체와 어떻게 연관된 것인지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아 알 수 없다. 하지만 세월호의 실소유주로 밝혀지고 있는 사람이 구원파의 지도자인 것과 그와 그의 자녀들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모르지만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으면서 세간의 이목이 더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그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지만 아직 오리무중이다. 게다가 구원파에서는 결코 체포하지 못할 것이라는 공언까지 했다. 국가적 공권력에 대항하여 자신들의 지도자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결집력이 얼마나 강하고 확실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구원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는 것은 '하나님의 교회'나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한국교회가 극도로 긴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종파들이 기존의 교회들이 보이고 있는 허점을 기회로 이용해서 잠식하는 것도 눈에 띠게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면 왜 이러한 현상이 한국교회 안에 성하고 있는가? 이것은 한국교회에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현재 유독 한국교회 안에서 유사 기독교가 득세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 원인은 기독교 안에 내재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즉 근본적인 문제가 유사 기독교 자체에 있다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한국교회에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이단이 없었던 시대가 없었다면, 그리고 왜 이단이 등장하게 되었는지를 생각한다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경우가 기존의 교회에 대한 불만에서 출발했고,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체계적이고 확실한 이해와 확신이 없는 신자로 살게 했다는 것에 있다. 즉 한국교회가 바른(정통) 신앙에 철저하게 세워져 있지 못한 까닭이다. 정통 신앙으로서 바른 신앙을 계승시키는 일에 철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회가 신자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정통신앙의 체계를 통해서 확고한 신앙을 확립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지만 외형적인 교회형성에만 집착한 나머지 이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결과인 것이다.
예를 들어서 이단에 빠진 사람들 가운데 많은 경우가 기성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그들은 기존의 교회에서 정통신앙의 체계를 확립하지 못한 채 갈급하여 방황하다가 이단의 가르침을 접하는 순간 자신이 찾고 있는 답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게 됨으로 쉽게 개종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자 자신이 신앙에 대한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찾고 있던 답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이단으로부터 듣게 되었을 때 망설임 없이 개종을 결단하게 되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에 대한 바른 이해에 갈급해 했지만 그 답을 충분하게 가르치지 않았고, 그 신앙과 일치하는 신앙의 체계를 가르쳐서 신앙과 생활이 일치하도록 가르치고 훈련을 시켜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교회도 신자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철저하게 신앙적 체계 안에서 구별된 모습이어야 했다. 교회가 사회에 있는 한 신자들에게는 물론 사회로부터도 존경의 대상일 수 있어야 한다.
반면 이단들의 공통점은 철저하게 교육하는 것이다. 세뇌되도록 반복해서 확신을 가질 때까지 교육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고백하는 신앙에 대한 확신을 가지도록 만든다. 일단 그렇게 세뇌된 자들은 누구의 말도 듣지 않게 된다. 오직 자신이 확신을 가지게 된 그 가르침에 집중하여 어떤 다른 말도 듣지 않는다. 이것은 구원파만의 일이 아니다. 모든 유사 기독교가 공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그들의 신앙 체계와 원리를 철저하게 주입시켜서 고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는 이에 대해서 매우 소홀하다. 물론 나름은 뭔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철저하게 신앙의 체계를 가르치기를 게을리 했다. 이 한 가지가 이단이 형성되는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강조하는 것은 교회가 신자를 양육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것이 기독교 신앙의 근본적인 체계를 교리를 통해서 확실하게 고백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단으로 개종한 사람들 대부분은 기독교 신앙에 대한 체계적 이해와 고백을 하지 못한 채 단지 기독교인으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은 아는 것과 믿는 것이 일치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신앙이 단순한 종교적 행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의식과 인격과 삶이 일치되도록 할 수 있는 신자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교회의 책임이다. 기독교 신앙의 근본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서 확신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 해서 자신이 고백하는 신앙과 생활이 일치되는 기쁨을 신자로 하여금 맛보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회와 신자들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자신이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서 유사 기독교의 가르침에 쉽게 동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른 신앙에 대해서 확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교회의 책임인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각성해야 한다.
글ㅣ이종전 교수(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개혁파신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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