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로서 신앙적·양심적 시국선언
향후 예의주시? 왜 유독 감거협에만
공문, 당사자에 전달 전 먼저 공개돼
거룩성 위해 활동했는데 심한 모욕감

감거협은 1일 김정석 감독회장을 수신인으로 해 보낸 공문에서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헌법에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이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그리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목회자로서 시국선언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향후 귀 단체의 행동을 예의주시하겠다’는 표현이 과연 감리회 최고 행정책임자로서, 더욱이 각 소속 연회 목회자를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할 행정수장으로서의 언어 품격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여지기에 감거협과 다른 사상과 의견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작성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까지 한다”고 했다.
앞서 김정석 감독회장을 비롯해 각 연회 감독들 명의로 감거협에 보낸 공문에서 감리회는 “개인의 신념을 표시하더라도 감리회의 공식 명칭이나 권위를 인용하는 일은 신중해야 하므로 삼가주시기를 바란다”면서 “감독회의는 향후 귀 단체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고 공정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감거협은 “시국선언 당시 우리는 감리회와 감거협 소속 목회자임을 밝히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일부 언론에서 ‘감리회, 선고 앞둔 헌재 강력 경고’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것을 보고 몇몇 감리회 소속 목회자들이 ‘감리회를 대표하는 단체가 아님’을 밝히는 댓글을 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을 근거로 (감리회가) 공문에서 ‘감리회의 공적질서와 일치하지 않는 혼선을 낳을 수 있기에 유감을 표한다’고 언급한 것이라면, 이는 사실과 다른 오해의 소치로 사료되오니 분명히 시정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한 감거협은 그들과 다른 정치적 입장 표명이 감리회 내에서 여러 차례 있었지만 “감독회의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유독 감거협의 시국선언에 대해서만 ‘기자회견 삼가라, 향후 예의주시하겠다’ 등 부정적인 입장의 공문을 발송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아울러 감리회의 공문서가 당사자인 감거협에 전달되기도 전에 온라인 상에 먼저 공개됐다며 “이는 감리회의 미숙한 행정처리를 대내외에 알리는 모습이기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에 대한 경위를 밝혀주시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고 감거협은 요구했다.
감거협은 “우리는 목회자로서 지극히 정상적이고 신앙적이며 양심적인 시국선언을 했을 뿐”이라며 “감독회의 12분의 연명으로 감거협 위원들에게 공문을 보냄으로써, 성실하게 그리고 소신 있게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해 자비량으로 성경과 ‘교리와장정’에 어긋난 동성애 세력과 퀴어집회 범과를 저지른 자들이 감리회 이름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활동해 온 저희 목회자들은 심한 인격적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30년 이상 감리회를 사랑하고 지키고자 몸과 마음을 바쳐온 저희에게 감독회장님과 감독님들의 납득할만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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