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사학회(회장 채승희)와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회장 정원래)가 최근 서울 중구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에서 ‘위기시대: 결혼과 가정’을 주제로 2025년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이은경 변호사(법무법인 산지)는 ‘성 정체성, 결혼과 독신, 동성 성관계에 대한 로잔대회 서울 선언과 대한민국 입법 및 사법 동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변호사는 파리올림픽 개막식 사례를 언급하며, 오늘날 성 정체성과 성별 정의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별이분법을 유지하는 이성애 중심 사회’를 차별로 규정하고, 동성결혼과 다양한 가족 형태 도입을 주장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트랜스젠더리즘을 넘어 트랜스휴머니즘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과 남녀의 구분에 대한 본질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자기 선언에 기반한 성별 결정과 전통적 가족제도의 해체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로잔대회 서울서언에 관해
이 변호사는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제4차 로잔대회의 선언문을 언급하며, ‘하나님의 형상과 인간의 섹슈얼리티’라는 주제로 교회의 전통적 입장을 명확히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로잔 언약(1974), 마닐라 선언(1989), 케이프타운 서약(2010)보다 더 구체적이고 명료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성(sex)과 성별(gender)을 구분하되, 분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선언문은 개인이 젠더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성별 유동성(gender fluidity) 개념과 동성 파트너십을 결혼으로 인정하는 시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며, 결혼을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독특하고 배타적인 언약 관계로 규정했다”고 했다.
◇ 대한민국 입법 및 사법 동향에 관해
이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입법 및 사법 동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전했다. 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2007년 이후 8차례 발의됐지만, 차별 개념과 사유, 구제 및 제재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사법부가 정치적·정책적 결정을 떠맡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권의 합의 실패로 법원이 동성애와 낙태 같은 뜨거운 감자의 해결을 요구받고 있으며, 사법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 극단적 주관화 경향에 관한 기독교인의 역할
끝으로 이 변호사는 “전 세계적으로 동성 성관계를 죄악으로 보는 성경의 가르침에 관하여 문화적 박해에 이어 제도적 박해의 움직임까지 보인다. 기독교인의 규범적 자각마저 차별과 혐오로 프레임하고, 강한 동조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성별까지도 개인이 결정하는 ‘극단적 주관화 경향’에 관하여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단순한 방어적 태도를 넘어 세상에 진리의 빛을 비추는 등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분과별 논문발표도 진행됐다. 제1분과에는 △김은하 교수(강남대)가 ‘종교개혁 시대의 여성 리더십과 가정생활: 개신교 목회자 부부들의 사례연구’ △박정근 교수(계명대)가 ‘문자로 된 기도서적과 마음의 기도: 중세 후기의 절정, 종교개혁의 폐기, 정통주의의 회생으로 이어지는 기도서적의 변천사 연구’ △김태식 교수(침신대)가 ‘미 남침례회(Southern Baptists) 여성 목사 안수및 사역 논쟁’ 제2분과에는 △김성욱 교수(웨신대)가 ‘하이든의 <천지창조>에 나타난 결혼과 그 현대적 해석’ △김준원 목사(충현교회)가 ‘17세기 스코틀랜드 공동기도서(1637)와 공동예배서의 결혼예식 비교 연구: 결혼 이해를 중심으로’ △김효남 교수(총신대원)가 ‘엡5:21-25에 근거를 둔 청교도들의 부부 이해: 윌리엄 구지(William Gouge)의 Domestical Duties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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