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보 목사
김희보 목사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마가복음 1:3)

“기록된 것과 같이” 헬라어 원문에는 본 문장이 2절 초두에 제시되어 2, 3절에 언급된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포괄하고 있다. 즉 본문은 ‘기록되어 현재도 효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례 요한이 광야에 나가서 회개의 세례를 전파하게 된 것은 요한 자신만의 어떤 깨달음이나 또는 신비한 능력이 반영된 행위가 아니라 이미 구약에 예언되어 있던 그대로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이는 또한 앞으로 전개될 예수의 구속 사건 역시 우발적으로 일어날 것이 아니라 구약에 이미 예언되고 기록된 대로 전개되는 것임을 암중 의미하고 있으며, 이러한 표현은 특히 마태복음에 자주 등장한다(마태 2:5, 4:4, 11:10 등).

살로메(Salomé)는 오스카 와일드가 쓴 비극적인 희곡이다. 1891년 원본 연극은 프랑스어로 작성되었다, 3년 후 영어로 번역되어 발간되었다. 이 작품은 마르코복음서에 나오는 헤로데 안티파스의 의붓딸인 살로메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살로메는 헤로데 안티파스 왕 앞에 7개의 베일의 춤을 춘 보상으로, 그녀의 어머니 헤로디아의 기쁨을 위해, 은쟁반에 요한(세례 요한)의 머리를 요청한 이야기를 담은 1막의 희곡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는 성서를 기반으로 한 비극이다. 유대를 통치하던 헤롯의 수양딸 살로메가 춤을 춘 대가로 세례요한의 머리를 요구하는 에피소드를 극화했다. 성서에 따르면 헤롯은 근친상간적인 결혼을 비난한 세례자 요한을 투옥시키고 있었지만 선지자를 죽일 의도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생일에 춤을 춘 헤로디아의 딸이 요한의 목을 요구했고, 헤롯은 춤을 춘 수양딸에게 무엇이든지 주겠다고 이미 공언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요한을 죽이게 된다. 당대 역사가인 요세푸스(Josephus)에 의하면 헤로디아의 딸 이름은 살로메였다.

성서에는 살로메가 어머니의 명령으로 요한의 목을 요구했다고 단순하게 서술되어 있을 뿐이지만, 와일드가 창조한 살로메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그녀는 양아버지 헤롯을 포함한 많은 남자들이 욕망하는 매혹적인 여성이다. 또한 자유분방하고 탐미적이며 욕구 발산에 적극적인 여성이다. 세례자 요한을 유혹하려다가 거절당하자, 헤롯에게 매혹적인 춤의 대가로 요한의 목을 요구한다.

“살로메, 나와 술 한 잔하자. 아주 훌륭한 술이 여기 있다. 이리 와서 과일을 먹자꾸나. 과일에 너의 조그만 잇자국이 난 것을 보고 싶다. 이 과일을 조금만 베어먹으면 나머지는 내가 먹을께.”

살로메: “아! 난 네 입에 입 맞추었어, 요카난. 아, 내가 네 입에 입을 맞추었단 말이야, 네 입술이 이다지도 쓰디썼단 말인가. 피 맛을 본 것일까? 아니야! 그것은 사랑의 맛이었을 거야. 사랑의 맛은 쓰다고들 하지. 그렇지만 무슨 상관이지? 난 네 입에 입 맞추었어, 요카난. 내가 네 입에 입을 맞추었단 말이야.”

세례 요한의 죽음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죽음이었다. 그의 죽음은 복음의 시작 이후 최초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요한의 머리는 잔치 때 고기 접시나 다른 접시들에게 나누어주는 양념처럼 피묻은 채로 “소반에 담겨 그녀에게 주어져야만” 하였다.

김희보 목사는

예장 통합총회 용천노회 은퇴 목사로, 중앙대 국문과와 장신대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신학교에서 목회학박사(D.Min.)와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기독교사상」 편집주간, 한국기독공보 편집국장, 서울장신대 명예학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문학과 기독교(현대사상사)」, 「그림으로 보는 세계사(3권)」, 「지(知)의 세계사(리좀사)」, 「세계사 다이제스트10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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