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도인
존 도인.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존 도인의 기고글인 ‘기독교인들에게: 창세기에 당황하지 말 것’(To Christians: Don't be embarrassed by the Book of Genesis)을 13일(현지시각) 개제했다.

존 도인은 예일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벨 연구소, 프린스턴 대학교, 제너럴 아토믹스에서 마이크로파 기술 분야에서 재직했으며 순교자의 목소리에서 활동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종종 프로그램에서 '버그'를 발견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번거롭거나 어려울 때, 개발자들은 일종의 우회 코드(workaround)를 삽입하여 문제를 임시로 해결하려 한다. 이러한 코드는 프로그램이 원래 의도한 대로 작동하도록 도와주지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컴퓨터에 네 글자로 된 비밀번호를 입력했을 때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세 글자를 먼저 입력한 후, 커서를 맨 앞으로 이동해 첫 글자를 입력하면 로그인할 수 있었다. 이것이 나만의 '우회 방법'이었다.

이것이 창세기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약 200년 전, 초기 지질학자들 사이에서 수백만 년에 걸친 지구 역사의 개념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창세기를 역사적 서술로 그대로 해석할 경우, 즉 하나님이 6일 동안 창조하시고 전 지구적 홍수가 발생했다는 전통적인 해석이 유지될 경우, 이러한 과학적 개념과 충돌하게 된다. 이에 따라 창세기에 대한 '우회 해석'이 필요해졌다.

처음 시도된 해결책은 창세기 1장 1절과 1장 2절 사이에 수백만 년의 시간을 삽입하는 '간격 이론(Gap Theory)'이었다. 이 이론은 1814년 토머스 찰머스(Thomas Chalmers)에 의해 널리 알려졌으며, 1909년 스코필드 성경(Scofield Bible)이 이를 보급하면서 많은 보수적 기독교인들에게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신학자들은 이 이론의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성경 어디에도 아담 이전의 인류(pre-Adamic humans)나 아담 이전의 대격변(pre-Adamic cataclysm)에 대한 언급이 없으며, 히브리어 원문도 1절과 2절 사이에 시간적 단절을 의미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후 '날-시대 이론(Day-Age Theory)'이 등장했다. 이 이론은 창세기 1장의 '하루(yom)'가 실제 24시간이 아니라 수백만 년 또는 수십억 년의 기간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이 개념은 휴 로스(Hugh Ross)와 같은 인사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지지받아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히브리어 학자들은 'yom'이 구약에서 장기간을 의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특히 창세기 1장과 같은 서술적 맥락에서 숫자와 함께 사용될 경우에는 항상 24시간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출애굽기 20장 9절(“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할 것이나”)과 20장 11절(“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사이에서 'yom'의 의미가 갑자기 변한다고 보는 것은 부자연스럽다.

이에 따라 'yom'을 문자 그대로 24시간으로 해석하면서도 장구한 시간을 포함하려는 새로운 우회 해석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존 레녹스(John Lennox)는 그의 저서 『세상을 가르는 일곱 날(Seven Days That Divide the World)』에서 하나님의 창조 활동이 이루어진 24시간의 하루들 사이에 수백만 년의 간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창세기 1장은 하나님이 여섯째 날까지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쉬셨다고 기록할 뿐, 각 창조일 사이에 긴 간격이 있었다는 언급은 없다.

최근에는 창세기 1장이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 창조의 의미를 전달하는 문학적 장치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등장했다. 이 해석에 따르면, 창세기의 언어는 상징적이고 비유적이며, 고대 근동의 창조 신화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메러디스 클라인(Meredith Kline)은 '틀 가설(Framework Hypothesis)'을 제안하여 창세기 1장의 날들이 실제 시간적 연대기가 아니라 창조의 의미를 구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월튼(John Walton)은 '우주 성전 모델(Cosmic Temple Model)'을 제안하여 창세기 1장을 신학적 메시지로 해석했다. 그러나 토드 비올(Todd Beall)과 스티븐 보이드(Steven Boyd)와 같은 학자들은 창세기 1장이 히브리어 문법상 역사적 서술 형태를 띠고 있으며, 시적이거나 비유적인 언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최근 윌리엄 레인 크레이그(William Lane Craig)는 그의 저서 『역사적 아담을 찾아서(In Quest of the Historical Adam)』에서 창세기 초반부가 역사적 서술이라는 비올의 주장이 틀리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기독교인들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젊은 지구 창조론의 과학적 주장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창세기 1장을 해석하는 우회 방식은 아담의 역사성 및 타락의 본질에 대한 논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스 마두에메(Hans Madueme)는 그의 저서 『죄를 변호하다(Defending Sin)』에서 이러한 다양한 우회 해석들을 검토하고 비판했다. 창세기 이후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노아의 홍수를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생한 지역적 홍수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휴 로스는 최근 한 토론에서 “나는 성경이 전 지구적(global) 홍수가 아니라 전 세계적(worldwide) 홍수를 가르친다고 믿는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 모든 우회 해석의 치명적인 문제는 창세기 1장 31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선언, 즉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라는 구절과 충돌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우회 해석들은 화석이 아담 이전에 형성되었다고 가정하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질병과 폭력, 죽음을 포함한 화석 기록의 원인이 되셨음을 의미한다. 결국, 하나님이 선하시다는 성경의 가르침과 모순된다.

창세기는 진리를 왜곡한 모조품이 아니다. 창세기는 어떠한 '우회 해석'도 필요하지 않다. 창세기를 변형하려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마치 하와에게 “하나님이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느냐?”라고 의심하게 했던 뱀의 목소리와 닮아 있다. 우리는 주류 과학자들이 기원의 진리를 알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기원에 대한 추측은 반(反)신론적 가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을 가진 과학자들이 이러한 가정을 바꿀 때, 창세기의 명확한 의미와 일치하는 방식으로 동일한 과학적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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