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수 6천여명이 속한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심리하는 헌법재판소를 향해 공정한 심판을 촉구했다.
정교모는 “‘다수당의 극단적 입법 독재’,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일련의 정치적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국가체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음을 확인한다”며 “이에 우리는 헌법재판소에 청구된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마땅히 엄정한 절차에 따라 공정한 심판 과정을 통하여 종국(終局)의 판정에 이름으로써, 대한민국 헌법의 제정권자이자 ‘헌법의 최고 수호자’인 주권자 국민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함을 확인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헌법재판소가 개시한 대통령 탄핵 심판은 재판관의 구성, 탄핵 사유의 내용(쟁점)과 진행 절차에 있어서 심대한 하자(瑕疵)와 문제가 있음을 제기한다”며 “첫째, 새로이 임명된 두 명의 헌법재판관의 지위와 자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을 결의하여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후, ‘대통령 대행’의 대행이 임명한 두 명의 헌법재판관은 그 자격의 유무에 대한 사법적, 정치적 다툼이 존재한다”며 “‘대통령 대행’의 대행에 의해 두 명의 헌법재판관이 임명된 점은 다수의 법학자가 지적했듯 실체적 하자와 절차적 하자(瑕疵)가 있음이 명백하다”고 했다.
아울러 “권한대행은 현상 유지라는 소극적 행위만을 실행할 수 있을 뿐이며, 새로운 정책의 수립이나 공직자 임명과 같은 적극적인 형성행위는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한편으로 설령 그 권한이 인정된다 해도 임명 행위에 앞서 반드시 국무회의의 심의 의결을 거쳐야 했음에도 의도적으로 그 절차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다수 야당이 단독으로 청문회를 열어 통과시킨 두 명의 헌법재판관은 청문회 석상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사전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며 “이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모든 판관(判官)이 가져야 할 기본적 태도를 현저하게 일탈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두 명의 새 헌법재판관은 임명에 심대한 법적 하자가 있으며, 판관의 기본적 소양과 태도로 보아 헌법재판관으로의 자격이 결여됐다”고 했다.
정교모는 “둘째, 전 대통령 권한 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의 유·무효 및 이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인용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는 적법한 자격을 갖춘 재판관으로 구성되어야만 공정하고 책임 있는 헌법수호 기관으로서의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셋째, 지난 1월 3일 대통령 탄핵 심판 제2차 준비기일에서 탄핵심판 청구인은 국회의 탄핵,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청구의 핵심 이유였던 ‘내란죄’ 부분을 삭제하고 청구인은 그 철회를 확인했다”며 “이것은 ‘사실(사유)의 동일성 유지’라는 사법 재판의 기본을 벗어난 것으로 이른바 ‘소추 사기’로 의심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탄핵소추서에서 내란죄가 제외된다면 국회 탄핵 의결이 무효가 되며, 이것으로써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탄핵심판 청구는 각하돼야 마땅하다”며 “이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제도를 기만하고 능멸한 것이며,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의 수호기관인 헌법재판소에 대한 모욕과 사법 방해를 자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만약 헌법재판소가 이미 제출된 탄핵심판 청구를 각하하지 못한다면, 그 분명한 이유가 공표되어야 하며, 애초의 탄핵심판청구서에 적시한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혐의를 탄핵의 명분으로 내세운 국회 소추의 합헌성 및 적법성 여부부터 엄중하고 공정하게 심판돼야 한다”고 했다.
정교모는 “탄핵 심판은 헌법재판소법에 정해진 180일의 기일을 채워서 충실하게 심판하는 것이 정도일 것이다. 6개월의 기일 안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공정하고 엄격하며 충실하게 ‘내란죄’ 여부를 심리함으로써, 민주공화국의 권력 정당성의 근거인이자 주권자 국민에게 거짓과 진실, 사기와 정의를 판별하게 한 후 기각과 인용의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준비기일에서 드러났듯이 ‘신속한 심판’을 이유로 재판 과정의 형평성을 침해할 정도의 ‘단축 재판’을 강행한다면 주권자 국민으로부터 헌법재판소의 존재 이유를 의심받게 되어 그것으로써 또 다른 차원의 헌법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은 현대사의 가장 엄중하고 위태로운 시간을 지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극단적 이념 갈등과 양극적 정파 정치로 민주공화국의 일체성과 통합성이 해체되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신냉전의 양극적 국제질서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내전에 버금가는 이념적·정치적 갈등과 입헌 정치의 위기를 해소하고 안정시켜야 하는 최후의 헌법기관”이라고 했다.
정교모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최고 판관으로서의 엄격한 독립성에 입각해 오로지 헌법의 수호에 진력해 주기를 바란다”며 “주권자 국민이 신뢰하고 수용할 수 있는 공정한 탄핵심판 절차를 수행할 것을 간절히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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