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관서 강연
전기·자동차 없는 곳 35년 생활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중요”

권주혁
권주혁 장로가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절제 운동'을 주제로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강연했다. ©백선영 기자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회장 김영주)는 12월 31일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관에서 12월 이사회를 갖고, 나눔 및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특강은 권주혁 장로(70)가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절제 운동」을 주제로 강연했다.

권주혁 장로는 남태평양 오지에 회사 직원으로 파견되어 솔로몬제도에 자리를 잡아 1980년부터 2015년까지 35년간 거주한 특별한 이력의 보유자이다. 그는 원주민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한 경험을 나누며, '구별된 삶'의 축복과 '자족하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주일을 무조건 안식일로써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 젊은 시절, 오랜 시간 꿈꿔온 육사를 포기한 것도 시험일이 주일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기업 입사 시험도 대부분 주일이라 쳐다보지 않았다. 시험을 평일에 보는 몇 안 되는 회사를 찾아 들어간 대신, 평일에 명절이나 공휴일이 끼어있어도 출근해 열심히 일했다. 그가 사원으로 시작해 사장까지 오를 수 있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권주혁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권주혁 장로는 주일을 무조건 안식일로써 지키는 삶을 살아왔고, 주변에 그 '구별됨'의 축복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있다. ©백선영 기자

권주혁 장로는 평일에 시험을 보는 한 목재회사에 취직했고,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거래처를 찾기 위해 해외로 파견됐다. 그렇게 1980년 처음 솔로몬 제도 땅을 밟았다. 솔로몬제도는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로, 6개의 큰 섬과 900개가 넘는 작은 섬으로 이뤄졌다. 권 장로는 수도인 호니아라(Honiara), 초이셀(Choiseul) 섬, 뉴조지아(New Georgia) 섬 이렇게 3개 지역 위주에서 활동했다. 이중에서도 뉴조지아 섬에서 거주하며 신앙생활을 했던 경험을 전했다.

솔로몬제도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로, 기독교의 흔적이 남아있다. 권 장로는 "회사의 일로 들어간 곳이지만 이곳에 교회를 함께 세우며 아내와 절제회 활동을 진행했다"며, "이곳에 35년간 있으면서 느낀 것은, 얼마나 평안한 나라인 줄 모른다. 자동차도 전기도 없지만 여기 사람들의 마음은 훨씬 부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인들과 예수를 믿는 몇몇 직원과 합력해 뉴조지아 섬 내 포르포르마을에 교회 3곳을 세웠다. 번역된 교리서와 찬송 가사집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했다. 권 장로는 "평소 현지 남자들은 웃통을 벗고 다니고 여자들도 옷이 매우 단촐한데, 주일날은 다들 말끔하게 잘 차려입었다"며, "이들도 주일만큼은 구분한 것이다. 집에 그릇도 몇 개 안 되고, 신발과 옷가지도 몇 개 없지만 주일을 지킬 줄 아는 이들이었다"고 말했다.

솔로몬 제도 권주혁
솔로몬 제도 교회에 나누기 위한 번역했던 교리서와 찬송 가사집. ©백선영 기자

권 장로는 해외생활 25년이 됐을 때 그간의 목재 사업 노하우를 담은 《탐험과 비즈니스》란 책을 펴냈다. 그리고 그동안 이곳에서 생활하며 느끼고 신앙적으로 깨달은 것을 정리한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남태평양 정글 속의 찬송가)》를 써냈다. 이렇게 35년간 회사 일로 그곳에서 지내며 책 16권을 써냈고, 퇴직 후에도 집필은 이어지고 있다.

권 장로는 "전기도 안 들어오는데 어떻게 책을 써냈느냐고 묻는다면, 석유 램프 2개에 의지해서 썼다. 당시에 책을 정말 많이 봤다"며, "수도 호니아라에 있는 현지 서점과 헌책방 등 남태평양 일대를 돌며 3000여 권의 서적을 수집했었다. 그렇게 35년이 석달 지나가듯이 지나갔다"고 회고했다.

목재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이곳에서 10년이면 유칼립투스 나무가 훌쩍 큰다. 매일 같이 비가 오고 햇빛이 강해서 그렇다. 마치 농사하듯이 나무를 길렀다. 그만큼 빨리 자라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튼튼하고 값이 비싸다. 이 나무들을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에 수출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권주혁 장로
권주혁 장로는 오지 중에 오지, 솔로몬제도 뉴조지아 섬 포르포르 마을에서 거주하고 일하며 신앙생활 했던 경험을 나눴다. ©백선영 기자

끝으로 그는 "돌아보니 인생의 행복은 물질로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물질적으로 너무나 풍족한데 OECD 국가 중 자살률, 부동의 1위이다. 돈을 너무 좇는다. 반면에 솔로몬제도에는 자살 따윈 없다. 전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산다. 이곳이야말로 지상낙원이다. 사람들도 순수해서 '예수 믿는다면 술 먹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지킨다. 물질의 풍요 보다 넉넉한 마음으로 만족하고 감사하며 사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주혁 장로는 30여년 산림과 어업 분야에 종사하며 남태평양 영연방 국가들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 받아 대영제국 훈장(OBE)과 솔로몬 제도 십자 훈장을 수훈한 바 있다. 또한 지금까지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초대 기독교 역사를 조사, 연구해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따라서》 등 기독교 서적을 비롯해 산림, 비즈니스, 군사, 사회, 전쟁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집필했다.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이사회
로마서 강해와 독일 선교 보고 등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김영주 회장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김영주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백선영 기자

이날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회장 김영주 박사는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나눔 시간에는 부회장 김정주 박사가 로마서 8장을 본문으로 강해 및 설교를 전하며, 예수의 십자가에 대해 강조했다. 또한 문명선 목사가 독일 선교 보고를 발표하며 독일의 성 이데올로기의 현황에 대해 알렸다.

한편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는 미국 사회의 알코올 중독과 가정 파괴 현상을 심각하게 여긴 프랜시스 윌라드 여사에 의해 1883년 최초 설립됐다. 전 세계에 술과 담배, 마약의 해악성을 일깨우며, 여성참정권을 인류 역사에 찾아 주는 등 여성과 어린이 인권의 향상과 여성 교육에 힘썼다.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는 1923년 창립됐다. 일제시대 여성교육에 힘쓰며, 해방 이후 1945년부터 20여년 간 축첩 반대운동 및 출소자 여성 재활 등에 주력했다. 이후 1965년부터 20여년 간 젊은 여성이 건강한 자립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실시해 왔다. 또한 1985년부터 30여년 간 결손가정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사업,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탁아 사업, 전국 대학캠퍼스에서 금주·금연 계몽운동을 하고 있다.

또한 제42차 세계절제대회가 오는 2025년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된다. 기조연설은 '마약과의 전쟁에 맞서는 우리의 노력'이란 주제로 버사 K. 마드라스 교수(하버드대 정신과)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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