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자 여호와 3: 내가 바벨론을 멸망시키리라(이사야 13:1-22)

박덕준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신학)
박덕준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구약신학)

이사야서의 이방신탁(13-23장) 중 첫 단락인 13장은 바벨론에 예고된 심판을 전달함으로써 여호와 하나님을 열방의 주권자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본문은 유다의 언약 백성이 의지해야 할 대상이 강대국 바벨론이 아니라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임을 명시한다.

본문에서 바벨론에 대한 심판 선고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로, 이 예언은 앗수르의 압제에서 벗어나려고 유다 왕국이 도모하던 바벨론과의 동맹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다. 이사야 선지자의 사역 당시 앗수르의 지배하에 있던 바벨론은 앗수르 왕실 내부의 혼란을 틈타 반란을 도모했고, 이는 유다 왕 히스기야로 하여금 바벨론과의 동맹을 도모하게 했다(사 39장 참조). 이러한 맥락에서, 바벨론에 대한 심판을 준비하고 계심을 알리심으로써 여호와께서는 언약 백성이 바벨론이 아니라 그들의 언약의 하나님께 소망을 둘 것을 촉구하신다. 둘째로, 이 예언은 훗날 언약 백성을 바벨론에서 구원하시겠다는 여호와의 약속이다. 언약 백성은 바벨론을 통해 그들의 죄악에 대한 징계를 받게 될 것이다(사 39:6-7 참조). 그러나 본문을 통해 여호와께서는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려는 그의 계획을 바벨론이 막아설 수 없을 것임을 알리신다(사 14:1-2 참조).

먼저 1-8절은 여호와께서 바벨론을 상대로 벌이실 전쟁의 소식을 알린다. 이 전쟁의 사령관이신 "만군의 여호와"께서는 온 열국의 민족 중 그가 거룩하게 구별하신 용사들을 "하늘 끝에서"부터 소집하시고 바벨론을 상대로 그의 진노를 쏟으실 것이다(1-5). 이 전쟁이 "여호와의 날"에 "전능자"께서 친히 일으키시는 것이기에, 그 앞에서 바벨론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무기력하게 멸망당하여 고통과 슬픔에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6-8).

바벨론이 여호와의 심판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는 온 땅의 죄인들을 멸하시고 교만한 자들을 제거하시려고 여호와께서 친히 피조세계 전체에 진노를 발하시기 때문이다(9-11, 13). 영화와 강성을 자랑하던 바벨론의 허다한 백성은 뿔뿔이 흩어지고 철저히 살육당하여 그 세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12, 14-16; 14:21-22 참조). 특히 여호와는 메대 사람들을 동원하셔서 바벨론의 백성을 청년으로부터 어린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살육하도록 하실 것이다(17-18). 그 결과 "열국의 영광" 바벨론은 "소돔과 고모라 같이" 멸망하고 황폐하게 되어, 오직 들짐승들만 거하는 땅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19-22전). 바벨론의 멸망에 대한 이 예언의 확실함은 최종 선고를 통해 확증된다. "그[바벨론]의 때가 가까우며 그의 날이 오래지 아니하리라"(22후).

바벨론의 심판에 대한 이 예언은 일차적으로 메대 출신 고레스 왕의 바벨론 정복(주전 539년)을 통해 성취되었다(사 41:2-4; 45:1-7 참조).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죄인들을 심판하고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요 9:39)과 십자가에서의 부활 승리(골 2:12-15)를 통해 성취되었다. 더 나아가 예수께서 재림주로 다시 오셔서 음녀 바벨론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악한 세력과 싸워 승리하시고 그들에게 영원한 심판을 내리시고 새 예루살렘에서 자기 백성에게 영원한 복락을 주심을 통해 완성될 것이다(마 24:29-31; 고전 15:20-26; 계 17-22장).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먼저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에 처해 마땅한 우리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음을 기억하면서, 고난 중에서라도 기뻐하며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하자(롬 5:3-11). 또한 어떤 상황 가운데서라도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능하신 손으로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께 모든 염려를 맡겨드리자(벧전 5:6-7). 마지막으로,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이루신 승리가 예수께 속한 우리에게 보장된 승리임을 확신하면서, 고난 중에서라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자(고전 15:50-58).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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