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성 박사
양기성 박사

며칠 전 모 신문에 한 목사가 자신의 현 시국에 대한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 글을 보면서, 그가 정치인인지, 종교지도자인지, 아니면 소피스트(괴변철학자)들 중의 하나인지, 이 신문은 복음주의 교단신문인지 자유주의 교단신문인지 정체성에서 정말 분간하기 어려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먼저, 글을 통해 그의 신학적 사고관을 보면, 특별계시와 일반계시, 즉 하나님의 의지와 인간의 이성을 제시하면서 현 시국 상황에 대해 비판한다. 그러면서 일반계시, 즉 이성의 역할과 가치를 하나님의 의지인 특별계시보다 우위에 두고 말하는 입장을 취했다. 사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의지, 구원에 대한 치우친 신앙이입을 통해 인간의 할 도리, 사회 도덕적 순응에 부족한 자세를 보여 왔던 것은 사실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역사 운행의 방법론이나 인류를 위한 미래적인 계획은 인간의 그 어느 것보다도 존귀한 면을 가지고 있음을 늘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신앙고백적 입장에서 보면 그는 너무 홀로 나서서 정치적인 문제를 인간적으로 해결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한마디로 하나님의 계시보다 인간의 이성을 더 강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목회자로서 겸손의 모양이란 찾아 보기 어려울 지경이며, 세상문제를 자신만이 혼자서 해결 할 수 있다는 돈키호테 영웅의 모습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둘째, 그는 자신의 신분과 처지를 인식하지 못한 채 정치적 입장만을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편향적 자세를 가지고 있다. 언론이 가지는 공공성의 의무를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을 겁 없이 내놓는 것은 편향적인 괴변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나 개개인의 신념이 있기는 마련이지만, 한쪽 사이드에 치우쳐 자신의 판단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정성에서 벗어난 처사라 할 수 있다. 한 교단의 대표로서의 역할을 했으면, 그 교단이 어느 정치집단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닌 한, 공정한 입장에서 사회와 현상을 판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다. 복음주의 교단의 대표를 지낸 인물로서 공공언론에 사적 글을 편향적으로 쓰는 것은 교단 전체가 그런 입장에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염려를 유발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교단의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세상을 외눈박이 눈으로 보지 말고 두 눈으로 보아 합리적 객관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셋째, 그런면에서 그에게서는 상황판단에 대한 균형과 조화를 찾아보기 어렵다. 목회자는 공공의 이익, 그리고 보편적 가치창출을 위해 화합하게 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는 그렇지 않은 듯 하다. 요즈음의 인간 정신은 극단의 경계선에 서 있다. 굳이 말하자면, 극우 아니면 극좌다. 둘 다 개인이나 사회, 국가를 파괴하게 한다. 목회자는 인간과 하나님과의 화해를 주도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라 양극화를 최소화하는 일에 노력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를 보면, 오히려 더 벼랑으로 나아가게 하는 파멸을 부추기는 일을 한다. 지금까지 조화와 화해를 이루지 못한 것 중의 하나는, 기독교계의 경우, 목사들이 자신의 목회나 사역에 충실히 하지 아니하고, 세상 정치욕심에 들떠서 분란을 일으키고, 갈라치기와 분열에 앞장서 왔으니 통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으로서 상호 접합점을 찾도록 협력, 또는 협조해야 하는데 정 반대의 역할을 하니 성경의 가르침을 무색하게 할 뿐이다. 그러면서 무슨 계시니, 국민통합이니, 안정이니, 평화를 말하는가?

이러한 때, 요한 웨슬레의 말이 생각난다. “인간은 도덕으로도, 교육으로도, 정치나 법으로도 변화되지 않는다. 영혼이 변해야 변화된다.” 인간이 영적으로 변화돼야 인간도 변하고 사회질서도 변한다. 세계는 얼마나 넓은지 위에서 언급한 목사에게는 요한 웨슬레의 복음정신이 영국사회를 변화시킨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는 지적 영적 성품의 도량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 글로서는 세상이 변하지 않음을 빨리 깨닫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수성탄의 정신에 배치된 정치적 편향적인 괴변철학을 내뱉는 자에게 철학자 소크라테의 말을 소개하고자 한다.

“너 자신을 알라(you know that your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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