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성탄절을 맞이하여>란 제목으로 페북에 글을 하나 올렸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제목이 이상하다는 내용의 글을 두 분이 댓글로 남기셨다. 하이패밀리의 송길원 목사님이 “상을 타셨남?”이란 댓글을 다셨다. 비로소 오타가 난 걸 알았다. 글을 점검했더니 세상에, 제목이 ‘상탄절’이라 잘못 적혀 있었다. ‘ㅓ’와 ‘ㅏ’가 자판에 붙어 있다 보니 자주 오타를 일으키는 골칫거리다. 웃음이 터져나왔다.

얼른 제목을 정확하게 수정했다. 하지만 짧은 순간 깨우쳐지는 의미가 하나 떠올랐다. ‘성탄절’이 ‘상 탄 절’이 맞다는 사실 말이다.

초중고 시절 겨울방학 하던 날, 학교에서 성적우수상이나 개근상을 받고 오는 날이면 기분이 억수로 좋았다.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자랑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 기분이 적어도 일주일 가량은 지속됐던 거 같다.

종이로 된 상장과 상으로 받은 연필과 종이노트 몇 권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며칠동안 머리맡에 두고 잠을 잤던 때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최근 아버지 장례식을 마친 후, 어머니와 사셨던 아파트를 정리하러 대구에 간 적이 있다. 평소 아버지가 보관해오신 물건을 살펴보다가 아주 소중한 걸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내 박사학위증과 다른 또 하나였다.

가만히 보니 학위증과 함께 받은 ‘우수논문상’이었다. 지금은 기억에도 없지만, 분명 졸업식 때 그걸 받았음을 20년만에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아버지 덕에 그 때 그 기쁨과 보람의 때를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랬다. 아무리 큰 상이라도 ‘상 탄 날’의 기쁨이 적어도 한 달 후쯤에는 잊혀진다는 사실이다. 과연 가장 오래 기쁨이 지속되는 최고의 상은 존재할까?

‘승진상’? ‘최우수성적상’? ‘최우수논문상’? ‘올림픽 금메달’? ‘노벨문학상’? 올림픽 금메달이나 노벨상을 받으면 기분이 꽤 다르리라 본다. 그 기쁨과 황홀함, 얼마나 갈까? 다른 상과는 달리 오래 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렇다고 매일 매 순간 일평생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의 기쁨은 영원하지 않다는 점을 놓치지 말라는 뜻이다.

세상에 매일 매 순간 잊히질 않고 영원히 지속될 상이 있기나 할까? 그렇고 말고다. 그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이다. 예수님의 성탄절은 다름 아닌 나를 위하고 우리를 위한 것이다. 죄에서 구원하셔서 천국 백성 만드시려 이 땅에 오신 날이다. 이 날이 ‘성탄절’이기도 하지만, ‘상 탄 절’이기도 함을 잊어선 안 된다. 우리가 받아야 할 ‘최고상’ 받은 날 말이다.

그렇다면 그 ‘상 탄 절’을 맞은 오늘, 우리는 정말 이 날을 최상의 기쁨과 행복과 감사의 ‘상 탄 절’로 지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주님 탄생하신 이 복된 날, 우리를 사랑하셔서 인간의 몸을 입고 아기 예수로 탄생하신 이 소중한 ‘성탄절’이 오늘 하루만이 아니라, 매일 매 순간 지속적으로 우리 인생 최고 기쁨의 ‘상 탄 절’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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