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은 20일 서울 양재동 소재 횃불트리니티회관에서 ‘바울 칭의론에 대한 새관점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12월 월례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오성종 박사(전 칼빈대 총장)가 ‘바울의 이신칭의 교리에 대한 바울에 대한 새 관점 입장의 이해와 그에 대한 비평’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논평은 박찬호 교수(백석대 조직신학), 박요한 교수(전 대전신대 대학원장)이 맡았다.
오 박사는 “제임스 던 등 바울에 대한 새 관점 학파는 바울 서신 특히 갈라디아서에 나타나는 초기유대교의 율법관과 구원관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새로운 이해란 바울 생애 당시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선민의 구성원이 됐고 언약의 율법을 받았다는 정체성을 의식했으며, 범죄 했을 때는 회개하고 희생 제사를 통해 얻는 죄 사함을 믿었으며, 선민의 지위에 머물러 있기 위해 율법을 지키려 힘쓸 때 최후 심판 때 구원을 받는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초기유대교의 율법관과 구원관을 ‘새 관점’에서는 ‘언약적 율법관’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울에 대한 새 관점 학파 중 한 명인 E.P. 샌더스는 이같이 바울이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주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그의 죽으심과 부활과 연합해 구원의 길과 ‘그리스도의 몸’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며 “나아가 아브라함의 자손이 됐으며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끈기 있는 믿음과 선행의 삶을 실천하면 종말론적 구원을 얻게 된다고 가르쳤다”고 했다.
아울러 “또 다른 새 관점 학파 중 한 명인 톰 라이트도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로 구원받게 된다는 전통적 이신칭의론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의 칭의론는 마지막 날 먼 미래에 선언될 유보적 판결”이라며 “그는 바울서신의 구절들(롬 8:13; 14:10-12; 고전 3:12-15; 4:4; 5:5; 6:9; 고후 5:10; 갈 5:19-21; 엡6:8)을 근거로 신자가 성령과 사랑의 논리를 따른 그의 순종 행위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한다면 유보적 칭의를 얻게 된다고 소개했다”고 했다.
하지만 “D. A. 카슨(Carson) 등이 저술한 ‘칭의와 다양한 율법관’에 따르면, 제2성전기의 유대교는 샌더스의 주장처럼 단선적 ‘언약적 율법관’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고 했다.
특히 “로마서 4장에서는 (율법이 주어지기 이전에 살았던) 아브라함이 ‘행위로써’가 아닌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는 진술을 참조할 때 바울의 의도는 더욱 분명하다”며 “바울은 해당 장에서 믿는 자의 칭의는 특정 율법 계명 준수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니다. 행함이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공로로 받게 된다고 말한다”고 했다.
오성종 박사는 갈라디아서 5장 5절의 ‘우리는 성령으로 믿음을 따라 의의 소망을 기다리노니’를 주해했다. 오 박사는 여기서 ‘의의 소망’(ἔλπι δικαιοσνηςύς, 엘피스디카이오쉬네스)의 해석에 따라 이신 칭의론의 개념이 달라진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제임스 던은 ‘의의 소망’을 목적격적 소유격으로 보아 ‘의를 소망함’으로 해석하면서 ‘이미와 아직 아님’(Already/Not yet) 개념을 근거로 칭의를 미래 시제로서 최후 심판대에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바울은 현재 그리스도의 대속의 은혜로 속죄와 칭의를 받은 신자(롬 3:24-26)는 내세 심판 때에 그 칭의의 효력이 유효하다. 바로 ‘그러면 이제 우리가 그의 피로 말미암아 의롭다하심을 받았으니’(롬 3:24 下)로 선언했다. 여기서 ‘의롭다함을 받았으니’는 ‘디카이오뗀테스’(δικαιοωθντεές)로 부정과거 분사 수동태로 쓰였다. 이는 명백히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미래가 아닌 현재 얻는 이신칭의를 의미한다.
오 박사는 “야고보서 2:14-26에 나오는 ‘의롭다 칭함을 받다’(δικαιοσθαιῦ)는 바울의 칭의 개념과 거리가 멀다”며 “바울은 칭의를 말할 때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에 근거하고 믿음을 통해 은혜로 선언되는바 ‘죄인이 의롭다고 칭함 받음’을 의미한다.(갈 2:16, 20-21, 롬 3:21-26)”고 했다.
그러나 “야고보서 2장에서는 ‘행함으로 의롭다 칭함 받음’(약 2:21)을 말할 때는 그리스도의 대속에 근거한 이신칭의를 말하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문맥상(2:1-26) 신자가 구제와 긍휼을 행한 것에 대한 종말론적인 심판에서의 인정을 말하고 있다”고 했다.
오 박사는 “타당한 해석은 의의 소망을 주격적 소유격으로 보아 ‘의가 만들어내는 소망’ 혹은 구체적인 것 대신에 쓴 추상명사의 경우로 보아 ‘칭의 받은 자가 소망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며 “즉 신자는 현세에서 믿음으로 칭의의 은혜를 받아 누리고 있음을 근거하여 소망하는 것이란 의미”라고 했다.
특히 “먼저 바울은 헬라어 δικαιοσνηύ(‘디카이오쉬네’, 의)를 ‘칭의’(갈 2:21, 롬 1:17, 3:21-22, 4:22-25, 5:17,21, 8:10, 10:3) 또는 ‘의롭다 칭함받은 자’(고후 5:21)의 의미로 쓰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칭의는 믿는 신자가 과거와 현재에 향유 하는 구원의 은혜이지만 칭의 받은 신자에게 약속된 소망 즉 소망의 대상은 내세에 이뤄질 완성된 구원과 영광이라는 의미”라며 “다시 말해, ‘의의 소망을 기다린다’는 말은 칭의를 얻은 신자가 내세에 이뤄질 완성된 구원을 기다린다는 뜻”이라고 했다.
오성종 박사는 “이 표현에 대해 이한수 박사는 갈라디아서에서 ‘믿음으로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며서 살아가는 사람은 현재의 무죄 선언이 최후심판에 가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질 것을 간절히 그러나 확신을 가지고 기다리는 사람이다’라고 표현했다”고 첨언했다.
오 박사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와 그와의 연합을 통해 믿음과 은혜와 성령의 역사로 죄 사함과 칭의를 받은(롬 3:24-25 엡 1:7, 2:8, 고전 6:11) 신자는 현재 이 땅에서 이미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그리스도로 옷 입었다’.(갈 3:27) 또 하나님과 화목하게 됐고(롬 5:1-11, 고후 5:14-21), 하늘 지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을 섬기는 ‘왕 같은 제사장’이 됐으며(히 9:11-14, 10:19-21, 벧전 1:18-2:9), 하나님의 자녀가 됐다.(롬 8:16, 요 1:12-13, 요일 3:2) 나아가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는’ 은혜를 받았으며(벧후 1:4), ‘어린 양의 피헤 그 옷을 씻어 희게 한’ 성도로서 하늘의 시민권을 가진 자가 됐다.(빌 3:20, 엡 2:6, 히 12:22-24, 계 7:14, 14:1)
앞서 김영한 박사는 개회사에서 “바울의 새관점 학파는한편으로 오직 믿음 은혜로 의롭다 함을 받는다는 교리를 인정하면서도 또 다른 편으로 칭의는 한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참 믿음은 행함이 따르는 것이므로 성화와 윤리가 반드시 수반돼야 궁극적으로 온전한 칭의가 주어진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관점은 종교개혁적 칭의론의 이신칭의론을 행위구원론으로 변질시키는 위험성을 갖는다”며 “이미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에 들어온 유대주의자의 행위구원론에 대해 ‘아나테마’(저주)(갈 1:9)라고 표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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